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시, 당신의 풍경 - 20편의 글, 187의 사진으로 떠나는 우리. 도시. 풍경. 기행
강석경 외 지음, 임재천 사진, 김경범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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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등진 지 4년이 넘었다. 주민등록 상의 주소도 서울로 옮겼고, 이젠 정말 (그토록 꿈에 그리던) 서울 시민이 되었다. 좁고, 아는 사람 많고, 아는 사람만큼이나 소문도 많은 고향에 이제 더이상 오래 머물 일 없다고, 이젠 정말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소설가 이혜경의 말마따나 "아직도 못 떠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아마 평생 못 떠날 거라고...

 

대한민국의 명소를 소개하는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 책은 눈에 보이는 장소가 아니라 꼭꼭 숨기고 있던 마음의 고향을 생각나게 한다. 아픈 기억까지 쿡 찔러서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나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도, 다른 누군가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도 하나같이 마음 짠하고 애잔하다. 거기다 시선이 오래 머무르는, 끝내주는 사진까지...

 

산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아직 반도 못 읽었다. 일부러 천천히 읽을 셈이다. 도시 하나하나를 여행하듯, 내 발로 한 곳 한 곳 밟고 다니듯 천천히... 오랜만에, 잊으면 안 되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듯 잊고 지냈던 감정을 기억 밖으로 꺼내준 책을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책장을 넘기며 감사함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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