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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너는 너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아이들 22
이수경 지음, 장준영 그림 / 책고래 / 2020년 7월
평점 :

괜찮아 너는 너야
글 이수경 / 그림 장준영
책고래
'시'라는 장르와 별로 친하지 않은 나,
"괜찮아~ 잘 될거야~~~" 라는 cm송과 함께,
그 때 그 시절이 떠오르는 동시집을 만났다.
우리는 개인주의화 된 세상에 살면서,
다른 사람과는 비교를 하는,
피곤한 개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것 같다.
이런 우리 모습에 위로를 건네는 말~
"괜찮아~ 너는 너야!"

이 동시집에서 가장 먼저 만났던 <초여름 저녁>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와 많이 닮았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읽어줬는데...
너무 급했나?
제목 빼고 동시만 줄줄~~~
아이들도 중간중간 픽! 픽! 웃더니,
다 읽고 나서 작은 아이 왈
"엄마 동시 제목이 <삐쳐!>야?" 라고 해서 같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아, 진짜
나 안해~!!"
애들끼리 달래면 한명 달래면 다른 애가 삐치고 그런다며~~
오후에 싸우고 들어왔다가 다음 날 같이 놀았다는 아이들...
"너 OO랑 싸웠다며?" 그러면
"우리 다시 화해했어~ 우리 베프야~"
그러는데, 완전 똑같다며 자기들이 더 공감한다. ㅎㅎㅎ

지금은 타지에 있지만, 부산에서 30년을 넘게 산 나,
밖에서는 되도록 사투리를 안쓰려고 하고 집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한다.
중간중간 동시 속에 나온 사투리버전은 내가 아~주 자신있게 읽어줬더니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깔깔깔~~
나 코미디언 된 줄~~ ㅎㅎㅎ
"박 상기!
오늘은 너그 집 가정방문 갈 끼다.
딴 데로 새지 말고 막바로 가 있어라이."
......
우짜노
우짜노
우짜믄 좋노"
- <가정방문> 중에서 -
사투리를 쓰며 읽어주니
또 제목을 바꿔 버린다.
<집으로>를 "니가 봐라이"로~
<가정방문>을 "우짜노"로~~
ㅎㅎㅎ
대학교 다닐 때,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함께 농촌봉사 활동을 간 적이 있다.
조별로 각 지역의 학생들이 속해있고 나만 경상도였는데, 마칠 때는 아이들이 전부 "언니(↑)야~" 이러면서 내 말투를 따라하던 기억이 난다.
부산사투리 억양이 쎄기는 쎈가 확~! 와닿나 보다.
큰 아이 픽~!
친구들이랑 놀고 있을 때 동생이 오면
"너 깍두기 해~!"라고 하는데 똑같다며 <깍두기 할 래?>,
작은 아이의 선택을 받은 동시들~
<집으로>, <가정방문>, <초여름 저녁>
이 세 편의 동시는 반복되는 말이 있어서 재미있었고,
<칭찬과 야단>, <예방주사 맞는 날>
두 편은 공감이 되어 재미있었단다.
"예방주사 맞을 때 옆에서 하나도 안 아파~ 라고 하는게 공감이 됐어~ 그런데 맞으면 따끔하면서 살짝 아파~~" 라며 선택의 이유를 말해준다.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나는 68편의 동시.
공감가는 동시 앞니 빼는 이야기 <셋>,
요즘은 다듬어져서 나오지만, 예전엔 엄마가 나물 사오면 같이 앉아 다듬는데 한참을 다듬다보면 손톱 밑에 까매지던 그 때 그 추억이 생각나는 <손톱 밑>,
비 오는 날이면 일부러 비 맞고 운동장 뛰었던 학창시절이 떠오르는 <놀고 싶어서>,
(그 때 교복 빨래는 내 엄마의 몫이었다는~~ 엄마 미안~~~^^;;;)
<다 큰 게>는 큰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짠~한 동시,
이렇게 한 편 한 편이 나의 추억과 오버랩 되고,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괜찮아 너는 너야"
아이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지만,
메말라가는 내 감정에 따뜻함을 충전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순수했던 그 시절이 그립다면 "괜찮아 너는 너야" 동시 속으로 들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