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순간 - 사진작가 문철진 여행 산문집
문철진 지음 / 미디어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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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매년마다 즐겨 했던 사람으로서, 여행 에세이를 좋아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는 직접 가지 못한 여행을 여행 에세이로 대리만족을 하게 된다. 여행 에세이, 여행 산문집의 필수요건이 가득히 담겨 있어서 좋다. 간결하게 여행의 순간의 감정과 여행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가감없이 담고 있어서 읽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특히 목차를 보면서 내가 가보았던 곳, 내가 가고 싶었던 곳, 그리고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감흥이 없었지만, 책을 읽고 나니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곳 들 여러 상념들이 가득차게 되었다.

나는 결혼 전에는 한달, 두달 정도의 긴 배낭여행을 즐겨 했다. 경험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여행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다면 바로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를 정도로 호주, 유럽, 인도의 배낭여행이 그러했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그런 배낭여행을 사치였고,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겨우 신랑이 허락해준 혼여, 혼자 여행, 그 여행지는 방콕이었다. 그 화려하고 배낭여행의 성지인 그 태국을 혼자 간다니, 외롭긴 하겠지만 그래도 그토록 바랬던 자유로운 여행이었으니 그 4박 5일은 감히 소중해서 잠도 자기 아쉬웠다. 이 책 속의 방콕은 어떻게 묘사되고 있을까? 하고 바로 넘겨서 읽어 보았다. 딱 그 때의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부제로 소개되어 있어서 정말 놀랐고 감명깊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 방콕"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며 마사지를 받으며 빈둥거리는 게 방콕 여행의 핵심이라니, 무릎을 딱 칠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의 계획적이고, 시간을 쪼개서 일정대로 흘러가야하는 여행과는 어울리지 않은 곳이 방콕이었으니 말이다.

책에 수록된 사진 한장만 보아도, 여행지에 따른 부제만 보아도 여행지에서의 느낌 및 감상이 어떠할지 상상해보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과거의 여행지에서의 내 모습도 떠올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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