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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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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좀더 휘어지면 꺽일 것 같은데도 구불거린다
연한 것들이 삭아서 떨어지고 날리는데도 구불거린다
찢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끝내 찢어지면서도 구불거린다
구불거림이 멈추었는데도 구불거린다(늙은 나무/김기택 시 중에서)


구불구불,흔들흔들 거리며 현재를 holly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각각의 인물들이 타일처럼 연결된 밤,. 하늘높은데서는, 눈 파티가 열린다 

한 해 잘 견뎌내고 이 겨울과 함께 걸어가고 있는 우리는, 그 존재만으로도 아름답다

옥주,소봄,한가을,현우,은희,지민등이 나에겐 크리스마스에 내리는 소복한 흰눈과 같은 존재로 남는다.
하얀 솜털같지만, 그 안에 다양한 결정 모양을 지닌, 눈처럼 다채로운 그들의 마음을 보았다 
이 모든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김금희 작가님, 메리 크리스마스

책속 한  줄
"세상에 안 변하고 가만있는 것도 있어 "
"그런 게  있어?"
 "있어. 뭔지는 말 안 해 "(p240)
 
@밤
1.46세 암 발병이후  체념과 자기극복이 깃든 묘한 평화와 자기 삶 속으로 포섭된 고독을 간직한 방송작가 은하
그 삶속에 등장하는 인물,  포기하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크리스마스 추억을 가진 오태만
2..너무 상한 사람 곁에는 있지 말라는 할머니의 말을 행하지 못하는, 영화를 전공한  신한가을
.크리스마스 즈음 푸드 스튜디오에서의 요리영상 참여를 통해 알게된, 수치심을 바로 바라보고 결별할 수 있는 용기을 얻은 밤의 이야기.
.3.베이징 친구 예후이 시골집의 빛나는 호수를 떠올리며 상심을 치료하는 월계동 옥주

@ 눈파티 
4.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주찬성과의 추억을 기대하며 소개팅에 가는 미용사 샛별
5.간경화로 돌아가신 술꾼 아빠를   닮아가는 자신을 알게되는, 방송국 막내작가 신소봄

@하늘 높은 데서는
6.없는 존재, 반려견 설기를 잃고 주변 사람들의 개를 찾아 만나면서 자신에 대해 분명히 알아가는 세미
7.헤어진 연인을 방송 섭외자와 피디로 만나 아무것도 없는 건조한 만남을 가진  현우와 지민.

#크리스마스타일 #김금희연작소설 #창비 #가제본서평단 #창비에서책을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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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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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처럼 그렇게, 편안하게


김금희 소설 '복자에게'에서는 농담은 우리의 보잘것 없고 시시한 날들을 감추고 보온하는 포슬포슬한 양말 같은 것이며, 농담을 잘하는 사람들을 곁에두면 하루가 활기차다고 했다.

이 '불안한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양말같은 그들의 농담속에서 따뜻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활기차게 보낼수 있었다.

나에게 즐거움과 활력을 선물해주고 더불어 재미까지 얹어준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에게도 고마음을 느낀다.

표지의 그림은 소설속에 등장하는 주요 소재들이다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 잘 맞추어진 큐브였다


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


사라,나디아.짐이 그렇게 연결되어 있고, 에스텔과 율리아가 그렇게 되고, 야크와 은행강도가 그렇고, 레나르트와 사라가 그렇고,,,

그들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 오픈하우스

불안하고 위태한 상황이 그들을 그곳으로 모이게 했고 서로 삶을 채워가는 정서적 공동체로서의 필연적 만남을 이어간다.

이것이 우리 불안한 사람들이 삶을 견뎌나가는 아름다운 방법이다


책속에서

이건 은행 강도, 아파트 오픈하우스, 인질극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보다는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 수도 있다(p151)

"그러니까 이 열쇠가....."(p437)----> 와~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되다니!!!!!


#프레드릭배크만 #불안한사람들  #다산책방 #이은선옮김 #서평단 #너무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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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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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논란이 있었던 작가이지만, 내 20대 문학의 감수성을 건드려주던 작가이기에, 또한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역시, 그녀의 글은 쉬운 단어속에 감정을 맘껏 드러낸다. 정신없이 푹 빠져서 읽었고 많이 울었다

 

아버지에게 갔었어...

어떻게 갔을까 궁금했다. 그냥 거기 J시로 가는 거였구나

가는 과정이 아니라, 가서 겪는 아버지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였다.

 

나는 실존하는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

내나이 16살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내 기억속에 추억으로  남아있다.

