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선진국, 쿠바가 옳았다 - 반反성장 복지국가는 어떻게 가능한가?
요시다 타로 지음, 송제훈 옮김 / 서해문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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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의료천국 쿠바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다른 분야의 상황도 궁금해서 집어든 책이다. 쿠바만 수없이 방문해서, 일본 사회에 끊임 없이 쿠바가 보여주는 여러 긍정적인 면들을 전파하고자 애쓰는 요시다 타로가 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쿠바의 도시농업, 주거, 환경, 에너지, 식량, 재해방지, 의료, 교육, 문화예술 등 선진적인 실험 모델을 르포 형식으로 취재한 글이다.


쿠바에 대한 환상으로 무조건 아름다운 면만 보고 다 잘 되어간다고 말하지 않기 위해, 부정적인 면도 충분히 기술하기 위해 애쓴 점이 눈에 보인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항목마다 마지막 마무리는 쿠바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해 역설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에 비해서는 좀 재미 없게 읽었다. 일부는 그 책과 내용이 겹치는 탓에 더 그랬던 듯... 하지만, 쿠바의 유기농업에 대한 이야기와 주거 정책에 대한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다. 저공비행, 여전히 모두들 고성장을 외치는 가운데 저공비행은 몰락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것이 진정한 몰락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그와 달리, 앞으로 고도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까? 이런 저공비행 속에서도 모두 함께 행복하기 위한 길을 걷고 있는 쿠바에게 우리는 정말 배울 것이 없을까? 진지하게 자문해봐야 한다.


누구나 최저 9년간의 의무교육, 169개의 기초 행정구역에 모두 존재하는 대학, 교육비는 대학원까지 무료, 1천 명당 유아 사망률은 4.7명(미국보다도 낮다), 아이들에게 접종되는 13종류의 예방백신 가운데 12종류가 국산, 세계 유일의 수막염 B형 백신을 포함해 수준 높은 바이오테크와 의료 기술 보유, 평균수명 78세, 100개국 이상의 가난한 개발도상국 지원, 출산휴가 18주(급여 100% 지급), 추가로 엄마든 아빠든 육아휴가 40주(급여 60% 지급), 직장 복귀 후에도 매일 한 시간씩 모유 수유할 권리 보장, 임신한 시점에서 태교를 위해 6일의 유급휴가, 아이가 아프면 아이를 소아과 의사에게 데려가기 위해 월 1일의 쉴 권리 부여, 이미 1970년대 초반에 가족법으로 부부가 가사와 육아를 평등하게 부담할 것을 규정... 낮아진 식량 자급률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의 도처를 경작지로 개간하고, 도시농업을 지원하며, 종자에 대한 주권을 지키기 위해 꾸준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낡고 노후한 주거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충분한 교감을 통해 개선하는 프로젝트가 정부에 의해서, 건축가들의 자발적 운동을 통해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든, 미봉책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근원을 찾아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그렇기에 3년 전에 발생했던 태풍의 피해가 여전히 100% 복구가 안 되었으나, 3년전이나 지금이나 그 어떤 태풍이 불어와도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이젠 누구나 GDP, 1인당 GDP라는 숫자가 커지는 것만으로 우리가 행복지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행복은 어떤 행복일까. 그리고 어떻게 얻어질 수 있을까. 쿠바를 보면 조금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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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요시다 타로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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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 체게바라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그랬고, 한국인 할아버지가 택시 기사를 하며 행복하게 늙어가고 있는 글을 봤을 때, 얼마 전 쿠바 여행기를 읽었을 때 그 생각은 더더욱 굳어졌다. 그러나 내 마음속의 이상적인 사회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고, 쿠바는 우리 사회와 정반대의 갈등을 겪으며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었다. 노인들은 혁명을 그리워하고, 젊은이들은 자본주의를 갈망하는 나라. 

쿠바라는 나라가 어디를 향해 갈 지 그건 아무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그래도 쉽게 무너질 나라는 아니구나'라는 것. 이 나라의 저력은 '연대'의 원칙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사회든 갈등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고, 획일된 사고방식으로 사회를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절대 다수가 동의하는 어떤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이 합리적인 진보를 가능하게만 한다면 속도는 어떠하더라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그리고 결국엔 그런 꾸준한 진보가 승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물론, 그건 꼭 가보고 싶은 나라에 대한 나의 편애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나라의 위태로운 건강보험제도를 두고 세계 최고 레벨이니 뭐니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쿠바에 비하면 그다지 대단할 것도 없으니까. 너무나 파격적이고, 너무나 급진적이기 때문에 당장 이렇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의료에 대한 철학,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 의학에 대한 투자, 국경과 이데올로기를 넘나드는 인류에와 연대 정신은 어떻게든 배워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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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배신 -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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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긍정의 힘을 읽고 마치 개안을 한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이후 지속적으로 긍정심리학에 끌려오던 차에 이 책을 발견... 물론, 약간의 어거지가 있기는 있다. 사실, 사람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서 나쁠 것이야 없는데, 과유불급, 지나치면 좋을 것은 없다는 경고 차원으로 읽으면 될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옳다고 믿는 것 혹은 내가 매력적으로 느꼈던 것에 대해서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저자 역시 약간의 억지를 쓰는 느낌도 조금 있다. 우리에게 긍정의 힘을 불어 넣어주었던 많은 사람들이 결국엔 공화당의 후원을 받아가며 자본주의의 환상을 심는 데 일조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은 긍정의 환상으로 사람들을 몰아넣으며 자신들의 이익은 확실히 챙겼다는 것, 그리고 그들 자신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도 인격적으로 훌륭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은 참 가슴 아프긴 하다. 그저 모든 것엔 예외가 있을 거라는 말로 위로해본다. 어쨌든, 긍정의 힘은 필요하지만, 그로 인해 안 풀리는 모든 일이 결국엔 내 탓으로 귀결되어 패배주의에 젖어들게 만드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이다. 내가 아픈 것, 내가 짤린 것, 내가 지금 가난한 것... 이것이 결국엔 내가 긍정적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거나, 대책 없이 언젠간 좋아질꺼야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긍정심리학의 함정이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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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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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눈물과 사랑으로 가꿔진 빨간 커피 열매들... 더욱 열심히 사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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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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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 주변의 평균적인 사람들에 비해서는 조금 더 '인권'에 대해서 너른 시각을 가졌다고 나름 자부하며 살아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얄팍한 자신감이 여지 없이 무너졌다. 여전히 내가 가야 할 길은 멀었다. 나 또한 내가 살아오면서 구축하게 된 나만의 생각, 나만이 고정관념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인권 조차도 내 기준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청소년, 동성애, 장애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 여전히 내가 예상치 못한 방식의 차별을 내가 가하고 있었고, 편협된 시각으로 보는 부분이 계속 존재했다는 걸 아는 순간 스스로가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남에게 대접받기를 원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이 인권의 시작이라는데, 나는 일상 속에서 얼마나 그렇게 살아오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반성해 본다. 어찌 보면, 인터넷에 올라온 수많은 유명인들에 대한 가십을 보며 낄낄거리고, 카더라식 기사를 진실로 단정 짓고 걔들은 그래라고 내뱉어 버리는 말조차도 결국엔 반인권적 행동이 아니었을까. 내 아이와 평등적 관계를 맺고 싶다면, 내 아이를 정말로 올바른 세계 시민으로 잘 키워내고 싶다면 꼭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 더 늦기 전에 읽은 것이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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