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열두 세계 포션 6
이산화 지음 / 읻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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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쪽의 얇은 책에 무려 12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단편집. 이산화 작가가 <고교 독서평설>에 1년간 연재하던 작품을 수정하여 엮은 것이라 한다. 짧은 글들임에도 단순 상상력의 나열이 아닌 ‘이야기’가 들어 있다. 주인공의 정체에 대한 반전 때문에 뜨악하기도 하고 현재 실존하는 문제들에 대한 희망적인 답변에 안심 하기도 하며 책을 읽었다.

첫번째로 실린 <토끼 굴>은 최초의 발견에 대한 경이와 흥분을 느낄 수 있다. 학문 전체를 뒤흔들 수 있을만한 발견을 ‘토끼’에 비유한다. 주인공 멜도 ‘토끼’가 될 가능성이 있는 물고기떼를 여러 차레 발견했지만, 함께하는 과학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그러나 머릿속에 맴도는 아자코프 박사의 목소리를 따라 잠수함을 더 깊은 곳으로 이동시켰고, 이내 토끼 굴 속에 있는 토끼들을 발견한다.

<위에서처럼 아래도>는 인간이 새로운 종을 얼마든지 창조하는 게 가능해지며 갓냥이였던 호랑이가 퇴물이 된 시대를 그린다. 학자들은 특별구역에서 대회를 개최해 오래 환경에 적응하는 새로운 종을 시험하기도 하는데, 나도 한 마리 가상으로 만들어봤다. 내가 대회에 참여한다면 정말 맛이 없어서 포식자가 아무도 노리지 않는 생물 종을 개발할 것 같다.

책의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는 “인간 시절도 한때”이다. 특히 <그땐 평화가 행성을 인도하고>에서는 드러대놓고 기성 세대의 인간 시절도 언젠가는 저물며 새로운 세대의 인간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임을 이야기한다. 언젠가는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인간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또 새로운 종이 출현해 지구의 삶은 계속될 것임을 다시 한 번 배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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