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묻다 The Tangled Tree - 다윈 이후, 생명의 역사를 새롭게 밝혀낸 과학자들의 여정
데이비드 쾀멘 지음, 이미경 외 옮김 / 프리렉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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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진화론부터 분자생물학까지 발전하는 과정에 공로가 큰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내용을 정리하면서 그중 가장 뛰어난 발자취를 남긴 칼 워즈의 생애와 그가 발견한 아르케이아로 인한 과학자들의 논란을 다루며 전개된다그리고 분자생물학에 큰 발견인 수평적 유전자 전달(HGT), 인간마이크로바이옴, CRISPR 등에 대해서 서술하며 생물학의 진정한 목적과 인간의 기원에 대한 부분까지 사유하도록 독자를 안내하는 유익한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서적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다윈의 <진화론>에 종의분화를 묘사한 나무 그림이 나오기까지 라마르크의 점 그림히치콕의 고생물학 연대표를 거친 과정을 기술한다. 20세기 후반까지 이 나무그림이 생명의 역사원시로부터 분화와 적응을 표현한 최고의 그래픽으로 평가받았다.

 

2부는 프랜시스 크릭이 진화에 대한 방대한 정보가 단백질 서열의 관찰로 가능할 수 있다는 제안에 관심을 갖은 라이너스 폴링과 에밀주커칸들이 변이된 헤모글로빈 관련 연구를 통해 분자 비교연구의 출발점에 선다그리고 등장한 칼 워즈는 유전자코드 기원을 파고들려는 강한 호기심으로 연구를 진행하다 리보솜RNA(r-RNA)를 분자 화석 기록으로 사용하기로 결심하고 RNA서열 분석장비를 가동시킬 조교로 프레드생어의 제자 미치 소긴을 영입하여 16S rRNA, 18S rRNAdmlk 연관성을 수치비교미생물 배양매우 위험한 전기 영동법으로 절편들을 분리하는 연구를 진행한다소긴이 박사과정 후 떠난 자리는 린다 보넨켄 루어슨조지 폭스빌 볼치 등이 차례로 합류하며 10년에 걸쳐 rRNA, 메탄생성균 실험에 몰두해 원핵생물도 아니고 진행생물도 아닌 제 형태의 RNA를 발견한다처음 델타 H’로 불리었던 이것은 아르케이아였다하지만 미숙한 언론인터뷰로 인해 주류 과학계는 그의 계통발생과 분류법아르케이아 전체를 외면하게 된다단 비슷한 연구를 하던 독일의 미생물학자 오토 칸들러를 비롯한 세 명의 과학자들은 그의 이론을 지지하고 독일의 국제학회에 초청까지 하며 그의 이론을 발전시킨다.

 

3부는 린 마굴리스(첫 남편 칼 세이건)의 내공생 연구의 바탕이 된 메레즈코브스키이반 월린의 연구내용을 소개하고 린의 내공생 이론을 검증한 포드 둘리틀의 연구 성과를 워즈와 아이디어를 공유 협력하는 사이가 된다여기에 린 마굴리스의 이론을 증명하는 실험결과(밀에서 배양한 미토콘드리아 rRNA는 박테리아와 닮음)를 린다 보넨마이클 그레이스콧 커닝햄이 공저인 논문을 발표한다칼워즈팀은 프로테오박테이라의 기원에 관한 논문도 발표하고 수평적 유전자 전달도 확인하며 눈부신 성과를 내지만 여전히 과학계에서는 냉대를 받고 린 마굴리스가 45세에 국립과학 아카데미회원으로 선출되는 것을 시기한다.

 

4부는 다윈을 숭배하고 생명의 나무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에른스트 헤켈의 생애와 그가 그린 다윈을 능가한 특별한 나무 그림을 소개한다.(1866)

 

1978년 로버트 휘태커와 린 마굴리스의 공저 논문에서 5왕국(모네라원생동물식물동물균류)을 묘사한 것은 칼 워즈의 이론과는 전혀 다른 세계이므로 1980년 칼 워즈와 조지 폭스는 170종이 넘는 유기체의 분자서열을 실험한 <원핵생물의 계통>이란 논문을 발표하고 빅트리’ 그림을 수록한다.

 

1988년 60세에 미국 국립아카데미회원으로 선출된 워즈는 마크 휠리스의 몇 가지 제안을 추가하여 아르케이아를 독립된 왕국으로 작성한 논문을 NASA에 발표한다.

