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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
유디트 타슐러 지음, 홍순란 옮김, 임홍배 감수 / 창심소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16년 전 갑자기 사라진 작가 크사버와 국어교사 마틸다가 글쓰기 강사 워크숍을 통해 다시 재회하여 소설 구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내면을 드러내는 형식을 띠는 소설로 독일 추리소설협회 수상작에 걸맞게 가독성이 우수한 소설이라 하겠다.
대학시절 만나 오랜 시간 깊은 연인관계였던 두 사람은 마틸다가 아이를 원하며 결혼을 압박하자 16년 전 크사버가 떠난다. 몇 개월 후 대부호의 딸과 결혼하며 매스컴에 요란하게 등장하여 마틸다는 배신감에 큰 충격에 빠진다.
16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여름학기 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작 워크숍에 작가가 한 명씩 결정되는데 마틸다가 근무하는 학교로 크사버가 오게 되며 크사버는 마틸다에게 적극적으로 메일을 보낸다. 사랑했던 마틸다를 결혼이란 굴레에 가두고 싶지 않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크사버는 결혼 후 낳은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이혼을 당하고 마틸다는 독신으로 지네고 있는데 두 사람의 연애시절 스토리와 재회한 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소설 스토리를 얘기하는데 크사버는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스토리라인으로 잡고 마틸다는 크사버의 아들의 실종이 연상되는 국어교사의 납치 극을 소재로 이야기한다.
크사버의 외할아버지 리하르트는 미국에 사랑하는 여인과 정착하여 살기를 희망한 시기 본가의 화재로 인해 딱 1년만 고향집을 안정화시키고 돌아가려 했지만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평생을 보내다 나중에 집안에 누이가 숨겨둔 도로시가 보낸 편지와 사진을 보고 아내와 누이가 사망한 후 환갑이 넘은 나이에 미국으로 날아가 도로시와 자신의 딸인 메리의 가족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크사버 자신의 희망사항을 반추해 도로시가 리하프트를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크사버의 아들 야코프가 농장에서 보모와 크사버가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사라진 사건을 모티브로 마틸다는 마치 자신이 복수하기 아이를 납치해 말도 가르치지 않고 지하 벙커에 감금시킨 것처럼 스토리를 이어가자 크사버는 강하게 부정한다. 마틸다는 보모와 크사버가 불륜을 저지르는 사이 아기가 납치됐거나 크사버가 살해해 농장에 묻었다는 가설을 이어가며 크사버에게 압박하자 그날의 진실을 숨겨왔던 크사버는 매우 고통스러워한다. 과연 유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 서적에는 마틸다, 크사버와 관련된 가족들의 인생 스토리가 담겨있는 독특한 추리소설(?)이라 하겠다. 마틸다와 크사버의 연애는 서로 다른 이상향을 생각하다가 크사버의 잘못된 선택으로 헤어지게 되고 크사버도 다시 만난 사람과 행복해지지 못하고 그토록 싫어하던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간다. 마틸다의 입장, 크사버의 입장에 따라 상대에 대한 원망과 아쉬움이 남을 스토리라 하겠다. 사랑의 의미,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며 자아를 형성한 인간군상의 다양성에 대해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며 특히 여성 독자들이 좋아할 섬세한 요소를 많이 갖고 있는 재미있는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