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개를 지키려는 이유 미래주니어노블 4
문경민 지음 / 밝은미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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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이 개를 지키려는 이유

 * 문경민

 * 밝은미래 (미래주니어노블04 )

 

제 2회 다새쓰 방정환 문학 공모전의 대상 경력이 있는 작가의 세 번째 책이자,

미래주니어노블 네 번째 책이 나왔다.

벚꽃이 생각나는 연분홍색 띠지를 벗기고, 활짝 펼치면 보이는 표지의 전체 그림!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다.

책을 본 아이의 반응은~

"엄마~ 표지가 너무 이뻐~"

사랑스럽고 따뜻한 색감의 표지와 계속 강아지를 키우자고 조르는 아이의 눈에 띈 '유기견'이라는 소재,

그래서인지 제법 두께가 있음에도 거부감없이 가지고 자기방에 들어가 읽기 시작했다.

 

 

글씨가 검정이 아니다.

음... 사진 필터로 치면 갈색톤, 드라마틱 따뜻한 톤을 입혀놓은듯 하다고 해야할까나?

나는 왜 팥죽이 생각나는지...

암튼 기분 좋게 차분해지는 색이다.

유일하게 그림이 그려진 페이지,

차례 속 드문드문 보이는 단어로 장군이인지 캔디인지 몸이 불편해 보이는 개를 지키기 위해 지구 수비대와 쓰리걸즈가 시합을 펼치는 이야기를 예상해본다.

본문 홀수 페이지 하단에는 빠르게 넘기면 개가 뼈다귀를 먹으며 집까지 도착하는 등의 작은 장치도 숨겨놨다.

 

 

지구아파트에 사는 고찬이, 준민이, 정혁이는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면서 기존에 다니던 학교가 폐교되고 새로 지은 프로방스아파트 단지 내 새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새 학교는 갓 지은 문화 센터처럼 고급졌지만, 새 친구들과 좀처럼 가까워지지도 않고, 등하굣길은 답답하기만 하다.

"학교 텃밭에서 남자아이들은 도마뱀을 잡곤 했다. 손바닥 길이밖에 안 되는 날씬하고 미끈한 도마뱀이었다. 손바닥에 살며시 쥐면 도마뱀은 혀를 날름거리며 깨알 같은 눈을 깜작거렸다.

새 학교에서는 그런 게 없었다. 예전에는 늘 있었던 것들이 꿈속에서 봤던 것처럼 흔적조차 없었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을 그리워하는 것만 같았다."

-'스쿨버스 타야 하는 시간' 중에서-

예전 학교를 그리워하는 고찬이, 그리고 이런 마음에 공감하는 지구수비대의 정혁이와 준민이,

뒷산을 넘어 학교 가는 길에 세 아이 눈에 띈 익숙한 한마리 떠돌이개,

배가 고파 안달하는 개를 보며 이곳저곳 헤매는 모습이 애처로워보였는지 무심코 개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이름은 장군이로~!

장군이를 돌보면서 학교 다니는 길이 신나진 세 아이,

하지만, 자신들이 키우기로 한 캔디라며 나타난 쓰리걸즈 민경이, 주희, 수림이.

"누런 털은 푸석푸석했고 궁둥이와 가슴팍에는 어디에서 묻혀 왔는지 모를 검댕이 잔뜩 묻어 있었다.

털로 덮인 몸인데도 어딘지 모르게 균형이 맞지 않아 보였다.

가슴팍은 퉁퉁하다 싶을 만큼 부풀어 있었는데 배는 이상하리만치 홀쭉했다."

-'균형이 맞지 않는 개' 중에서-

장군이의 첫인상을 보면, 키우기 쉬운 작은 강아지도 아니고, 건강해보이는 개도 아니며, 잘생긴 개가 아니었는데...

이런 개를 두고 서로 키우겠다며 여섯 아이들은 시합을 하기로 한다.

가족들이 반가워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아이들은 시합에 이기기 위해 연습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합을 제안하기도 한다.

봄비 오는 소리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장군이에게 달려가는 모습,

장군이가 아프다는 한 통의 전화에 함께 달려가는 여섯 친구들,

장군이는 단순 감기가 아닌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는데...

아이들이 모아둔 세뱃돈, 용돈을 다 털어도 부족한 수술비...

함께 슬퍼하고, 함께 걱정하고, 함께 기도하던 아이들은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된다.

여섯 아이들은 시합을 해 나가면서 상대방을 걱정하며 이해하게 되고, 성장하고 있었다.

 

 

"이 개, 우리가 키우면 어때?"

떠돌이 개를 서로 키우려는 여섯 아이들의 대결,

그리고 책임진다는 것.

16년 전, 유기견을 잠시 데려온 작가,

그 때 만났던 개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여섯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고...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아이들 편에 서서 이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고 한다.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자 길에서 맡을 수 없었던 구수한 나무 냄새와 시큼한 흙냄새가 났다."

"그냥 시골 개천이었다. 물고기가 살았고 여름이면 개구리 소리가 들렸다."

"주먹만한 작은 새가 참나무 가지에 앉아서 개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작은 몸뚱이에서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었다. 새는 까만 부리로 날갯죽지 아래를 콕콕 쑤셨다."

풍부한 묘사들로 인해 자연의 냄새도 나고, 소리도 들리는 듯, 눈 앞에 작은 새가 앉아있는 것만 같았다.

"고찬이가 민경이에게 달려들었고 정신을 차린 정혁이와 준민이도 주먹을 불끈 쥐고 덤볐다. 주희가 비명을 지르며 휘두른 사료 봉투가 준민이 머리를 세차게 때렸다. 터진 봉투에서 빠져나온 개 사료 알갱이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다 민경이 입속으로 골인. 민경이가 에퉤퉤 하는 사이 준민이가 머리로 민경이 배를 들이받았다. 수림이는 자기들이 사온 플라스틱 개집과 개 간식 봉투를 던졌다. 참나무에 부딪힌 개집에서 지붕이 떨어져 나갔고 뒤엉킨 준민이와 민경이가 흙바닥을 굴렀다......"

대본의 지문을 옮겨적은듯 구체적인 묘사로 그림 하나 없는데 장면들이 눈 앞에서 그려졌다.

행동과 배경의 묘사와 이야기의 속도감이 잘 어우러져 술술~ 읽혀 내려간 책,

"엄마~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 할 정도로 큭큭거리며 웃다가,

아이들이 개를 지키려는 각자의 이유를 읽으면서는 혼자 훌쩍훌쩍~

아이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이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쓴 큰 아이,

자기는 아이들이 캔디가 아플 때 어떻게해서든 캔디를 살리려고 돈을 모으고, 부족한 수술비에도 수의사 선생님께서 캔디를 수술해주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 개를 지키려는 각자의 이유를 묻고 답하는 장면에서는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초등학생의 책임감을 언급하며 자기 또래 아이들도 책임감이 있다며 무시하지 마라고 ㅋㅋㅋ

지금 키우는 사슴벌레를 풀어주고 강아지를 키우자던 아이가 이 책을 다 읽고는 사슴벌레를 끝까지 잘 키워야겠다고 했다.

아이들이 개를 키우려는 각자의 이유와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

거기에 눈 앞에 그려지듯 생생하게 그려지는 미래주니어노블의 네 번째 이야기 <우리들이 개를 지키려는 이유>,

지금껏 나온 미래주니어노블 시리즈가 다~ 좋았지만, 이번에는 번역서가 아닌 한국 작가이기에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단숨에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책, 주니어노블이지만 강퍅해진 어른들의 마음을 녹여줄 수 있는 책, 왜 어른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는지 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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