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 the World : 힐 더 월드 -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지구행복 프로젝트
국제아동돕기연합 UHIC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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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환경, 기아, 인권과 같은 거대한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아니, 관심만 많았다. 

그 거대한 문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쓰레기 안 버리기, 1년에 한 번쯤 사랑의 리퀘스트 같은 프로에 전화를 걸어 천원씩 기부하기 같은 지극히 소극적인 것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고 생각하면서 별로 춥지도 않은 날씨에 30분 내내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샤워를 하고, 음식의 절반 이상을 남기고, 전쟁 소식을 전하는 뉴스 채널을 돌렸다.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나의 관심과 의지는 너무 작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이 책은 그런 나의 무관심과 나태함에 뒤통수를 때려주었다. 

아니라고, 우리가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고, 그 작은 용기와 관심으로 세계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전진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해주었다.

아프리카에 왜 내전이 일어나는지, 에이즈 환자는 왜 급증을 하는지,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고들 말만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큰 위기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이 인간이라는 영악한 종 때문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건지...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애써 외면했던 진실을 대면하게 해준다. 

진실은 이렇게 놀랍고 가슴 아픈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세계의 어두운 면만 비춰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그 반대편, 이 어두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작은 힘을 보태는 사람들의 감동과 용기와 희망 또한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스스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 할리우드의 스타들을 보라. 

맨 마지막장의 직접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해본 일주일간의 수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날이 풀리면(이것도 변명일 테지만) 나도 3분 샤워에 도전해볼 참이다. 

시원시원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책장은 술렁술렁 넘어가지만,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묵직하게 가슴 한구석에 자리잡는다. 

불황이라 내 한 몸 건사하기가 힘들어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인간은 다른 생명도 생각할 줄 아는 동물이라는 것을. 

오래된 마이클 잭슨의 노랫말처럼, 이젠 너와 나뿐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생각해야 할 때인 것이다.

이젠, 세상을 치유해야 한다.

이 책은 세상을 치유하기 위한 작지만 용기 있는 한 걸음, 따뜻한 진보를 향한 의미 있는 손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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