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로베르토 - 물구나무 그림책 46 파랑새 그림책 46
니나 레이든 지음, 김경태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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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미는
부지런하고  야무지고 생활력 강한
작지만 강한 힘을 가진 곤충이다.
'벅스 라이프'의 개미도 그렇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도 그렇고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다른 개미들도 그렇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개미 로베르토 또한 마찬가지다.
다른 한 가지 점이 있다면
다른 무리들과 동떨어진
고정관념을 완전히 배제한 자신만의 꿈을 가졌고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하여
마침내 도달했다는 것이다.
 
첫장을 넘겼을 때는
심스 태백이 생각났다.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와
<옛날 옛날에 파리 한 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에서 보았던
페이지 구석구석에 눈길을 주게 만들었던 콜라주 기법의 그림들이  확 눈에 들어왔다.
 
계속 읽어 가는 도중엔 웃음을 금치 못했다.
벼룩만 들끓는 싸구려 여관의 주인도 역시 벼룩..
그 여관에 빈대 붙어 사는 빈대 가족..
안토니아 가우디 등 유명한 건축가의 이름들..
거머리 사업가 로빈..
메뚜기 영화감독 스티븐..등
상황에 맞는 재미있는 말장난과
유명인사들의 이름 인용을 보니
참 실감나고 재미있었다.

다 읽고 나서는
한 편의 위인전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나가고
이타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꿈을 이뤄나가고
그의 행적이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되고..
이 모든 면이 아이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것이었다.
 
다만
성공한 개미의 모습에서 약간의 씁쓸함이 느껴진다.
개미의 복장이
일하는 사람의 그것이 아니고
너무나 말끔하게 잘 차려입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런 설정이 아이들에게 편견을 갖게 하지는 않을까?

무엇보다 놀랄만한 것은
작가 니나 레이든의 성실하고 실험적인 면이다.
어떤 작가들의 경우
자신의 그림풍을 고집하거나
아님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니나 레이든은
독자로 하여금 두 책이 같은 작가의 책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을만치
색다른 경험을 주고 있다.
<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 는 원색으로
입체파와 야수파의 두 거장의 그림이 느껴지도록 그려 놓았다.
(참, 우리나라에 출판된 책에는'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라고 되어있는데
     이 책 뒤편의 작가소개에는 '피카소가 무티스를 만났을 때'로 좀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

초등 1학년인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난 사실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엄마, 나도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어..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동화책을 만들 수 있을까?.."
눈을 말똥말똥 거리며 이야기 한다. 흐뭇!!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주는 책!
아이들이 이 모든 걸 쭈욱 빨아들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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