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수학자에 의해 씌어진 추리소설을 빙자한 수학 이야기... 작가의 국가적 자부심이 살짝 엿보이는... 고대 그리스 피타고라스 학파와 주인공 미카엘의 수학적 신념이 이 책의 열쇠이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당시 수학에 있어서의 전지전능함을 가졌다면... 미카엘은 부와 명예와 지위를 지닌 수학 신봉자(?)이자 자유주의자, 한마디로 마음만 먹으면 거칠 것 없는 사람... 시대적 배경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로 산업혁명 이후 수많은 지식인과 예술인이 등장하고 인류를 문화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 단계 진보된 시기... 이러한 시기의 특징은 기존에 옳다고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여지 없이 무너지는 시기.. 마치 피타고라스 학파 학자들이 새로운 이론을 받아 들이려하지 않으려 했던 것처럼... 주인공 미카엘 역시 기존의 수학적 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는 원리주의자.. 주인공 이름을 악마를 밀어내고, 타락한 아담과 하와를 낙원에서 추방하였다는 성경에 나오는 대천사인 미카엘로 한 것과... 그리고 친구의 이름을 가톨릭 교리를 융통성있게 적용하고자 하여 논란을 일으켰다는 로마 교황의 이름인 스테파노스로 한 것... 주인공들 이름만으로도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추측할 수 있고... 기라성 같은 수학자, 예술가들이 등장했던 시기... 수학자인 주인공이 그들의 면면을 친구 스테파노스와의 토론으로 풀어가고 있는데... 수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수학사에 길이 남는 여러 수학자들의 이론과 업적과 그리고 수학과 예술가들의 교류 등을 실로 꿰듯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자 당시 시대상 사회상을 읽어 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변화를 거부하는 주인공의 행태...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 줄 알면서도... 자신의 수학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벌인 사건... 추리물이라 하기에는 약간 어설픈 감은 있지만, 추리가 작가의 의도가 이는 아닌 듯싶고... 그리스가 올림픽뿐만 아니라 수학 종주국이라는 걸 내세우려는 의도도 있는 듯싶지만, 주인공의 행태를 통해 21세기 커다란 변화의 시기에 서 있는 우리들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