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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곰 코듀로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17
돈 프리먼 지음,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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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법한 곰인형. 가지고 있는 장난감이 많다 못해 넘쳐나는 요즘, 늘 새로운 것을 유행따라 사대는 통에 그저 평범하고 낡은 듯한 인형을 우리 아이들 중 누가 선뜻 좋아할까? 한장한장 책장을 넘기면 함께 진열된 인형들 중 가장 아무 장식도 없이, 한쪽 단추마저 떨어진 코듀로이 곰인형의 모습이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하지만 포르르 복실복실한 갈색털과 또롱또롱 반짝일 듯한 눈망울을 자세히 보면 코듀로이를 사서 설레는 마음으로 안고 간 리자의 마음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이 책에서는 여느 인형의 모습처럼 그려진 코듀로이에게서 생명어린 존재처럼 묻어나는 여러 표정들이 압권이다. 때로는 누군가 자기를 사갔으면 하는 기대의 마음, 멀어져가는 리자의 모습을 보며 아쉬워하는 심정, 늦은 밤 아무도 없는 백화점 안을 돌아다니며 구경할 때의 신기해하는 표정,침대 단추를 뜯어내다 소란을 일으켜 큰일났다 싶어 걱정하는 모습, 그리고 리자의 품에 안겨 느끼는 희열과 안도감의 표정...

아무도 없는 한밤중에 장난감 인형들이 움직이며 펼쳐지는 환타지의 세계가 그려진 이야기들과는 사뭇 다르다. 리자의 어머니가 한쪽 단추가 없어 새 것같지 않은 곰이라고 했던 말 한 마디때문에 캄캄하고 커다란 백화점 안을 이리저리 헤매며 단추 하나를 찾는 코듀로이의 애틋한 마음과, 자기 돼지 저금통을 털어 어렵게 허락을 받고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찾아온 리자의 떨리는 심정, 그리고 비로소 그토록 그리던 친구를 만나게 된 리자와 코듀로이의 포옹이 주는 찡한 감동이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아이의 아빠가 읽어주다 코끝이 찡해졌다며 아이보다 더 좋아하길래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내가 다시 읽어주다가 나또한 눈시울이 붉어졌다. 물론 우리 아이도 때로는 코듀로이로, 혹은 리자로 분하여 연극까지 꾸미며 몇번이고 음미하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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