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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좋아해서 그런 거야 ㅣ VivaVivo (비바비보) 47
바바라 디 지음, 김선영 옮김 / 뜨인돌 / 2021년 10월
평점 :

너를 좋아해서 그런 거야
바바라 디 지음 / 김선영 옮김
뜨인돌
"너를 좋아해서 그런 거야."라면서 장난끼 넘쳐보이는 남자 아이들에 비해 가운데 여자 아이의 표정은... 글쎄다. 썩~ 좋아보이진 않다.
"좋아한다면 더 아껴줘야지 이놈들!!!" 시작부터 과몰입이 되면서 어떤 성장 과정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친구의 생일 축하에 느닷없이 끼어든 남자 아이들, 버스 옆자리에서 쩍벌로 불편하게 만들고, 생일이라며 안아달라고 조르고, 몰래 엉덩이까지 만지는데...
"내가 싫다잖아! 그게 어떻게 그냥 장난이야?"
라고 외치는 밀라,
지금은 그랬다간 선생님께 혼나겠지만 내가 어렸을 땐 발육이 빠른 여자 친구들에 짓궂은 장난을 치는 남자 애들이 있었다. 하지 마라고 소릴 질러도 그 반응을 재미있어 하며 괴롭히던 모습이 생각났다.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했던 밀라, 자신에게 닥친 일에 대해선 망설이며 고민만 엄청 하는데... 친구들에게 일부를 이야기 하지만, 오히려 예민한 아이 취급을 당한다.
은밀한 성추행이란 것이 제삼자 입장에선 별일 아닌듯 보여 예민한 아이가 될 소지가 충분한 것 같다. 그건 당하는 본인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큰 맘 먹고 찾은 상담 선생님은 출산 휴가중이시고, 삐그덕대기 시작한 친구들과의 우정, 평탄하지 못한 가족의 문제까지, 거기에 자기 방어 차원에서 한 행동은 과잉 반응이라며 벌까지 받게 되는데... 중2 소녀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처음에는 누구나 잘 듣지 못해. 아니 듣긴 하는데 귀를 기울이진 않는거지. 몇 번을 더 이야기할지는 너한테 달린 거야."
"그렇다면 그 애들의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워야지."
-본문 중에서-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친구 관계도 뒤죽박죽...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마음이 복잡한 상태에서 생각지 못한 엄마와의 대화, 나 전달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그 애들의 언어로 말하기!
어쩌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선 그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밀라는 친구들과의 관계도 회복하고, 남자 아이들의 불편한 장난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

"문제는 내 가슴 속에 나방 떼가 날아다니고 있다는 거였다. 나비가 팔랑이는 것과는 달랐다. 나비가 팔랑리는 게 그저 긴장되고 초조한 기분을 말한다면, 나방이 날아다니는 건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본문 중에서-
청소년 사회 문제를 위트있게 잘 다루는 작가라 그런지, 흡입력 있게 캐릭터를 잘 살렸다.
피해자 밀라의 관점에서 답답함, 분노, 두려움 등을 풀어가는데, 밀라의 일기장을 읽고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밀라와 같은 경험을 가진 아이에게도, 남자 아이들처럼 악의없는 장난을 쳤던 아이에게도, 그리고 이 상황을 옆에서 방관했던 아이들에게도 생각할 여지를 준다.

"과잉 반응? 예민? 착각? No!
내 감정에 확신을 심는 통쾌한 발차기!"
작은 아이는 남자 아이들에게 주어진 벌이 너무 약한거 아니냐며~ 친구들이 예민하다며, 과민반응 한다고 말할 때, 밀라 자신의 의지대로 밀어 부쳤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자기에게 이런일이 생긴다면 어른들에게 말해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한다. 물론 일어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말이다.
남자아이들의 불편한 장난, 주변에서도 은밀히 일어날 수 있는 일,
관계가 깨질까봐 분위기가 이상해질까 말 못한적이 있다는 아이, 자신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겠다는 아이,
청소년 소설이지만, 아이든 어른이든 함께 밀라의 이야기를 읽고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위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