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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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란 아무리 사전 계획을 잘 짜고 꼼꼼히 챙겨도 날씨와 현지 상황, 여행자의 컨디션에 따라 예상치 못한 즐거운 시간이 될 수도, 대환장 삽질 여행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책 한 권으로 만들 정도의 삽질여행의 향연이라면 이거 이거 어딘지 문제 있는거 아닌가?
서지선 작가님의 '월켐 투 삽질여행'에 대한 궁금증은 그렇게 시작됐다.

자칭타칭 지리 전문가다. 일본학과 문화관광학을 전공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그냥 여행 전문가 냄새가 폴폴 풍긴다.

그런데 책을 읽고있자니 수화물 분실은 기본이고, 마치 현지에 최악의 날씨만 찾아 여행을 다니는 것 같다. 아니 왜?
최적의 날씨를 찾아 2년이나 미룬 몽골에서는 1년에 2번정도 내린다는 우박과 함께 하루동안 4계절을 경험하고, 못 버틸만큼 덥다는 대만의 여름을 피해 우리의 봄날씨와 비슷한 초겨울에 여행을 떠났지만 예상치 못한 추위에 덜덜 떨어야 했다.

그나마 다른 나라에서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때문에 본의 아니게 생각지 못한 여러 이름으로 불리게 된 사연, 친구와 여행하다 싸운 일, 해외에서 폼 나게 첫 술을 마시려다 피를 봐야 했던 사연정도는 귀여운 에피소드 축에 든다.

중요한 순간에 운명해 버린 휴대폰과 비키니 차림으로 밖에 갇힌 아찔한 순간, 밤늦게 숙소를 찾아가던 낯선 곳의 공포스러운 분위기, 주변에 화장실 하나 없는 2천미터 고지대 산골 버스의 응급상황은 읽는 나조차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환장 버라이어티 삽질 향연이 아닐 수 없다.
거기에 유럽 현지인들은 물론 대놓고 차별발언을 해대는 일본인과 여행사 가이드의 성차별적인 발언들에서는 나도 모르게 두 주먹 불끈 쥐었다가 이내 심장이 쪼그라드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낯선 곳에서 내 성질머리 그대로 드러내며 물어 뜯었다가는 어쩌면 쥐도 새도 모르게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생이 될지도 모른다는 계산이 내 머리속에서 순식간에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누구나 여행 중 예기치 않은 사건사고를 겪게 되는데, 마치 사건사고를 몰빵당한 것 같은 작가님의 삽질여행은 사실 그 횟수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무려 24개국 100여개가 넘는 도시를 다녔으니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부럽다가 안쓰럽다가 무섭다가 짠하다가 공포스럽다가 존경스러웠다가 부러웠다. 자유로워 보이는 작가님의 여정에 대한 부러움을 시작한 책읽기의 여정은 온갖 예기치 못한 삽질여행에도 겁 먹거나 굴하지 않고 또 떠날 용기를 가진 용기에 대한 부러움으로 끝이 났다.

코로나로 인해 부쩍 TV여행 프로그램이나 여행관련 도서로 대린만족을 하고 있는데, '방구속 1열'에 가만히 앉아 세계일주 한바탕 제대로 하고 돌아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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