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 엄마 박완서를 쓰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다
호원숙 지음 / 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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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직도 여전히속에서 내가 가장 오랜 시간, 한참을 읽고 또 읽은 부분은

[수제비 반죽을 해놓았으니 떠먹어라. 수제비 뜨는 법은 먼저 국이 팔팔 끓거든 손으로 얄팍얄팍 떠넣는데, 찬물을 한 공기 마련해놓고 손에 물을 묻혀가며 뜨면은 반죽이 손에 묻지 않는다. 다 뜨거든 국자로 한번 저어서 서로 붙지 않게 하고 뚜껑 덮어서 한번 끓여라. 곧 먹을 수 있다.] 동생들이 고이 간직하고 있는 원고지에 쓴 글은 엄마의 숨결과 목소리가 전해진다.

 

훅 하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집에 가득 쌓여 있는 포스트잇이 눈앞에 스쳤다.

어린 시절 혼자 찾아가야 했던 새로운 장소의 지도, 남은 탕수육을 다시 데우는 방법, 미역국 끓이는 데 필요한 재료, 꼭 한번 가고 싶다는 베이커리, 예술의 전당으로 가는 버스 번호, 방학 동안 읽어야 할 책 목록 들,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삼십 년 동안의 수많은 포스트잇들이 둥둥 떠올라 티비 요리프로그램의 레시피를 작은 스마트폰으로 찾아 노트에 하나하나 적고 있는 엄마 곁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포스트잇 때문에 엄마가 자꾸 가려져서 나는 눈물이 났다. 눈물을 닦으며 포스트잇을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는 박완서 작가에 대한 그리움과 궁금증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내게

우리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궁금증을 수많은 포스트잇만큼 남겨주었다. 작가는 박완서라는 작가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그저 아직도 궁금한게 많고 아직도 엄마가 꼭 있어야 하는 순간이 많은 딸이, 나의 엄마가 나만의 엄마였던 그 때를 그리워하며 눈물과 그리움을 담아 엄마에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 보고 싶어요. 엄마 고마워요. 엄마.. 엄마..

매 구절, 매 장마다 작가는 엄마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엄마에게 말하고 싶다.

엄마, 같이 걸을까?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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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 - La Villa de Paris
윤진서 지음 / 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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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 용기가 필요할 때, 우리도 파리빌라를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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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 - La Villa de Paris
윤진서 지음 / 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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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사랑하고 처절하게 이별한 사람이

사랑이 끝난 후에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사람과 함께했던 모든 곳에서 예전의 그를 찾아 그와의 기억을 곱씹거나

그 사람과 함께하지 않았던 곳으로 떠나 그와의 기억을 곱씹거나.

누군가를 내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온 마음으로

사랑해본 사람은 안다.

쉽게 놓아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걸.

파리로 훌쩍 떠난 그녀는 뉴욕으로 횡성으로 엘에이로 그리고 다시 파리로

시간과 공간을, 사랑과 상실의 순간을 왕복하며

그 사람과의 관계를 기억을 그리고 그 사람을 바라보고

숨겨지지 않는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내뱉는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가 사랑에 흠뻑 빠져 있었을 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것들을

사랑이 끝나 온전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천천히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있었다.

그것이 우리가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다시 사랑에 빠질 용기를 만들어준다는 걸

그녀는 이제 조금은 알게 되었겠지.

그런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던 나 또한, 어느 샌가 그녀의 길에서 벗어나

나의 사랑과 이별이 흩뿌려진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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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사는 건 가능합니까
임재훈.전진우 지음 / 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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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사는건 가능합니까

 

남들보다 유별나게 회사생활을 더 못견뎌하는 내가

매일매일 끊임없이 내게, 그리고 내가 믿는 신에게,

그리고 들어줄 누군가에게 묻고 또 물었던 문장이었다.

아니 지금도 매일매일 묻고 있는 문장이다.

 

비슷한 또래의 두 사람의 이야기들은

우리들이 카페에서 술집에서 도서관 앞 벤치에서 삼삼오오 모여 나누던 그 이야기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자꾸만 목이 메였다.

 

호두과자를 물 한모금 먹지않고 꾹꾹 눌러 삼킬 때처럼.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에서 나는 누구에게보다, 그 무엇보다 큰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다른사람의 기준에서 이해되지않고 대책없고 한심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결정과 행동을 자꾸만 반복하고 반복하는 내가

잘못하고 있는게 아니라는걸

결국 내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줘야 할 사람은 나라고.

나답게 사는 것의 출발은 거기부터라고.

 

오랜만에 진짜 봄날의 시작에 연둣빛 나무 아래서

초코우유와 과자를 나눠먹으며

학교앞 파전집에서 막걸리와 파전을 먹으며

우리의 지금과 과거와 미래의, ‘에 대해 두서없이 이야기 나누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두근거림을 찾아준 두 작가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언젠가 함께 이야기할 날이 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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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사는 건 가능합니까
임재훈.전진우 지음 / 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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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내 이야기를 남들의 이야기만큼 잘 들어줄 때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이 봄날의 시작에 함께해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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