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와 함께하는 여름 함께하는 여름
실뱅 테송 지음, 백선희 옮김 / 뮤진트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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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프랑스 라디오의 여름 특별방송의 내용을 정리한 서적으로 최근 출간한 서적 <눈표범>의 작가 실뱅 테송이 <일리아스>, <오디세이아>의 저자 호메로스를 주제로 방송한 내용을 정리한 서적이다호메로스를 파악하기 위해 티노스섬에 머물며 호메로스의 본질에 접근하려 한 저자의 노력이 빛을 발한 내용이 독자들에게 호메로스의 매력에 빠져들 계기나 그의 서사시의 길잡이가 될 고마운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이 서적은 아홉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내용은 <일리아스>,<오디세이아>의 구절을 인용하고 그 글의 주제를 호메로스의 당시의 관점으로 설명하고 현대사회의 문제점이나 지향 점을 저자의 입김을 불어넣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일리아스>에서 독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헥토르아킬레우스프리아모스에 대한 이야기와 신들의 변덕과 불안정함을 이야기하며 <오디세이아>에서는 오디세우스에 대한 모험과 복수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다.

특히 저자는 오만방종무절제를 아우르는 단어인 히브리스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하며 현대의 탐욕적 자본주의정치종교환경파괴전쟁 등을 강하게 비판한다워낙 다양하고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관심이 갖던 부분만 요약해 본다면,

3장에서는 무심코 지나쳐 기억조차 못했던 프리아모스의 품격에 대한 내용으로 복수심에 헥토르의 시신을 훼손하던 아킬레우스가 프리아모스의 덕에 무릎을 꿇는 내용이었다.

4장에서는 세이렌의 중얼거림을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의 인류를 총체적으로 감시하는 것과 같다고 해석하며 디지털 노예로 전락한 현대사회를 비판한 내용이었다.

5장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문화의 위기>를 인용하며 호메로스 시대의 영웅의 목표는 최고가 되는 것이었다면 현대 민주주의에 의해 모든 사람이 최고라는 세속화된 기독교의 명령이라 지적하며 내세의 수확을 기대하지 말고 현재를 자연에 거스르지 말고 살아가라는 충고를 담은 내용이었다.

6장에서는 아가멤논이 자신이 뺏은 아킬레우스의 몸종으로 인해 아킬레우스가 참전을 거부하자 그것은 신의 뜻이라 변명하는 내용이 직업 정치인들의 횡설수설과 비슷하다 주장하며 일리아스에 개입하는 신들 자체가 인간의 기분을 신으로 의인화했다는 정신분석학 이론을 제시한다.

7장에서는 고대의 적들은 항상 서로를 존중하며 전쟁을 하며 연설을 했지만 현대 국회의원들의 내분에는 매우 큰 증오가 자리 잡고 있다 지적한다.

8장은 가장 저자의 철학이 강하게 표출된 장으로 히브리스아리스타(무절제한 분노로 자기를 통제하지 못하고 끔찍한 전과를 올리는 일화들)에 대해 심도 있는 정의를 내리는 부분으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내용이 많다 하겠다.

9장은 호메로스 텍스트의 신선함과 우수함을 극찬한 내용으로 끊임없이 수식어를 활용하고 유비(추론유추)들을 사용하며 현대 문법에서 꺼리는 형용사의 나열이 빚은 서사시의 위대함을 강조한다특히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케에 도착해 만난 신성한’ 돼지치기로 묘사한 수식어 신성한의 의미에 대한 서술을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었다.

 

 


 

이 서적의 1, 2장의 초반부는 <일리아스>, <오세이아>를 읽은 독자들의 감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 이후 자연주의자다운 해석이 나타나며 독자들은 새로운 각도의 호메로스를 만날 수 있다저자의 <눈표범>을 최근에 읽어 이 서적의 서술은 매우 쉽고 가독성이 좋았다물론 호메로스의 저작을 약 5회 정도 읽은 것과 저자가 인용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모두 읽은 것도 도움이 되었다전쟁 영웅들의 모험과 어떻게 죽는 것이 명예로운 가에 대해 과거에 집중했다면 이 서적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 시각을 확장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올 여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읽으며 저자가 강조했던 부분을 눈여겨보려 한다호메로스의 서사시를 넓은 시야로 보려는 분들에게 큰 도움을 줄 서적으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그리고 이 시리즈 중 <마르셀 프루스트와 함께 한 여름>의 출간소식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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