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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같이 걸을래요?
허혜영 지음 / 앤에이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걷는 걸 참 좋아했다
버스 타면 10분이면 될 거리를 1시간 동안 걸어 다니고
다른 이들이 스키장에서 레포츠를 즐길 때 난 상고대에 반해 등산을 한다
다른 이들이 제주 해변가를 즐길 때 난 조용하고 아름다운 둘레길을 걷고
다른 이들이 루체른에서 관광을 즐길 때 우린 좀 더 일찍 인터라켄으로 몸을 싣는다
길에서 만난 인연들이 프랑스나 이탈리아로 떠날 때 남편과 나는 스위스 시골길을 그렇게 걸어 다녔다
혼자 또는 같이 그렇게 나는 걸어왔다
오래전부터 조용한 곳을 걸으며 사색하기는 나의 즐거움 중에 하나였는데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찾다 보니 조금은 낯선 모습이긴 하다
'숲길, 같이 걸을래요?'
책 제목부터 힐링인 도서. 저자가 서울에 산책하기 좋은 40곳을 본인의 감성으로 소개할 때마다 뜬금없이 서울에 사는 것만으로 얼마나 많은 호사를 누리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자가운전이 아니더라도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숲길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my forest 19 서울숲 (p.135-140)
결혼 후 대구에서 충북으로 이사를 왔다
운전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시골살이에 우울증이 올까 봐 남편은 내 걱정을 참 많이 했었다
대낮에도 사람이 없어 무서웠던 신도시에는 시외버스정류장이 생겼고 강변역까지 1시간 10분 소요-
그때부터 틈만 나면 문화생활을 즐기러 서울이 옆 동네인 것 마냥 마실 가듯 다녔다
그때 자주 걸었던 '서울숲'
저자가 40곳중에 한곳으로 기록해 주어 얼마나 반가운 마음이 들던지-
전시회 때문에 자주 오가다 보니 한동안 서울숲의 매력에 빠져서 행복한 기운을 많이 얻어갔다
넓은 공원 안에는 다양한 분위기의 숲길이 있고 그 모든 길에 매료되었던 마스크 없이 다니던 그때의 내가 그립다
저자가 알려준 서울숲역 3번 출구에 내려도 좋고 뚝섬역에서 아기자기한 골목을 구경하면서 오는 것도 좋더라
my forest 32 석파정 (p.226-231)
성 외곽을 따라 걷다가 고점에서 야경을 보거나 우리나라의 멋들어진 고궁 산책을 정말 좋아한다
그러니 저자가 소개한 '석파정'의 사진을 보고 마음이 동할 수밖에-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욕심낸 집
'개인소유의 미술관을 통해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아깝지 않을 멋진 풍광'을 직접 거닐고 싶다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버스(7016, 1711) 환승. 입장료 5,000원
코로나 시국이 종결되어 저자가 소개한 숲길을 혼자서 또는 같이- 걷고 또 걸어보고 싶다
책으로 한 대리만족이 곧 오감으로 만날 수 있기를, 그렇게 오늘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