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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팔과 어깨가 참을 수없이 저려왔다. 익숙하지만 새로운통증이었다. 어떤 일들은 익숙하면서 동시에 새로울 수도 있다는걸 나는 통증으로부터 다시 배운다. 우리는 배우고 싶지 않은 일들로부터 가장 확실하게 배운다. 언제나 그래왔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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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승 중 한 분이자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유아기 아동을연구하는 베아트리체 비브Beatrice Beebe는 "대부분의 연구는 나를찾는 과정‘(me-search)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말의의미는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모든 심리학 연구는 자기 자신과 자신을 키워준 사람들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탐색의 과정이라는 뜻이다.
연구를 시작할 때 나는 내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알지 못했다. 나 자신과 주변 세상에 대해 내가 꼭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필요한 ‘나를 찾는 과정‘은 무엇일까?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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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상담할 때는 늘 부모를 먼저 만나서 아이와 가족에 대한 정보를 얻고, 치료 과정과 목표를 논의한다. 치료를 받는 대상은 아이지만 도움이 가장 많이 필요한 건 대개 부모다.
아이는 가족의 현실을 겉으로 드러내는 ‘지목된 환자(identifiedpatient, IP)‘, 즉 가족 중에서 외관상 ‘병든‘ 구성원이 된다. 이런 아이들은 보통 가족 전체의 문제를 짊어지고 표출한다. 대부분의가정에는 무의식적으로 증상을 짊어지도록 배정된 구성원이 한사람씩 있다. 다시 말해 온 가족의 병적인 측면이 그 한 사람의구성원에게 투영되는 것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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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기억을 끊임없이 변하고 시간이 흐르면서수정되는 유동적인 실체로 여겼다. 그는 이런 역학을 ‘사후성(nachträglichkeit)‘이라고 지칭했다. 사후성은 어릴 때 겪은 충격적인 사건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새로운 의미들로 여러 층위를 이룬다는 의미다. 프로이트는 특히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에 주목했는데, 이런 성적 학대 사건은 아이가 나이가 들어 특정 발달단계에 이르면 회고적으로 재생되는 특징이 있다. 아동기의 성적 학대가 늘 아이에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아니다. 아이는 처리할 수 없고 이해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감당하기 힘들어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충격적인 경험은 재처리된다. 아이는 발달 단계마다 학대를 다른 관점에서 보고 달리 이해하게 된다. 학대당한 아이가 10대가 되고 성인이 됐을 때, 처음으로 성관계를갖거나 아이를 낳았을 때, 그리고 자녀가 자신이 학대당했던 나이가 됐을 때마다 학대 사건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재처리될 것이다. 애도의 과정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의미의 새로운 단계들이 축적된다. 시간이 지난다고 반드시 기억이 흐려지는 것은 아니다. 기억은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다시 나타나기를 거듭하며,
사실적이면서도 동시에 비사실적인 기억으로 경험된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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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되지 못한 경험은 늘 인생에 모습을 드러낼 방법을 찾아내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재현된다. 마샤의 억압된 기억은 처리되지 못한 기억이 표출되는 전형적인 방식을 따라 그녀의 삶에 나타났다. 이런 기억은 마음에 예기치 않게 숨어들어 나중에발생한 사건들 속에서 촉발된다. 라라와 이선의 친밀한 관계는마샤의 트라우마를 일깨웠고, 자신은 보호받지 못했지만 라라만큼은 지켜야겠다는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이로써 마샤는 그녀 스스로 자신이 바랐던 부모의 모습이 될 수 있었다. 라라의머리를 짧게 자르라고 했던 것은 라라를 보호하려는 의도였다.
한나가 월경을 시작했을 때 딸을 보호하는 조치라고 믿고 따랐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마샤는 라라를 통해서 자신이온전히 수용하고 처리할 수 없었던 성적 학대의 트라우마를 다시 체험했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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