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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자처럼
심우찬 지음 / 시공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랑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나는 에펠탑이 고고하게 서 있는 모습, 세느강의 노을지는 모습, 노천 까페에서 시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곳은 낭만과 멋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어딘가 색다른 나라이다. '프랑스 여자' 가 나에게 주는 느낌도 이와 비슷하다. 시크하고, 자연스러운 멋이 있으며, 다른 이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즐길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프랑스 여자처럼'은 내가 가지지 못한 그들의 매력을 동경하는 마음에, 또한 그들의 모습을 닮고 싶은 마음에 손에 든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현대를 살고 있는 프랑스 여자'들의 성격, 패션, 삶을 심도있게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첫장을 펼치자마자, 내 생각과는 다른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분야별로 소개된 보편적인 프랑스 여자의 일상에 관한 책이 아니라 '이름이 알려진, 프랑스 여자' 30명에 대한 이야기였다. 작가는 '열정으로 창조하라, 지성으로 지배하라, 사랑으로 도약하라, 스타일로 사로잡아라'의 4가지 소주제로 각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너무나 유명한 코코 샤넬, 이자벨 아자니, 카를라 브루니, 마리 앙투아네트와 퐁파두르 부인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책의 매력은, 역사 속 인물부터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생활이기에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었고, 현대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신문과 뉴스 등 매스컴을 통하여 접한 인물을 가까이에서 알게 되는 듯한 친근감을 주었다.
여러 여성들 속에서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프랑스 여자'는 표지를 장식한 '카트린 드뇌브'였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인형처럼 생긴 여자가 있을까'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카트린 드뇌브. 그녀와 언니의 이야기는 나와 내동생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며, 애틋한 느낌을 주었다. 두번째로 인상적이었던 '프랑스 여자'는 정치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몇몇의 여성들이었다. 사르코지의 전, 현 부인에 대한 이야기, 사르코지에게 패한 세골렌 루아얄에 대한 이야기 등은 강인하면서도 똑똑한 그들의 매력을 물씬 느끼게 해 주었다. 전반적으로, 책에서 소개된 여성들은 외모뿐 아니라 지성으로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시드는 꽃처럼 여성의 외모는 영원히 매력적일 수 없지만, 파트너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의 폭넓은 지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매력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내가 예상한 책이 아니라 조금 실망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각 개인을 통하여 '프랑스 여자'에 대한 이미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외모를 다듬으려는 노력보다 나의 머리와 마음을 채우려는 노력을 하여, 진정한 '멋'을 풍길 수 있는 여자가 되기를 바라며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