40여년이 흘러 아버지를 이해할 나이가 되고, 나와 많이 닮았다는 아버지의 어린시절, 청년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기억은 희미하고 지금의 나와 비슷한 얼굴의 사진으로만 남아있다.

 

 이 소설의 헌이 아버지의 말

 

'나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업다.하늘 아래 니가 건강하면 그뿐이다'.

'내게는 황송한 내자식들'

 

이 말이 나의 아버지가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고, 내가 내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도 부모가 되어가나 보다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p90)

내가 알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고모의 말이나 엄마의 말 속에 깃든 아버지일  뿐(p195)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라, 눈치 보지 말고(p261)

세상의 기준은 이처럼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소, 필요에 따라 변화하지 당연한 것 아니겠나. 그러니 신념이라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p312)

살아냈어야,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용케도 너희들 덕분에 살아냈어야,라고(P416)

 

엄마가 입원으로 J시 오래된 집을 떠날때 아버지가 대문 앞에서 울었다는 말을 듣고 나(헌)는 오년만에 아버지에게 간다

태어나고 자란 J시에서 나는 사남 이녀중  넝뫼 양반네 책벌레 큰딸이다.

지금은 어린딸을 사고로 잃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다

 

뇌경색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앓고 있어서 밤에 깨어서 돌아다니며, 기억을 못하는 아버지

키우던 회색 앵무새 참이가 묻힌 곳을 쳐다보며 울고 있는 아버지

팔년전 가만히 세상을 떠난 고모를 찾는 아버지

열네살에 전염병으로 형들과 부모까지 잃고  열다섯에 생긴 송아지의 코뚜레도 걸고,  남의 밭과 논에 쟁기질을 해주며 품삯을 받았던 아버지

집안의 장손으로 전쟁때 입대를 피하기 위해 오른쪽 검지손가락이 잘린 아버지

말귀를 못 알아들었던 웅이, 동네 골칫거리 낙천아저씨를 우사에 기거하며 돌봐주었던 아버지

큰오빠가 리비아 근무중에 보낸 편지를 나무궤짝 안에 보관하고 있던 아버지

서울로 돈 벌러 갔을때 알게된 백반집 딸 김순옥과의 인연을 간직하고 있던 아버지

전쟁중의 사건으로 평생 마음의 짐을 갖고 박무릉을 돌보게 되는 아버지

 

아버지에게 다가갔고 아버지로서의 삶을 통해 한 남자의 인생살이를 이해하며 담담하게 써내려간 신경숙스러운 소설이었다

 

#아버지에게갔었어 #신경숙 #신경숙장편소설 #창비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여동생을 따라나서자 J시의 오래된 집에는 아버지 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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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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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일기의 시작은 표지부터라고 생각한다. 표지를 보는 순간, 떨어져 각자 서 있는 두 사람의 서늘함이 느껴졌는데, 책 내용을 다 읽고 난 후에는 10대의 혼란스러움을 함께한 당당한 두어른 유원과 신수현의 홀로서기를 볼 수 있었다.

 

나이에 상관없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조리한 상황속에서도 자신을 오롯이 찾는 과정이다'라는 생각을 '유원'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심장이 불안하게 뛰었다. 너무 무난한 하루를 보냈나

아저씨는 늘 이렇듯 간단히 우리를 장악하곤 했다.

충분히 화기애애해 보여 다행이었다(p35~38)

실체가 없는 것들, 아저씨는 밥을 먹으면서도 오른 다리를 꾹꾹 주물렀다(p40)

아는 꿈이었다. 나만 빼고 모든 것을 재로 만들고서야 꺼지는 꿈(p114)

나를 생각하면 참사가 떠오르는 것도 내가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기적의 상징이 된 것. 아저씨가 선의의 대명사가 된 것도 우습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p147)

 

우연한 사고로 인해 살아났지만, 제대로 사는 삶이 아닌 불안과 혼란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 가는 유원.

어린시절 겪은 화재사건으로 어린 동생을 젖은 이불에 둘둘말아 던지고 죽음을 맞이한 17세 언니 예정과 그 이불을 온몸으로 받아내 다친 아저씨는 시민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그 이후 언니의 기일에 찾아와 돈 얘기를 자주 꺼내는 아저씨.

또래 아이들과는 다르게 커야한다는 강박에 조심성 많은 아이로 자란 유원

좀더 나태하게 살아도 됐을텐데, 실수를 반복해도 초조해하지 않았을 텐데..사고가 없었다면..

12주기 추도 예배에서 느끼는 유원의 마땅한 죄책감에 행복한 삶은 존재할 수 없었다.

