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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어떻게 공부의 무기가 되는가
한근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11월
평점 :
선견지명이 있었을까? 우리 부모님은 내가 초등학교 때 집근처 한문학원을 다녀보라고 권유하셨고,
배움에 대한 욕구가 항상 있었던 나는, 즐겁게, 천자문부터 시작해서, 사자소학, 추구편, 명심보감까지 근 2년을 배웠다. 그 덕에 학창시절 한문 과목은 내게 너무 식은죽 먹기였고, 한자 급수 시험도 준2급까지 달성할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과 날마다 한자공부를 함께 하고 있다. 우리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때, 한자를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이를 다양한 어휘와 함께 아이들과 이야기 할 때마나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공부는 개념이다는 저자의 이야기, 난 정말 공감 100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더라도, '허용하다' "토론하다" '토의하다" 등 기초 내용을 설명하는 말들이 모두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기에, 미묘한 의미의 차이도 한자어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손"과 관련된 다양한 한자의 갈래들이다. 손을 구성하는 요소로는, 손과 손가락, 손바닥이 있다. 손가락(指)지를 보면, 손 수(手)와 뜻(志)가 합해져 있는 한자이다. 이는 손가락으로 뜻을 가르친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시나 지향, 지적이라는 한자어에는 손가락 지(指)가 사용된다.
또한 손의 역할에 따라, 쥐다, 절하다, 받들다, 치다, 들다, 잡다 등등 손 수(手)를 부수로 하는 동사들이 있다. 이걸 보면서 정말 한자의 부수만 알더라도, 내가 정확한 뜻을 모를 때 의미를 통용하며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손에 관련된 한자를 보았으니, 이번에는 몸과 관련된 한자어를 살펴보자. 몸의 한자는 일단 고기, 살을 뜻하는 肉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부수를 살펴보면 달 월(月)이다. 하지만 달이 아니라 신체의 구성요소로 보기에 달월육이라고 부수를 칭한다. 허리 요(腰) 한자를 보자. 여기에는 육달월을 부수로 하고 중요할 요(要)가 함께 있다. 이것이야말로, 몸의 가운데이자 가장 중요한 것이 허리가 아닐까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죽음을 뜻하는 말로 요절(腰折)이라는 단어에 허리 요자가 사용된다.
위의 한자와 관련된 단어와 문장의 해석의 묘미는 한자를 알면 알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 그렇기에, 한자는 지금처럼 공부의 무기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아이들이 한자를 보다 더 재밌게 배우고, 익혔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