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해변
이도 게펜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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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01.3FM

어느날 노인이 맡긴 60년대 라디오를 수리하면서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베니의 목소리 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베니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 신기한 물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의 생각을 읽는다는 것은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봤다. 그러다가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누리트라는 여자의 생각을 읽었는데 나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감정에 호응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자주 찾아갔고 그녀와 가까워지고 그녀가 꿈꾸는 연인생활을 해나갔지만 그녀의 생가에서 부정적인 것들을 듣고나서는 마음이 변하는 것을 느끼며 더 불안해졌다.

남들이 모르는 상대방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좋을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면서 친한사람에 대해 말은 하지않치만 부정적인 생각은 할 수 있는것인데 그런 생각을 상대방이 안다면 분명히 불쾌할 것이지만 상대방은 그걸 알 도리가 없다. 잛은 단편들이지만 팩트 있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글이었다.

 

예루살렘해변

릴리안과 새미는 노부부다. 예루살렘을 떠난지 60년만에 돌아왔다. 젊은 시절 선생님이었던 릴리안과 용접소를 운영했던 새미의 일상들을 들려준다. 하지만 60년이 지난 지금 릴리안은 알츠하이머에 걸려있고 그런 릴리안을 남편인 새미가 보살피고 있는 것이다.릴리안이 기억하고 있는 눈덮인 예루살렘 해변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어긋난 그녀의 기억의 일부분일 뿐이지만 치매를 앓고 있는 그녀에게는 그 기억이 남아있는 전부였다. 찾아도 나오지 않을 곳에서 새미와 릴리안은 헤매이고 있는 것이다.치매를 앓고 있는 릴리안은 이제 그녀를 지금보다 더 잘 보살펴줄 곳으로 보내져야한다. 그 전에 새미는 릴리안에게 눈 덮인 예수살렘해변을 보여주고자 한다. 회당 운동장에서 그곳이 눈 덮인 예루살렘해변이라고 말하며 릴리안에게 손짓 발짓을 하도록 이끈다. 처음 이 글을 읽으며 두 사람의 젊은 시절의 회상을 잠시 보면서 약간의 이질감이 들었는데 그건 치매로 인한 기억의 재조합이었던거 같다. 릴리안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 조각조각 나있는 것들 중에서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상상으로 만들어낸 것. 이건 치매환자 곁에 있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고치려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 세계에서 좋은 추억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아니라고 한들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그마저 남아 있는 그녀의 좋은 추억임을 새미는 알고 릴리안의 마지막 아름다운 기억에 대해 공감해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라면 참 아름답게 그려질만한 장면이다만 현실은 참 슬플거 같다. 치매 걸린 아내를 곁에서 지켜봐야하는 남편의 입장이 비슷한 치매어머니를 둔 입장인 지금의 내모습에서는 이해가 되는 모습이다. 예전에 치매 걸린 어머니를 모시다 같이 생을 마감하는 연극을 봤었다. 당시엔 어찌나 슬프던지 남이야기 같지 않고 감정이입이 되었었다. 이 이야기도 긴 이야기는 아니지만 비슷한 환경에 있는 분들에게는 공감이 되는 이야기이지만 그렇치 않은 분들에게는 다소 어색한 이야기일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봤던 연극도 그랬다. 치매인분들 모시고 있는 사람들은 이해하고 공감했지만 그렇치 않은 젊은 세대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 이 이야기도 그들에게는 그런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하나의 이야기를 두고 여러 가지 다른 감정으로 보는 것은 각자가 살아온 삶이 틀리기에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이책에 담겨진 다른 이야기들로 마치 서프라이즈 라는 티비프로그램을 보는듯한 착각속에 빠지게 할만큼 신비롭고 현실적인 문제를 신비한 공간에서 이야기한다. 작가의 상상력이 굉장히 돋보이는거 같다. 14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소설집에 여러분류의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특별한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좋을 내용들이 가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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