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위픽 에디션)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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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출간


도서전에서 놓쳐서 너무 아쉬웠는데 이렇게 북펀드로!! 너무 기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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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도란도란 그림책, 동화 들려줄게 - 책으로돌봄 시리즈 3 ㅣ 책으로돌봄 시리즈 3
박종은 외 3인 / 마음에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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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 인상적입니다. 스토리텔러 네 분의 그림과 글로 힐링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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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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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우리가쓴것 #0판1쇄 #미리뷰어 #민음사


결국 내가 졌다. 이용당한다는 생각, 절대 가지지 않으려던 그 마음이 드는 순간, 내가 망가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가지 않아도 되는 파티에 초대받았다. 초대 명단엔 내 이름이 틀리게 적혀 있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분홍신을 신은 발은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내 목표는 오직 한 가지, 신발을 벗는 것이었다.

*이랑,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기 시작했다」의 가사.

-「오기」,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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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땠어요, 할머니?"

지혜가 묻자 어머니는 허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천천히 눈을 감더니 그대로 또박또박 말했다.

"이렇게 눈을 감으면, 눈앞에서 막 춤을 춰. 나를 감싸서 우주로 데리고 날아가. 우주는 이렇게 넓고 끝도 없구나, 나는 그냥 먼지구나, 아무것도 아니구나, 생각이 들어."

"할머니 설마 인생무상 이런 거 깨달으신 건 아니죠?"

"악착같이 살아야지, 깨달았다. 나라도 이 먼지 같은 나를 아끼고 아껴서 훌훌 날아가지 않게 잘 붙잡고 살 거야."

-「오로라의 밤」, 254-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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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작가의 새로운 소설집 가제본을 받아 읽게 되었다. 나에게 조남주 작가는, 아마 많은 독자들에게 그러하겠지만,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이러한 표현이 적합할지는 모르겠으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작품으로 기억된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사실 그 책 안에 담긴 이야기는 그리 충격적이거나 파격적이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오히려 소설 바깥에 있었지.

이번 소설집에 등장하는 여성들도 바로 내 곁에 있는 것만 같이 친근하고 익숙한 이들이다. 치매에 걸린 큰언니를 바라보는 80대 노인, 이제 막 어떤 굴레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한 30대 사회 초년생, 또 어느 날 오로라를 보러 캐나다로 훌쩍 떠나는 50대 중년의 교감 선생님. 각기 다른 연령, 저마다 다른 상황에서도 이들은 자신들을 힘들게 하는 수많은 것들의 앞에서 결코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의 이야기이고, 당신의 이야기이고, 우리의 이야기인 것들에 대해. "결국 내가 졌다"는 생각에 괴로워 하다가도 이내 "악착같이 살아야지"라며 마음을 다잡으면서.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그리 인상적이게 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 이 책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 관계가 종종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오로라의 밤」에 나오는 '효경'과 그의 시어머니인 '동주'이다. 이 둘은 "며느리하고 시어머니는 단둘이 여행을 올 수가 없어. 그 둘은 절대 그럴 수가 없는 사이야."(243쪽)라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무색하게 만든다. 특히 독자의 예상을 깨며 유쾌하게 던지는 시어머니 '동주'의 한 마디 한 마디란. 이런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읽는 것 또한 이 책의 커다란 재미이자 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이 책의 해설에서 김미현 교수는 "여성들의 삶이 주변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는 이야기들의 누비이불"이라고 설명한다. 이 설명을 읽으면 실과 바늘을 손에 들고 한 자리에 둘러 앉은 여성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누군가는 여러 번 바늘에 손을 찔려 가며 서툴게 조각을 꿰맬 것이고, 누군가는 노련한 솜씨로 튼튼히 바느질을 해 갈 것이다. 저마다 조각을 잇는 속도와 모습은 다를 지라도, 그들이 함께 엮은 누비이불은 꽤나 멋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 이불은 점점 커질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누군가 바느질을 멈추면 또 다른 누군가가 와서 그 실과 바늘을 이어 받을 테니. 그런 생각을 하며 조금은 든든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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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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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 출판사에서 진행했던 ‘눈가리고 책읽는당’을 통해 조금 일찍 이 책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망설임 없이 구병모 작가님을 꼽을 정도로 작가님의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신간 소식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날개를 가지고 있는 익인(翼人)과 도시의 갈등과 한 소녀와 소년의 사랑 이야기. 이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대략 이렇게 될까. 하지만 이 짧은 문장만으로는 이 책의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다. 턱없이 부족하다.

 

  일단은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을 때 재미를 최우선의 기준으로 두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책이 재미있다는 점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선명하게 눈앞에 떠오르는 장면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여러 가지 설정들. 최근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비문학 도서를 주로 읽어왔던지라, 이렇게 서사가 뚜렷하고 독특한 설정을 가진 한국 소설을 만나게 됐다는 사실이 배로 반가웠다.

 

  하지만 이 책, 재미가 전부가 아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당하고 차별 받는 자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이들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비오’와 ‘루’ 모두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은근히 차별과 불편한 시선을 받게 된다. 이는 소설 속 인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도 종종 이런 저런 이유로 차별을 받고 마음의 상처를 입고 은근한 소외감을 느끼게 되지 않은가. 이 책은 그런 우리들에게도 잔잔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내가 구병모 작가님의 책을 사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읽다 보면 마음이 잔잔한 호수 속에 잠기는 느낌이 든다. 감정에 푹 젖어들고, 여운에 잠기고, 밖에서 받은 상처를 천천히 치유 받는 느낌.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도 쉽게 받을 수 없는 위로를 책으로부터 받는다.

 

  또한 이 책에서는 철저하고 빈틈없는 이성과 논리, 그리고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그 너머의 것들이 팽팽하게 맞서는 부분들이 많이 나온다. 물론 이성과 논리 자체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이성과 논리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그것의 파괴력, 이성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무형의 것들은 모조리 짓밟아버리는 행태의 잔인성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세상에는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분명 가슴으로 뜨겁게 느끼는 감정과 느낌들이 있다. 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존재를 언어로 표현해내는 것이 문학의 또 다른 역할이자 멋있는 점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그것을 오롯이 느끼고 간직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멋있는 일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멋진 영어덜트 소설이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 반갑고 또 설레기도 한다. 읽는 도중에 기록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했으나, 그 사실조차 까먹고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이다. 게다가 이 작품을 정식 출간 전에 미리 가제본을 받아 읽었으니...!! 구병모 작가님의 모든 책들이 그랬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여러 가지 감정에 푹 빠져보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게 되어 작가님께 감사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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