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의 딸꾹질
최은순 지음, 김도아 그림 / 바나나북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집 이야기 같아서 한껏 공감하며 읽은 책.

큰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잠투정도 심하고 새벽 2시, 3시까지 서너 시간을 아기띠를 하고 노래를 불러줘도 그 큰 눈을 말똥말똥 뜨고 나를 바라보곤해서 그 시절 직장생활에 큰 곤란을 겪어야만 했다.
잘은 모르지만 아이들 잠자리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기에 아이가 대여 섯 살 될 무렵부터는 자기 전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했다.
문제는 스스로는 절대 책을 읽지 않는 아이가 엄마가 책만 읽어줬다 하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그 책을 궁금해하고 세 권이고 네 권이고 내 목이 잠길 때까지 계속 읽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렇다보니 가뜩이나 늦은 취침시간이 점점 더 늦어지게 됐다. 불을 끈 채 작은 독서등에 의지해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방문 밖에서 책을 읽어주기도 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잠자리 독서를 조금씩 줄이다가 손을 놓고 말았다.

그러다 학교 수업 중에 학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있다는 걸 알게됐고 참여하게 됐다. 여러 학부모들과 그림책 토론 시간도 갖고 틈틈히 서점과 도서관을 오가며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을 고르다가 오히려 내가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지기까지 했다. 당연히 틈틈히 그림책도 잔뜩 사들였으며 일주일 중 3일 이상을 우리집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큰 아이 친구들에게도 책읽기를 종용했다.

그때 이 책에 나오는 준수 친구 경호처럼 한 아이가 나 대신 우리집 아이에게 책읽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곤 했다. 우리 집에 같이 모여서 노는 것도 내가 해주는 밥을 먹는 것도 좋은데 책 읽는 것과 독서록을 쓰거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너무 싫다고 투덜댔다. 우리집 아이 역시 어른들이 집에 놀라왔다가 많은 양의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하면 "다 엄마 책"이라며 확실히 선을 그을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다. 매년 담임 선생님의 스타일에 따라 책읽는 양의 기복도 심하니 아이가 진짜 책을 제대로 다 읽은건지 어떤지도 확신이 없다.

오죽 아이들이 책을 안 읽었으면 준수 엄마가 준수네 반에 책을 기증하고 담임선생님이 '책 읽기 마라톤'까지 하셨을까 싶다. 남의 일 같지 않아 씁쓸하면서도 한편 독서에 대한 반 아이들의 다양한 반응과 행동들이 귀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인터넷에서 베낀 독서록으로 선생님이나 엄마아빠에게 칭찬 받을 때마다 딸꾹질을 하는 준수를 보며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순수함과 스스로의 잘못을 알면서 불편해 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다.

나만큼이나 우리집 아이들도 이 책을 보여주면 지들 이야기인마냥 공감하며 신나게 떠들면서 읽을 것 같다. 아이들 독서때문에 고민인 부모님, 선생님과 더불어 당사자인 아이들까지 모두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준수의딸꾹질 #최은순 #김도아 #크레용하우스 #바나나BOOK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초등스타그램 #초등맘스타그램 #초등책추천 #재밌어요 #우리집애들만그러는건아닌가봐요 #초공감 #그와중에그림속주옥같은책들눈에띄네요 #도아작가님디테일대박 #애들이그림속책만다읽어도좋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