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 그들의 17가지 특성에 대한 탐구, 증보판 무엇이 다른가
토드 휘태커 지음, 송형호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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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나는 초등학교 교사다. 당연히 어떤 분야보다 교육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교육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접하고 있고, 교육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다. 교사라면 누구나 교육에 관해 저마다 한마디씩은 할 수 있는 지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  ‘훌륭한 교사’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어떤 교사가 ‘훌륭한 교사’인지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훌륭한 교사’는 일반적인 교사와 무엇이 다른지, 무엇이 그들을 훌륭하게 만들었는지 정확히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과연 훌륭한 교사인지’, 그렇지 않다면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줄 것만 같은 책이다.


 책 내용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평범한 교사와 대비되는 훌륭한 교사의 특징을 19가지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훌륭한 교사는 규칙이 아닌 희망에 초점을 맞추고, 문제에 대한 처벌이 아닌 예방에 집중을 맞추며, 아무 말이나 쉽게 내뱉지 않고 모든 말에 의미를 담아 말한다. 교사 자신에게 더 높은 기대치를 갖고, 언제나 학생이 받을 영향을 고려하며, 모두를 존경으로 대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공유한다. 먼저 사과할 줄 알며, 모든 일에 계획과 목적이 있고, 중간층 아이뿐 아니라 우수한 학생을 항상 염두에 둔다. 이 외에도 노력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결정은 피하고, 학생의 눈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학력평가에 매몰되지 않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학생의 감정에 집중한다. 훌륭한 교사의 이런 특징들을 자신의 경험과 예시를 들어 흥미롭고 진지하게 서술하고 있다.


 훌륭한 교사의 특징에 대한 여러 서술보다 더 인상 깊은 점은 저자가 첫 부분에서부터 강조했던 내용인 ‘모든 문제의 해법은 교사에게 있다.’ 라는 점이다. 한때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었다가 급속히 사라지면서 ‘실패한 정책’의 전형으로 남아 있는 교육정책이 있다. 바로 ‘열린교육’이다. 저자는 열린교육이 처음 도입되던 때를 떠올린다. 그리고 열린 교육이 실패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그 초등학교 체육관에 활기가 넘쳤던 진짜 이유는 교실의 경계를 이루는 벽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로 그곳에 훌륭한 교사가 있었기 때문이다.(p.31)」 교육정책, 학교, 교실에서의 최대 변수는 다름 아닌 교사이다. 교육정책을 실현하는 것은 교사이고, 결국 그 성패는 교사에게 달려있다. 어떤 좋은 정책도 교사들이 깊이 이해하고 교실에서 실천하지 않는다면 결국 실패로 남게 될 것이다.

 사실 훌륭한 교사가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교실 내에서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교육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학생이 아니라 교사이다. ‘훌륭한 교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나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 그는 이미 ‘훌륭한 교사’라고 말할 수 있다. 


 책에 있는 내용이 모두 정답은 아니다. 때론 실패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이 우리 교실에 맞을 수도 있고, 어떤 기술이 우리 학생들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교육은 실험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의 실패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악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고, 시도해야 한다. 실패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교사’들은 모두 그런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반성하고 연구하면서 발전해 왔다.


 생각해 볼 거리는 있다. 비록 ‘훌륭한 교사’의 특징을 정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에겐 ‘훌륭한 교사’의 역할 모델이 부족하다. ‘교사 상처’라는 책에서 저자인 김현수는 이렇게 지적한다.

 「교사 집단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고 고양시켜주는 ‘정신적 스승으로서의 교사 표상’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을 뛰어넘는 집단적 표상으로서 스승이야말로 교사 집단을 정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교육 철학과 교사의 생애에 대한 올바른 지침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인 5월 15일은 ‘겨레의 스승’이라고 하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이다. ‘교육자’의 전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훌륭한 교사’의 전형, 교사들이 역할 모델로 삼고 지향해 나가야 할 정신적 스승으로서의 교사 표상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훌륭한 교사’가 어떤 교사인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앎'에는 수준이 있다. 그저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깊이 성찰하여 자신만의 이해로 성숙시킨 앎 사이에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그저 지식이지만 후자는 철학이다. 깊이가 다르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훌륭한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 그룹을 구분 짓는 차이는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앎은 그냥 지식으로 끝날 수 있지만, 철학을 가진 교사는 반드시 행동으로 드러난다.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한 도전의 길로, 다시 한걸음 내딛어야겠다.



이 책 속의 소중한 글


 

 p.4 (서문)


○(훌륭한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 그룹을 구분짓는 차이는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는 냐에 달려 있다.

 

 p.5 (서문)

 

○우리와 훌륭한 교사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아무리 잘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더 나아지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p.31

 

○그 초등학교 체육관에 활기가 넘쳤던 진짜 이유는 교실의 경계를 이루는 벽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로 그곳에 훌륭한 교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p.52

 

○훌륭한 교사는 아이들에게 바라는 행동에 촛점을 맞추지, 문제 행동에 따른 처벌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p.67

 

○모든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 적어도 한 사람은 어른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어른이 교사이길 바란다.

 

 p.82

 

교사는 교실에서 누구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을까? 답은 '자기 자신'이다.

 

 p.98


○교직이 어려운 이유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p.150

 

○사람에겐 자존감이라는 것이 있어서 실수를 지적하는 상대방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p.182

 

○교사들은 항상 '우수한 학생들은 내 결정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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