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꿈터 책바보 18
박현숙 지음, 이승연 그림 / 꿈터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 글 박현숙 / 그림 이승연

   * 꿈터

 

<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는 꿈터 책바보시리즈 열여덟 번째 이야기로, 박현숙 작가의 <선생님이 사라지는 학교>, <선생님이 돌아온 학교>에 이어 현재와 미래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풀어놓은 동화이다.

처음 제목을 보고는 얼마 전 읽었던 책의 주제인 인구 절벽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주제~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이고 학교는 공부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는 말에 공감이 되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행복한 교육은 어떤 것일지 고민해보고 싶었다.

표지에 빈 책상들 사이에 서 있는 선생님은 왜 진땀을 흘리고 있으며, 출석부를 떨어뜨릴만큼 무엇때문에 놀라신걸까?

 

전봇대 뒤에서 뭔가를 보는 두 아이와 멀리서 지나가는 트럭.

차례를 읽어보면서 폐교, 이사, 결국 제자리, 우리도 이곳에서 사라져야 하나요? 등 부정적인 제목들이 많다.

하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희망적인 제목들이 그래도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아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둥우가 살고 있는 은영시는 계획된 도시였다. 은영시의 학원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고 실력있는 강사들이 모여있어 빠른 시간내에 대한민국 최고의 학군으로 소문이 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전학을 가기 시작한다. 거기에 거대한 공동묘지 자리였다는 괴담이 돌면서 유령도시가 될거라는 소문까지 들린다.

학부모 모임에서 "폐교 결사 반대" 현수막을 붙이고 있지만 자고 일어나면 친구들이 떠난다.

 

설상가상으로 선생님도 그만 두신단다.

그런데 폐교 직전의 학교로 새로오신 선생님.

키는 크고 삐쩍 마른 몸에 헐렁한 노란색 점퍼, 귀를 가린 모자와 기린 얼굴의 슬리퍼!!!

아이들은 별 기대없이 선생님을 만나는데...

선생님은 첫 날부터 문제제기를 하신다.

왜 똑같은 견학 장소, 똑같은 활동을 하느냐고, 왜 학습에 관련된 수업만 하느냐고~ 외계인과 친해지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 재미있는 활동이 많은데 말이다.

아이들은 학교 전통을 들먹이며 왜 그런 쓸데없는 일에 시간 낭비를 하냐며 선생님 말에 반박한다.

아이들이 어른 같은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선생님은 학교 규칙과 다른 새로운 경험을 아이들에게 제안한다.

그런데... 설마설마... 아이들은 아니었다.

왜 선생님을 못믿은거지?

이 부분에서 선생님도 안타까웠겠지만 나도 그렇다.

아이들에게 야단을 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답답했던 아이들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선생님의 말씀...

"생각이 단단한 콘크리트처럼 굳어져 있는거지, 너희들이 잘못한 게 아니야...... 내가 야단칠 일은 없어. 그러니까 아무 걱정들 하지 말고 먹어라......"

이 부분은 어른들의 잘못을 꼬집어주는거 같다 ㅜㅜ

 

하루하루 보내던 중, 둥우의 호주머니에서 꺼낸 안내장 한 장.

"전국 초등학생 생각 펼치기 대회"

- 주제 : 나에게 가장 귀한 것

"마지막으로 추억을 만들어 보자~ 멋진 추억을~"

둥우는 은유, 경진이, 동호와 함께 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음악과 춤을 담당하게 된 둥우.

"퍼팩트폰이 알려주는 그대로 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나만의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겹칠 가능선도 있다. 퍼팩트폰에게는 약간의 도움만 받는다."

기계에 모든 것을 넘겨주지 않는 둥우의 모습!

둥우는 처음으로 밤을 꼬박 새우고, 스스로 뭔가에 집중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람이 할 일이 줄어드는 세상'

지난주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으로 작업자 없이 첨단 로봇 80여대가 24시간 가동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접하면서, 이야기 속에 나오는 거울 시스템, 색이 변하는 빵 봉지 등 미래의 모습들을 상상해 보았다.

이런 시대에 기계에 과의존하지 않고 나만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워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전국 초등학생 생각 펼치기 대회!

아이들의 생각으로 스스로 움직여서 해낸 일.

이게 선생님의 큰그림인가?

학교의 주인인 아이들이 은영초등학교를 지켜낼 수 있었을까?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바뀐 교육정책에 따라가지 못하고 이전에 하던대로 명문대학을 향해 달려가던 은영시는 무너지게 되었다.

최고의 학군은 과연 어떤 곳일까?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곳?

교육 방침에 따라 학교의 평판이 달라지고 도시가 요동치는 현상의 피해자는 결국 우리 아이들이기에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작가는 공부가 유행 같은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너도 나도 다 하는거라서 하는게 아니라 할 수 있는 만큼,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만큼,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은 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가진 소질이나 재능을 찾아 그 꿈을 키우라고 말이다.

밤늦게까지 학원 뺑뺑이 돌고, 공부를 잘한다는 아이도 자기가 하고 싶은게 뭔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으면 안타깝다.

가끔 EBS 세계의 교육 현장이라는 다큐를 본다.

다큐 속 아이들의 진지하고 행복한 표정을 보면 우리 아이들을 유학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정말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그리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그런 세상이 온다면 출산율은 덤으로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 속 생각 펼치기 대회에서 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던 랩 부분...

"함께 뛰놀던 운동장이, 함께 공부했던 교실이, 웃음이 폭죽처럼 터지던 그곳이, 나에게는 아주 귀한 것이지."

"친구들과 싸웠던 기억이, 위로하며 함께 울었던 기억이, 우정이 폭죽처럼 터지던 그곳이, 나에게는 아주 귀한 것이지."

그땐 그랬던거 같다.

우리 아이들에게 기억될 학교 역시 이런 곳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