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고전 콘서트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꿈결 / 201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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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선뜻 읽기가 어려운 책들이 있다. 각자 그 분야는 다르겠지만, 아마 그 중 하나가 고전이라는 데 있어서는 다들 공감할 것 같다. 말 그대로 고전,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인데다가 이해하기에도 어려움이 많다. 어른들도 동, 서양의 고전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 드물텐데, 청소년들은 오죽할까. 그것도 평소 입시 경쟁에 시달리면서 어려운 책까지 읽어야 한다면 정말 힘들 것이다. 그래서 각 분야의 최고의 석학들이 청소년들과 함께 하나 하나 읽어나갔던 고전 강연을 모은 이 책이 유독 눈에 띄는 것 같다.

2013년 한 해 동안 숭실대에서 열렸던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읽기 강연>을 엮은 이 책은, 플라톤의 국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사르트르의 구토, 공자의 논어, 장자의 장자사상까지 그야말로 역사에 길이 남는 동, 서양 고전 7편을 가지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청소년들에게 열정적인 강연을 펼친 흔적이 그대로 담겨있다. 인상 깊은 것은 일방통행 하는 여타의 강연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그 고전이 쓰여졌을 때의 시대 상황과 저자의 대한 배경지식, 그리고 그저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고 이 고전에 담겨 있는 주제와 이야기들을 지금 현재로 가져온다면 어떨까, 하는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진다.

만약 내가 이 사람이었다면, 지금 이 시대에 이 이야기를 활용해야 한다면, 혹은 과연 여기서 하고 있는 이 이야기들이 옳은 이야기일까? 하는 질문들도 던지며, 말 그대로 한 줄 한 줄을 음미하듯이 읽어나가고 있다.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에서 어디에도 없는, 가장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제시했지만 토머스 모어 스스로도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가 모습은 이런데, 과연 이게 맞는걸까? 여기서 생기는 이러이러한 문제점은 어떻게 해야할까? 예전에 유토피아를 혼자 읽었을 때는, 이렇게 토머스 모어가 스스로를 비판하듯 풍자하는 메시지를 읽어내지 못 하고 갈피를 못 잡아 갸우뚱 했었는데, 이번에 <고전 콘서트>를 읽으면서 토머스 모어가 스스로 이런 메시지를 던졌고, 독자들이 이 점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바랬다는 걸 알게 돼서 뒤늦게서야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렇게 혼자 읽어서는 놓칠 수 있는 점들을, 각 강의의 강연자들이 청소년들과 함께 하나 하나 짚어 나가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 이 책에서 가장 좋은 면이 아닐까 싶다.

강연의 마지막 장에는 학생들과 강연자와의 질의응답이 실려 있는데, 학생들의 질문이 강연을 이해하는 데에 그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고전 읽기 강연의 의도처럼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한 발짝 앞을 내다보게 한 것 같았다.

다른 포인트로는, 최근 인문학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장 뜨거운 키워드인 강신주가 강연자이자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는 점도 신선했다. 워낙 활발한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지만, 청소년 쪽에서 강신주라는 키워드가 처음인 것 같아서, 평소 강신주의 활동을 눈 여겨 보고 있던 청소년들이라면 더 반가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ㅎ_ㅎ

 

아, 책 표지가 참 예쁘다. 산뜻한 표지라서 어렵고 딱딱한 고전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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