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가족은 어렵습니다만
박은빈 지음 / 샨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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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야기는 한때 살과의 전쟁으로, 또 종교적인 문제로 가족 안에서 혼자라고 느꼈던 시간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화목한 가정에서 나는 내 문제를 털어놓아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가족이 소화하기 힘들 것 같은 문제는 혼자 고민하고 혼자 삭여나갔다. 가족들은 대체로 내게 큰 힘이었지만,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그들과 나눌 수 없다고 느낄 때마다, 나에게 중요한 것들은 가족에게 있는 그대로 응원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느낄 때마다 지독히도 외로웠다. 지금은 어느정도 가족과 내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걸어가고 있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지고 싶었던 어린아이가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네가 네 자신을 받아주고 알아주는 거 계속해 나가. 네가 온전히 너와 화해하기를 바라."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 송경자 여사의 말대로, 나를 받아주고 알아주는 건 무엇보다 먼저 나 자신이어야 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응원해주는 것도 나 자신, 나를 고통스럽게 몰아넣은 시간들과 먼저 화해해야 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가족은 어쩌면 그 다음 문제다.

자신을 받아들이고 알아가고 화해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그 말이, 곁에서 지켜봐주겠다는 그 진심어린 응원이 나도 무척 듣고 싶었나보다. 어머니의 그 한마디는 어쩌면 그 과정을 지나온 저자가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응원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한 1년간의 여행에서, 가족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았다. 나도 그녀와 함께 여행하며 우리 가족을 둘러봤고, 그 안에서 결국엔 나를 찾았다. 모든 문제는 결국 나에게 있고, 해답도 나에게 달려있다는 요즈음의 깨달음을 한번 더 확인시켜 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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