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나 - 개혁가 프란치스코와 한국
김근수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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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과 나 김근수著

이번 노벨 평화상 수상 대상자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아프리카 콩고 의사 데니스 무퀘게, 전직 미국 국가안보국(NSA) 에드워드 스노든, 평화주의에 입각한 일본의 '헌법9조'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후보에 올랐다. 이 중 일본의 헌법9조와 교황이 가장 유력하다는 소식이다. 지금껏 이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가톨릭을 전 세계적 이슈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인 교황이 있었나 싶다. 지난 교황의 방한 시기에 구교의 신도나 성직자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일정의 흥분상태인, 마치 메시아(물론 이러한 현상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과 연결되어 있는 아주 비참한 현실 때문일 것이다)를 대하는 자세였다.

교황에 대한 이런 불가사의한 현상에 대해 해방신학자인 저자는 지근거리에서 그의 성장과정 동안 영향을 준 아르헨티나 종교 지도자와 신학자들에 주목하고 있다. 또 프란치스코 이전의 개혁 교황들에 대한 이야기로 로마 가톨릭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노동자들의 교황’이라 불려졌던 레오 13세(1878~1903)는 국가 권력과 일정의 카르텔을 형성했던 기존의 교황청과는 달리 “노동자들은 착취하는 자본가계급과 동맹 관계가 아니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임금과 노조 결성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 “집권자의 첫째 의무는 분배의 정의를 엄격하고 공정하게 준수해 모든 계층의 시민들을 공평하게 보살펴 주는 일”이라고 하며 자본주의 초창기 사회적, 경제적 소외계급인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힘을 쏟았다. 레오 13세 이후 다시 등장한 요한 23세(1958~1963)는 당시로서는 불가능해 보였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2500명의 주교 참석-를 열어제낀 가톨릭 역사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해 준 인물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톨릭을 교회 밖으로 걸어나오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웃 종교와의 관계도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준 가톨릭의 절충노력과 유연성을 표방한 세상을 향하여 두 팔을 넓게 벌린 모양새의 종교로 재 탄생한 공의회였다. 그 자신이 서민이었고 일반 시민과 신도들의 눈높이에서 교황직을 수행한 요한 23세는 교황이란 자리는 분쟁과 갈등, 증오와 불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평화를 주창해야 한다는 새로운 모델을 후임 교황들에게 제시한 셈이다. 요한 23세의 경우에 가장 아쉬운 점은 5년여의 짧은 임기일 것이다. 역사에 가정은 존재하지 않는다지만 그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가톨릭의 역사는 지금보다 훨씬 넓고 깊게 세계사를 장식하지 않았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50년 만에 다시 우리 앞에 야훼 하느님은 프란치스코라는 슈퍼 히어로를 보내 주셨다. 이 책 교황과 나는 바로 이 프란치스코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가 쏟아낸 수많은 명언들의 근거에 대한 탐색이다. 시대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궁금하고, 로마 가톨릭의 지난 역사와 미래가 궁금해진다면 신자이건 아니건 가방 속에 이 책 한 권쯤은 넣어둘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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