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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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생각지 못했던 내용이다. 예전에 저임금 노동자의 건강과 직업 보건에 대해 다룬 《보이지 않는 고통》을 읽은 적이 있어 그 책과 결이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청소 이야기보다는 저자의 삶 자체에 관한 이야기가 훨씬 많이 담겨 있다. 저자는 백야가 있고 추위가 누그러졌는데도 영하 10도인 겨울이 추운 나라 스웨덴에서 청소 노동자로 살고 있다. 이혼하여 혼자 다섯명의 자녀를 혼자 키웠고, 가장 나이가 많은 야간 학교의 학생이기도 했다. 일기가 쓰인 배경은 1965년~1969년이다. 아직 정식으로 책을 출간하기 전의 삶이라 팍팍한 나날에서 오는 우울감이 깔려 있지만 대체로는 저자가 좋아하는 공부와 글쓰기를 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처음 출간한 책이 바로 이 책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다.) 청소를 하고, 강의를 듣고, 집안일을 하고, 다시 청소를 하고, 책을 읽고, 틈틈이 글을 쓰는 삶은 '칼스쿠가에서 대학과정 역사학 강의를 듣는 청소부'라는 이야기로 신문에 실리기도 한다.

엄마로서의 삶은 많이 힘들어한 것 같다. 자녀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때, 브릿은 교사가 되었어도 잘 했을테지만 현실은 주 3회 나가는 공장에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평생 저임금노동자로 살아야 하는 자녀들의 삶을 안타까워하는 부분이 종종 등장한다. 그럼에도 일자리가 나면 자녀와 함께 아파트 청소 일을 하고, 딸과 함께 사는 이민자 남자친구의 일자리도 알아봐주며 주어진 삶에서 열심히 살아간다.

'정치소설' 분야에 공모한 이야기 답게 60년대 후반의 사회적인 모습이 곳곳에 서술돼 있다. 3차 중동전쟁, 베트남 전쟁, 스웨덴의 청년실업 현실, 그로 인해 커져가는 빈부격차 등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미국의 배가 북한에 나포된 이야기도 나온다. 스웨덴에서 우측통행은 1967년 9월 3일에 처음 시작했다는 tmi도 알게 됐다. 이처럼 다양한 사건이 등장해서 그때그때 검색해가며 읽었다.

* 출판사 서포터즈에 선정되어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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