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탄생 미래아이문고 27
선자은 지음, 고상미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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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녀의 탄생

  * 글 선자은 / 그림 고상미

  * 미래아이

 

연필스케치를 한듯 흑백 그림 가운데 망토를 입은 누군가에게 빛이 비춰져 있다.

거기에 제목은 <마녀의 탄생>

그래서 공포물일 거라는 나름의 추측을 했다.

하지만,

"우정과 질투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는 아이들의 이야기, 우리 안의 마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동화"

라는 소개글을 보고 궁금해졌다.

 

 

달이네 추석맞이, 상여 나가는 날, 예쁜 얼굴 팝니다,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 위험한 게임 마니또 등......

글과 그림 작가님들의 낯익은 책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차례에 아이들 한명한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거 같은데, 그 아이들의 속마음도 궁금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5학년, 우리 큰 아이와 학년이 같아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베테랑 전학생(전학을 너무 자주 다닌다는) 진진, 전학 첫 날 들고 온 전단지 뭉치.

"마녀가 소원을 들어 드립니다."

그 전단지를 손에 넣은 한루아.

다른 친구들에겐 보여주지도 않고 자신의 것인양 가져가서 '루식스'라는 모임의 친구들에게만 나누어 준다.

꽤나 건방진 태도였지만 다른 아이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꼬리를 내리는 모습이 평소에도 제멋대로 하는 것에 익숙한 듯 하다.

'루식스'는 루아를 중심으로 여섯 아이들의 모임인데, 발언권이나 결정권은 루아에게만 있는듯 하다.

한루아, 한태민, 강현, 서준우, 이시연, 그리고 남은 한 자리에 전학생 진진이 초대된다. (원래 그자리는 신소이라는 천사같은 아이 자리였다는...)

루아와 사촌이자 학급 회장인 한태민.

3학년때까지만 해도 어른들 말 잘 듣는 범생이자, 친구들의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루아의 도움으로 학급 회장의 자리까지 오른다.

이런 태민에게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만큼 후회되는 일이 생겼다.

마침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고, 뭔가에 홀린듯 어느 집의 문고리를 당겼다.

게임 영재라는 타이틀을 놓치고 싶지않은 강현.

승리가 반복되면서 지는게 낯설어진 현은 자연스럽게 우승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고, 강현이도 결국 승부욕 때문에 마녀를 찾아가게 된다.

대표팀 형을 둔 축구 영재 서준우.

형과 비교 당하는게 싫은 준우에게 드디어 터질게 터지고 말았다.

마녀의 마법에 걸린듯 찾아간 준우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마녀의 집 문을 열었다.

루식스 멤버 중 가장 평범한, 루아와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기에 멤버가 된 이시연.

루아처럼 되고 싶어했고, 짝사랑으로 고민하다 마녀의 집 앞에 도착한다.

반에서도 모임에서도 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루아.

루아는 진짜 친구를 만들고 싶어했다.

루아의 인기와 외모, 재미를 따라 붙은 친구들이라는걸 자신이 더 잘 알았기에...

남의 말만 믿고 판단하지 않는 똘똘하고 이성적인 루아가 사소한 오해로 소이를 믿지 못하고 내친 것에 대해 큰 실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저마다의 이유로 발길이 닿은 곳.

그 곳에는 마치 아이들이 찾아올 줄 알았다는듯......

"소원을 이루어 드립니다. 하지만 그 값은 치러야 합니다."

어둠 속에 가려진 마녀는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며 대가를 요구한다.

소원을 빈 아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대가에 당황스럽다.

하지만 되돌릴 수 없다.

과연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마녀는 누구?

그리고 아이들이 치룬 대가가 무엇인지는 책을 통해서~~~

 

 

마지막 장면...

소이를 가리키며 소리 지르는 루아.

그리고 태민이 루아 곁을 지나치며 하는 말.

내 안의 마녀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외침이었다.

👉 아이에게 마녀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었더니

"큰 가마솥에 아이들을 넣는 마녀?" 라고 한다.

👉 혹시 내 속에 마녀가 있다면 어떤 마녀?

"동생한테 소리지르고 싸우는거"

👉 혹시 소원을 들어주는 마녀가 있다면? 대신 가장 소중한 것 달라고 한다면 소원을 빌거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왜냐면~ 내가 가장 소중한건 가족인데, 내가 원하는 핸드폰을 얻기 위해 가족을 잃는건 싫어." 라고 답했다.

(엄마가 앞에 있어서인건지... 기분은 좋다.ㅎㅎㅎ)

 

 

왕따와 방관자, 자존감, 친구를 소유하려는 마음...

책 속 이야기만이 아닌 초등교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아이들은 교실에서의 매일의 승부에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감, 즉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고 했다.

언제나 당당한 루아 역시 자신감이 줄어드는걸 느껴 더 배우려고 했다. 형과의 비교가 아닌 준우라는 자신을 봐주길 원했다.

학기 초, 친한 친구가 한 명도 같은반이 안되었다며 실망하던 아이들 모습이 생각난다. 오늘도 새학년에서 친해진 친구와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는데, 원래 친하던 다른 친구가 질투를 한다고 했다.

<마녀의 탄생>을 통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자, 진짜 친구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반전이 숨어있는 <마녀의 탄생>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자존감을 통해 자신들 속에 있는 마녀를 잘 조절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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