 

자신만의 쉼터 학교 옥상에서 만나 마음을 터놓게 된 친구, 신수현...

공부는 뒷전에 사회문제, 유기견등에 관심이 많아. 일인 시위하느라, 봉사활동하느라 바쁜아이 이자  그 아저씨의 딸,,

그리고 수현과의 사이에 생긴 오해, 아저씨를 대하는 수현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까만 눈동자가 반"짝거리는 것을 보게되면서, 한때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미워했던 아이의 어깨에 기대어서 편안히 꿈을 꾸기 시작한다. 당당하게 살고자 한다. 그리고 아저씨에게 말한다.

'죄송해요, 제가 무거워서, 아저시를 다치게 해서, 불행하게 해서"

'그런데 아저씨가 지금 저한테 그래요. 아저씨가 너무 무거워서 감당하기가 힘들어요"(p196)

그 후로 아저씨는 오지 않는다(p208)

남해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유원은 새롭게 태어난다

죄책감의 문제는 미안함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처럼 번진다는 데에 있다. 자괴감,자책감,우울감,나를 방어하기 위한 무의식은 나 자신에대한 분노를 금세 타인에 대한 분노로 옮겨가게 했다. 그런 내가 너무 무거워서 휘청거릴 때마다 수현은 나를 부축해 주었다(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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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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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 이진오의 용변해결 장소를 설명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어떻게 제목에 맞는 철도원 삼대를 꾸려나갈까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액자형식으로 또는 이진오의 꿈을 통하여 과거 이백만, 이일철,이지산의 이야기가 나온며 현재 그들의 자손 노동자 이진오의 삶이 그려진다

경부선과 경인선이 만나는 지점이고 물자와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경성의 길목, 홍수가 많아서 진등포라 불렸던 영등포가 주무대이다.

 

인물들의 이름에서부터 그들의 삶이 시대에 흐름속을 타고 어떻게 지내 왔는지 알수 있다.

증조할아버지 이백만은 십원도 큰돈이었던 시대에 이름을 그렇게 지으면 어디선가 재부가 들어오라는 기대감에서 지은 이름이다. 큰형은 이천만,동생은 이십만 이다

할아버지 이일철은 이백만이 아들을 낳자 기차를 생각하고 지은 이름이다. 한쇠(일철),둘째 두쇠(이철)

아버지 이지산은 강화 선원면 지산리출신의 이백만이 지어준 이름이다.

 

소년시절 금속공방의 조수일을 배워 철도국에 취직해서 본격적으로 선반일을 배우고 취미 삼아 집에서 작은 물건들을 만들고 손재주가 있던 이백만.

생활력이 강하고 기골이 장대 했던 그의 아내 주안댁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철도종사원양성소에 합격하여 철도국 기관사가 된 이일철

김포 중농집의 막내딸로 영등포 방직공장의 여공 생활을 했던, 신기가 있어 신통방통 금이할머니로 불린, 그의 아내 신금이.

 

보통학교를 나와 철공장에서 선반을 배우고 철도공작창에 인부로 들어가 조수노릇하면서 사회주의 활동을 하다가 감옥에서 옥사한 이일철의 동생 이이철

 

스물한살 나이에 전쟁에 참여하여 다리 한쪽을 잃고 전쟁포로로 샛말에 돌아온 이지산

제 팔자에 따라 이지산의 아내가된 윤복례

 

일본이 철도를 건설하면서 땅을 강제로 빼앗겨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 철도공사중에 일본인들의 가혹하게 조선인 노동자들을 부려먹은 이야기, 의병들이 역을 습격하거나 철도공사장을 공격했던 이야기

이 모든 것을 보고 경험했던 함바집 민씨의 말은 강한 울림을 준다

그러니 어찌 철도가 조선 사람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지지 않았겠는가

 

고공농성 백일째 진오는 응답없는 사측에 맞서 자기편의 이름들을 페트병에 적고 그 이름이 적힌 페트병과 대화를 나눈다.

그렇게라도 자기편으로부터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었나 보다.

 

이이철과 함께 사회주의 활동을 하던 방우창이 빙글빙그 웃는 얼굴로 한 말은 고단한 하루를 견디는 노동자의 삶을 대변하는 듯 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을텐데, 오늘 하루 없던 셈 치면 되지

 

 

작가는 이 소설을 한국문학의 비워진 부분에 채워 넣으면서 한국 노동자들에게 헌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늘 하루도 굿굿하게 견디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위로를 주는 책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여기서 일상이란 아무 일도 일어지 않는 무한한 반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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