 

5부는 수평적 유전자 전달(이하 HGT)역할에 대한 다양한 연구의 결과로 밝혀진 접합형질전환감염유전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종의 경계를 넘는 수평유전(토양의 영향으로 식물동물의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나고 그것이 유전으로 이어지는 것)과 인간유전자 중 수십 개는 박테리아에서 수평 전달된 것이란 충격적인 내용도 소개하며 박테리아 DNA가 수평전이를 정상세포에 잠복했다 종양세포에 급격하게 증식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최근의 연구 발표를 소개한다.

 

6부는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유전자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로 칼 워즈의 주장이 과학계에서 인정받는 데 영향을 준 1996년 벤터 팀의 유기체 게놈 논문을 소개하며 메타노코쿠스 야나시 게놈이 1,739,933개의 염기이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어떤 생명체에서도 사례가 없는 새로운 것이라는 것 증명했다그리고 HGT와 새로운 이론에 개방적이었던 포드 둘리틀은 진화에 대한 그림이 나무보다 그물망과 비슷하다는 제임스 브라운과 의기투합해 유전자가 수직적수평적으로 주고받으며 이기적으로 진화한다는 발표를 한다.

 

여기서 다윈의 진화론을 옹호하는 저명한 생물학자들에게 많은 공격을 받고창조론자들이 진화생물학을 오도할 기회까지 제공하게 된다여기에 대해 둘리틀은 나무는 단지 진화의 관계성을 표현하기 위한 가설에 불과하다 얘기한다.

 

7부는 마이크로 바이옴의 정의와 우리 유전자에서 8% 확인된 내생성 레트로 바이러스의 연구 결과를 서술하며 그 레트로 바이러스 중 에이즈와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도 있다는 티에리 하이드만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그리고 2015년 전 세계에 소개된 CRISPR에 대한 연구 성과와 걱정을 담으며 저자는 CRISPR을 발견하고 연구한 순수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낮고 공학의학 분야에 적용 발전시킨 과학자들의 수상이 유력하다 예견하며 공학측면에서 작동하는 생물학을 비판한 칼 워즈의 우려가 적중했다 평가하며 칼 워즈의 마지막 생애에 대한 이야기와 칼 워즈 주변 인물의 인터뷰와 진화와 생물학에 대해 정리하며 정의한다다윈을 뛰어 넘는 천재라고 자신을 생각한 칼 워즈는 과학계에서 괴짜미치광이 괴팍한 사람으로 무시당하고 냉대 받았다는 피해의식에 있었으나 그의 아르케이아 발견과 과학적 업적은 노벨상을 뛰어넘는 위대한 발자취를 남겼다.

 

항생제의 내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항생제 개발 이전에 이미 존재했으며 우리몸의 레트로 바이러스 중 질병을 촉발할 게놈이 있다는 것기형아를 방지하는 차원을 넘어 우수 유전자를 이시갈 수 있는 발견인 CRISPR에 관한 내용은 많은 충격과 생각에 빠지게 만들었다무엇보다 이 서적에서 중요하게 다룬 생물학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인한 연구 성과의 결과로 생물학은 진보해 나갔고 칼 워즈는 그 진화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올해 읽은 서적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반복해서 읽으며 과학자들의 연구내용을 노트에 24페이지에 걸쳐 정리하였다과학자들의 연구과정에 몰입해서 읽다보니 어느새 과학자들의 사지니 보이는 마지막을 향하게 되었다오랜만에 서적을 덮기 아쉬운 가슴 떨리는 서적을 만나 행복을 느꼈다.

 

칼워즈 : “생물학의 진정한 목적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과학 관련 서적 중 특정 인물의 저서는 소설보다 더 가독성이 우수하며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특히 학문에 대한 지식이 넓고 깊은 인물이 쓴 저작 가운데 가독성이 좋은 서적은 독자들에게 지식의 전달과 지적 사유에 빠지게 만든다리처드 파인만프란시스 크릭하이젠베르크와 이 서적의 저자 데이비드 쾀멘이 그렇다서적에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칼 워즈의 조연으로 등장한다그리고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성과를 설명하며 진화에 대한 최근의 연구까지 물 흐르듯 연결시켰다분자생물학과 진화에 관한 유익한 정보와 인간의 존재와 의미에 대해 깊은 사유에 빠지게 할 명작으로 많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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