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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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스릴러? SF? 무려 '한자와 나오키'의 그 이케이도 준이 저자라는 말에 내용도 모르고 무턱대고 책을 받아놓고 혼자 이런저런 추측을 해봤다. 세상에 이렇게 직관적인 제목을 봤나?

진짜 로켓이야기다. 그런데 SF같은 공상소설이 아니다. 사실 여느 때의 나라면 좀체 거들떠보지 않을 것 같은 기업의 생존권 이야기다. 대기업의 횡포 속에서 피 말라가는 중소기업의 열악함에 대한, 중소기업 사장의 신념에 대한, 회사 직원들의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다. 이렇게만 보면 술 냄새, 담배 냄새, 땀 냄새 나는 꽤 지루할 것 같은 책이다.

그런데 재밌다. 밥 먹으면서도, 운동 가면서도 자꾸 궁금해지고 졸린대도 다음 전개가 궁금해 잠도 잘 수 없었다. 무려 426페이지. 평소 책읽기가 느린 나로썬 이런저런 이유로 자꾸 끊어 읽게 되니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쓰쿠다제작소의 사장 쓰쿠다 고헤이는 원래 로켓 엔진 개발자였다. 7년 전, 오랜시간 준비하고 많은 돈을 들여 야심차게 쏘아올린 로켓이 실패하자 그 모든 책임의 화살이 쓰쿠다에게 쏟아졌다.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었던 쓰쿠다는 연구실을 그만두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아 경영자가 됐다.
쓰쿠다가 사장이 되고 이전보다 좋은 실적을 내고 있던 회사에 갑자기 불행이 닥쳤다. 최대거래처가 거래중단을 선언했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기업의 자신들의 잇점을 한껏 이용해 쓰쿠다제작소의 효자상품에 소송을 걸어왔다. 주거래 은행도 등을 돌리고 회사 내부에서조차 현실부정의 소리가 높아갈 때쯤 틈새를 이용해 쓰쿠다제작소의 밸브 특허권을 뺏어가려는 기업도 나타났다. 아내와도 이혼했고, 사춘기 딸은 대화조차하길 싫어한다.

첩첩산중. 일이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나 싶다. 지켜보는 나조차도 한숨이 푹푹 나오는 마당에, 쓰쿠다는 제법 의연하다. 정직하다. 비겁하지도 않고 애둘러 말하지도 않는다. 나같으면 스트레스로 폭발일보직전까지 온 것 같은데, 사장을 향한 회사 젊은 직원들의 망발에 가까운 투정조차도 가벼이 넘기지 않는다. 진지하게 설득하고 설명한다.
그 사장에 그 직원인지 사장님의 망상에 가까운 고집에 노골적으로 비협조적으로 굴던 직원들도 기술자로써의 자존심, 자신들의 일에 대한 프라이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정직, 최선, 정확에 대한 쓰쿠다의 신념과 자신의 꿈을 위한 열정이 위기의 회사를 구해낸다. 결국 오랜 염원이었던 '상업용 로켓 발사'에도 성공한다.

모두가 어렵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안 된다고 했다. 쓰쿠다가 꾸고 있는 꿈은 이상일뿐 실현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쓰쿠다는 자신을 믿었다. 스스로를 믿고 따르는 이들을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꿈을 향해 전진했다. 매사에 정직하게 임했으며, 그 토대로 불가능할 것 같던 꿈을 이뤄냈다.

그 어느 누가 이런 피 터지는 전쟁같은 이야기를 이토록 재밌고 흥미롭게 쓸 수 있단 말인가. 벌써부터 나머지 세 권의 '변두리 로켓' 도서들에서는 쓰쿠다제작소와 쓰쿠다 고헤이, 그리고 그의 직원들에게 어떤 미션이 주어질지 너무 궁금하다. 담당자님!!! 2권은 언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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