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 2020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5
크리스천 맥케이 하이디커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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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원제 : Scary Stories for Young Foxes)

크리스천 맥케이 하이디커 지음

이원경 옮김

밝은미래

미래주니어노블05-십 대 청소년이 즐겁게 읽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문학

"2020년 뉴베리 아너상(Newbery Honor) 수상작

문학성을 갖춘 액자식 구성의 무서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큰 아이가 보고 싶어한 것도 있고,

"2020 뉴베리 아너상"이란 글자가 나로 하여금 이 엄청난 두께의 무서운 이야기 책을 집어들게 했다.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어린이 문학상인 뉴베리상,

공포물이 어린이 문학상을 받기 쉽지 않을텐데...라는 의문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해소된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큰 아이가 먼저 가져가서 나는 내 차례를 기다렸다.

아이들을 재우고 '한 챕터만 읽자~'하고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는데...

결국 마지막 페이지를 다 넘기고 새벽 3시에 잠들었다는건 안비밀~!!

두 마리의 여우와 뒤에서 노려보는 검은 여우의 모습,

자세히 보면 둘 중 한마리는 다리가 셋이다.

빨간 색으로 적힌 제목도 자세히 보면 여우털이다.

겉표지 안에 드러난 빨간 속표지,

책 읽을맛 나는 환양장에,

갈피끈이 들어있어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 언제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싶은 일곱 마리 새끼 여우들,

통나무를 넘어, 바위를 돌아, 개울을 건너, 풀 숲을 지나, 사슴뿔 숲 깊은 곳 습지 동굴에 도착한다.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온 새끼 여우들에게 이야기꾼이 말한다.

"모든 이야기는 두 가지 면을 갖고 있다.

달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처럼 말이지.

너희가 끝까지 들을 만큼 용감하고 슬기롭다면,

그 이야기는 세상의 좋은 모습을 밝혀줄 거야.

너희를 바른 길로 인도해 주고,

너희가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주겠지.

......

하지만 말이야.

너희가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무서워서 끝까지 듣지 않고 꽁무니를 뺀다면,

이야기의 어둠이 모든 희망을 집어삼킬 수 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너희는 두 번 다시 굴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야.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하고 영원히 젖내를 풍기며 삶을 허비하게 되겠지."

- 본문 12~13 페이지 -

이 말의 의미가 알쏭달쏭했는데, 책을 완전히 덮으며 고개가 끄덕여진다.

캄캄한 밤, 무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새끼 여우들,

어린 여우 미아와 율리의 무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승 여우가 노란 악취를 풍기며 검고 끈적이는 눈으로 변해 어린 여우들을 공격하는 이야기,

다리가 불편한 막내 동생에게 거짓말을 일삼고 괴롭히는 여섯 누나들,

사람이 설치한 덫에 걸린 엄마 여우,

가죽이 벗겨질 위기로부터의 필사적 탈출기,

천 개의 입을 가진 괴물 골가투르시로부터 벗어나기,

치를 떨게 만드는 무서운 발톱마왕과 썩은 발,

눈밭에서 만난 생명체들과 유령을 마주하는 이야기까지...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무서움에 엄마 품으로 한마리씩 돌아가고,

한 마리의 새끼 여우만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데...

이야기를 읽다보니 따돌림, 가정폭력, 아동학대, 부모와의 이별과 같은 현실 사회의 모습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와 함께 보여지는 모성애, 생명에 대한 따뜻한 마음, 희생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지도 했다.



음산한 사슴뿔 숲에 사는 늙은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여덟 편의 이야기는 액자식 구성이다.

이야기꾼과 새끼 여우들과의 대화는 액자 틀이 되어 검은색 배경의 흰 글씨 부분에,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액자 속 그림이 되어 하얀색 배경에 쓰여있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읽다보면,

반전과 함께 액자 틀과 액자 속 이야기가 연결되어 하나의 큰 그림으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의 추천사가 말해주는 책,

단순히 무섭기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시련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더 와닿는다.

나쁜 상황에서 숨거나 도망가는 것이 아닌, 살기 위해 도전하는 여정 속에서 어엿한 어른 여우로 성장하고 있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공포가 어린 여우들 앞에 닥칠까?

들려줄 이야기가 없다면, 무슨 수로 아이들이 위험에 대비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스스로 터득해 가야 할 거야."

"우리가 그랬듯이."

- 마지막 본문 중에서... -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슬픔, 절망, 두려움, 외로움 등의 외부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인 회복탄력성(레질리언스)을 기르도록 도와주고 싶었던 것 같다.

더운 여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 읽고 그 가치를 나눌 수 있는 미래주니어노블의 다섯 번째 도서 <어린 여우를 위한 무서운 이야기>!!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여우는 무서운 이야기보다 엄마의 심장 뛰는 소리가 더 좋았던 막내!

겁 많은 막내가 홀로 자리를 지켰던 이유는...

직접 읽어보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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