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LiPE : 튤립의 날들 팡 그래픽노블
소피 게리브 지음, 정혜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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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 그래픽노블 - TULiPE① 튤립의 날들

소피 게리브 글 그림 / 정혜경 옮김

주니어RHK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공식 선정작(2017-18, 2020, 2022)

세계 최대 만화 축제가 선택한 화제의 그래픽노블.

튤립과 친구들이 선사하는 위로와 감동, 해방감과 진실함!"

친구들의 이름인 나르시스, 크로커스... 이게 꽃이름이라고?

생소한 꽃은 바~로 검색! 나르시스는 수선화의 학명, 크로커스는 붓꽃의 일종인 샤프란,

식물 이름을 가진 동물들이 던지는 어쩌면 뜬금없는, 철학적인 질문들.

생각보다 진지한 그들의 대화이지만, 아홉컷 만화를 통해 어렵지 않게 술술~ 페이지가 넘어간다.


스누피를 좋아하는 아이, 찰스 M. 슐츠의 코믹 스트립 <피너츠>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이 귀염뽀작한 캐릭터는 뭐야?" 라며 취향 저격해 주셨다.

태양에게 편지를 쓰는 새, 바이올렛.

"내가 지금 슬퍼!!"라고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못하고, "너 지금 슬픈데."라며 타인에게 투영하는 모습, 자신을 봐달라면서 빙빙 돌려 표현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내성적인 나르시스(아르마딜로), 혼자가 좋다고 하지만 슬쩍슬쩍 보여지는 속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소심한 나르시스에게 호감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보는데...

크로커스는 웃으며 남들을 즐겁게 해주라고, 튤립은 마음을 숨기고 친절하게 대하라고, 바이올렛은 애쓰지 말고 자기 삶을 살아라고~ 각자의 성향대로 생각도 다르다.



나무를 사랑하며 문제 일으킬 만한건 차단하고 단조로운 삶을 사는 친구, 스스로를 현자인척 하는 나라고 말하는 주인공 튤립(곰).

여행이든 배움이든 뭐든 할 수 있는건 다하며 바쁘게 사는 크로커스(뱀).

한 때 나도 크로커스처럼 바쁘게 살았던 적이 있다.

대학 때는 복수전공을 했고, 직장 다닐 땐 국비 카드로 여러가지를 배우고, 여행을 가서도 이왕 돈과 시간을 들여온거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해야 한다며 부지런히 움직였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유행할 만큼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기 시작했고, 여행도 많이 쫓아다니기보다 한곳에서 여유롭게 구석구석을 즐겼다.

그래서 나는 튤립의 말도, 크로커스의 말도 모두 끄덕여진다.

어느 쪽이 맞다 틀렸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자신의 성향대로 움직이면 되는 것이고, 그것을 남이 판단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 순간을 사는 내가 최선을 다해 즐기면 되는 것이 아닌가?

친구들과의 갈등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부분들이 대부분일텐데, 타인의 생각도 인정할 수 있는 눈을 키워준다면 속앓이를 좀 덜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다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는 바이올렛의 말에 공감한적 있다는 원이, 그리고 이 세상 모두가 널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튤립의 말도 공감하기에 둘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거 같단다.

공감되는 장면도 찾아보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에 대해 이야기도 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대답해줬을까? 하며 대답을 직접 해보기도 하고, 주인공들과 닮은 친구들을 떠올리며 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등장 캐릭터들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또 물음표로 남아있던 문제들도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튤립의 다음 이야기들~ 여행을 가고 싶기도 하지만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시도하지 않았던 튤립이 여행을 떠난다고??

여행을 통해 튤립은 또 어떤 생각들을 하고 어떤 결론들을 도출해 낼지 궁금하다.

이런저런 고민 속, 아직 정립되지 않는 가치관을 가진 두 아이가 철학자 곰 '튤립'의 세상을 쿨~하게 사는 팁을 얻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읽은 <튤립의 날들>.

"엄마~ 대사가 너무 이뻐~ 감동적이야~~" 라고 하는 중딩이, 매콤달달한 인문 교양서~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함께 읽으며 위로 받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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