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The Bees - 랄린 폴 장편소설
랄린 폴 지음, 권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신기했다. 어디선가 보았던 책과 내용이 비슷했다. 하지만 더욱 잔혹하고

더욱 나에게 익숙한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주인공의 모험이랄까, 패기랄까

여하튼 그 알 수 없는 욕망은 어디서 끝이 나는 것인지 궁금해져만 갔던


이 책은 랄린 폴의 장편소설인 <The Bees 벌> 이라고 한다.


 

, 제목에서 보다시피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벌이다.

다들 벌을 생각하면 실제 말벌이나 꿀벌의 모습, 혹은 애니메이션 <꿀벌대소동>의

 


 

 

이 귀여운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들 꿈 깨시길. 천만의 말씀.


그저 한없이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의 끝을 보여주는 벌이 등장한다.

 

주인공의 이름은 플로라717 이다.

플로라 계급의 벌이며 이름은 숫자로 불리워지는 것이다.

방금 언급했던 대로 이 벌은 계급이 있다. 그렇다면 이 벌이 살고 있는 벌집은 계급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 바로 이 계급사회로 인해 이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사실 아까 맨 처음 말을 꺼낼 때 어디선가 보았던 책과 내용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바로 그 유명한 풍자소설인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이었다.

 



 농장주인인 인간을 몰아내기 위해

동물 농장의 동물들이 힘을 합쳐 '혁명'을 이루어 낸다. 자유,평등이 이루어진듯 보였다.

그러나 그 동물들의 리더격인 돼지들이 다시 인간처럼 동물들 사이에서 계급을 나누었고

인간 -> 돼지 로 옮겨져 버린 권력의 힘을 나타낸 채 책은 비참한 끝을 맞이한다.

 

<동물농장>에서 나오는 유명한 슬로건이 있다.

" Four Legs Good, Two Legs Bad"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즉 인간을 몰아내고 동물의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혁명의 구호로 내세운 문장이였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책의 전체 내용을 대표하는 문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수용하고 순종하고 봉사하라"

 

​한 치의 기형도 용납하지 않는, 그저 여왕에게 수용하고 순종하고 봉사하는 꿀벌 세상 속에서

플로라 717은 기형으로 태어나고 만다.

 

플로라는 가장 하층계급 중에서도 최하층의 계급이다.

그 위로 시슬, 티즐, 멜리사 등의 계급이 존재하는데 어쨌든 가장 높은 계급에 위치한 것은 여왕이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는 수벌이 소수이지만 지배층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플로라는 청소병이지만 그녀와 같은 종족의 다른 자매들과 달리 말을 할 수 있었고 그들보다 뛰어난 후각과 몸집 등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지식을 갖기를 원하고 있었다. 욕망이 있었고, 늘 질문을 했다.

 

그저 순종하는 것이 법도인, 질문을 하는 것이 금지시 되는 이 사회에서 갖은 것에 궁금증을 가졌던 그녀는 기형임이 분명했다.

 

 

이제부터는 줄거리가 나오기 때문에 읽으실 때 주의하시길 바란다.

 

플로라는 청소병에서 세이지 자매에 눈에 띄어 보육병이 되고, 그 후에는 그녀의 신체적 능력이 눈에 띄어 보급병이 되고,

벌집에 쳐들어온 베스파,즉 말벌을 해치운 공으로 여왕 또한 만나게 된다.

그녀의 종족들은 평생 죽을 때까지 만날 수 없는 최고층의 꿀벌이었다.

 

그녀는 여왕을 만나면서 여러 지식을 얻게 되고, 그녀의 금지된 것에 대한 욕망은 더욱 더 커져 갔다.

결국 "여왕만이 생식하리" 라는 금기에 도전하게 되고,

 

심지어 알을 낳게 된다.

그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계속해서 경험하고, 느끼게 되고

결국은 그녀의 마지막 알이 성장하고 공주가 되는데,

 

 

 그 공주는 새로운 여왕으로 탄생한다.

 

 

 

기형으로 태어난 그녀는 결국 여왕의 어머니까지 되고 만다.

 

기존의 계급사회가 무너지고, 새로운 꿀벌의 세상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했던 익숙한 사회의 모습은 기존의 계급사회​를 뜻한다.

지배층을 위해서 그저 위를 보지도 못하고 묻지도 못하고

어느 하나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는, 계급에 따라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사회말이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우리 사회에서도 플로라처럼 기형이 존재하고 있을까?

적어도 나는 수많은 플로라들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모든 인간사회의 플로라들이 <The Bees 벌> 속의 플로라와 같이

계속해서 도전하고, 욕심을 내고, 원하는 바를 쟁취할 용기와 배짱, 패기를 가지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사회가 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미래의 플로라들의 등장이 은근 기대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굉장히 매끄럽게 읽히는 느낌의 소설이었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책 장르 중에

이렇게 흡입력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을 좋아한다.

어려운 단어들, 몇 번을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구절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의미는 파악할 수 있었다.

 

 

 

신선했다. <동물농장>과 비교하기는 했지만 분명 그 책과는 다른 느낌이 있다.

시대주의적 배경-2차세계대전 직후-이 확연히 드러났던 <동물농장>과 달리

 

 

<The Bees 벌>

현대사회의, 지역을 막론하고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이 담겨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20대에게 더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 책인 듯 했다.


그리고 더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처음은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어도 어느새 전체 느낌을 파악하고 나면

더이상 공원을 거닐면서 날아다니는 꿀벌들의 모습이 그저 단순하게 보이지만은 않을 것 같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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