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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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위증 1-3권


 

 '화차'를 쓴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가 9년의 연재 끝에 완성한 장편 소설이다. 일단 '화차'라는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영화로 접했을 때 정말 인상이 깊었다. 그런 작품을 쓴 작가의 작품인데다가, 이 소설도 한국에서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졌으니, 얼마나 대단한 소설일까 기대가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저 그랬다. 일단 전개가 너무 느렸다. '연재'를 했던 소설이라서 그럴까? 매회 어느 정도 이상의 연재분을 채워야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다지 쓸데 없는 설명과 감정 소모가 많다. 그다지 길게 설명하거나 끌어갈 부분이 아닌 것 같은데도 굉장히 질질 끄는 느낌이다. 별거 없는 내용을 억지로 늘려놓은 느낌. 1권이 특히 심하다. 안그래도 등장 인물이 많은 것에 더해, 각 인물의 감정 묘사가 너무 많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이 지나치게 감정적이다. 나로서는 별로 공감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의 자발적 감정 소모에 지칠 지경이었다.
 2권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그나마 전개도 빨라지고,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다. 하지만 이후 내용이 궁금해 미칠것 같은 그런 긴장감은 없다. 더 중요한건, 다양한 등장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저마다 개성이 강하지만, 정작 매력적인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후지노 료코 정도가 그나마 괜찮고 나머지는 마음 가는 인물이 없다. 그래도 한번 펼친 것은 끝을 보자는 마음으로 총 세권의 두꺼운 책을 읽어 냈다.
 장황하게 펼쳐진 이야기를 모두 읽었지만, 정작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알기가 어렵다. 학교라는 '체제'자체를 비판하려고 한 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의 '구성원'들에겐 어떤 희망이 있다는 건지... 그 어느쪽이라도 마음에 와닿는 것은 별로 없었다. 학교라는 배경에서 학생이라는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이야기에 공감하기엔 내가 너무 어른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누구나 그렇듯 학창 시절엔 그 좁은 세계가 그들의 전부이다. 그 시절엔 얼핏 지나치게 예민하고, 감정적이며, 작은 것에 몰두하고, 그것을 세상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읽어본다면, 조금 더 몰입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이 매우 재미있었다면 드라마도 한번 찾아서 볼까 했었지만, 결국 그런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미야베 미유키라고 하는 작가는 팬도 많고, 이 작품 역시 인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흔한말로 '학원물'은 아무래도 내 취향이 아닌것 같다.



이 책 속의 소중한 글


 

 1권

 p.197


학교는 사회다. ... 사회는 그 일원이 되고 적응하려 노력하는 자에게만 삶의 터전을 제공하지, 그런 노력을 아예 방기하는 자까지 끌어안아줄 이유는 없다.

 

 1권

 p.555

 

보도 프로그램 내용이 아무리 심각한들 직후에 나오는 광고가 희석해버린다.

 

 1권

 p.578

 

... 적어도 네 일에 대해서는 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해.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기준으로 뭔가를 결정하면 안 돼.​

 

 2권

 p.324

 

정말로 현명한 녀석은 시간과 타협할 줄 알아. 자기가 아이라는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3권

 p.308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남들 눈에 띄지 않는다. 세상은 우리와 관계없는 곳에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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