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후쿠
김숨 지음 / 민음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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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 『간단후쿠』

민음북클럽 서평단으로 읽게 되었는데, 호평이 많아서 기대한 책이다. 주제가 무겁고, 이를 다루는 방식은 괜찮았지만 나와 잘 맞는 책은 아니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시적이고 처절한 문장으로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 돋보이는 책이었는데, 읽는 내내 나한테는 뭔가 남는 게 없는 기분이었다. 서사가 조각조각 나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조각조각 분리되어 있다는 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겪어야만 했던 심리적 고통을 상징하는 것 같지만, 이런 점이 문학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었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상징하는 면에서는 효과적이었지만 서사 전달의 면에서는 모호하지 않았나 싶다.

*민음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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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born : The Mystery of Morrigan Crow Book 4 (Paperback)
제시카 타운센드 / Hachette Children's Group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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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온 4권!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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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
브라이언 애터버리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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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애터버리의 <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는 판타지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들로 가득해서 즐겁게 읽은 책이다.

판타지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에 현실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통념을 작가는 수많은 판타지 문학의 예시와 다양한 문화 이론들을 통해 산산이 부순다.

우리는 판타지와 사실주의를 서로 대비시켜 생각하는데, 작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사실주의조차도 전개를 매끄럽게 하는 일종의 환상이 들어가 있고, 판타지는 현실을 기초로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판타지는 뜬금없이 어떤 세계를 만드는 게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작업이다. 그렇기에 1차원적으로 이야기를 따라가지 않고 이 서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귀기울이며 세세히 읽는다면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현실에서는 예민한 문제인 소수자 관련 문제를 판타지는 작중 세계에서 외면받고 소외되는 소수자로 옮겨내 현실과는 달리 반응의 예민한 정도를 낮추면서도 여전히 날카로운 시선으로 소수자 문제에 대해 말할 수도 있다.

이전에 쓰인 작품들을 활용해 이것들을 다시쓰는 방식으로 기존의 가치관에 도전할 수도 있다. 아니면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구축해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도 있고. 판타지가 어떠한 말을 하고자 한다면, 그 방법은 상당히 무궁무진하다.

또한 작가는 판타지에서 주인공들이 마주하는 두려움이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두려움을 마주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두려움에 형태와 이름이 없다면 훨씬 무서운 것이 되지만, 이미 책에서 두려움을 접하고 이에 면역이 된 상태라면? 두려움을 다루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작가는 이런 전반적인 판타지 장르의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이 장르가 세워진 역사와 현재까지의 흐름도 파악한다. 초창기에는 톨킨, 루이스 등 잉클링스 그룹에 속해 있던 작가들이 서로 도움을 주며 외면받던 장르인 판타지를 수면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당시 문학계는 남성이 주도하는 장이었기에, 여성 작가와 그들의 작품이 소외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작가는 여기에 주목하며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얄팍한 것으로 매도되고, 독자들조차도 남성적인 읽기를 강요받았음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에 저항하는 여성 작가들의 움직임과 작품을 보여주며 억압적인 남성 중심의 문학 읽기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

이런 움직임과 함께 다양성이 증대하며 판타지의 주제는 덩달아 늘어났고, 여러 문화와 역사가 판타지 곳곳에 차용되기 시작한다. 이런 다채로움은 판타지에게 정치적인 힘을 주고, 판타지는 이 힘을 기반으로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게 된다.

판타지 장르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즐겁게 읽은 책이다. 아동 판타지부터 호러 판타지까지 모든 종류의 판타지를 가리지 않고 분석하며 판타지라는 장르만이 가진 힘을 세밀하고 흥미롭게 들려주는 작가의 글이 참 좋았다. 비평적인 내용이 많은 책이지만, 쉬운 문체로 쓰여 있어서 읽기에도 편했다.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추천하는 책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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