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에듀 독서교육 밴드와
아이엠스쿨이라는 알림장 앱을 통해 윤병무 작가님의 에세이를 처음 접했다.
tv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며 추억속에 빠지곤 했는데...
윤병무 작가님의 눈속말이
그랬다.
나의 옛 기억을 떠오르게 했고, 삶에 찌들린 퍽퍽해진 내 삶에 유함이
더해졌다.
스마트 폰이 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책은 아직 종이책이 좋다!
이 따뜻하고 추억에 잠기게 되는 연재가 책으로 나왔다는데 욕심이 났다. (이 책은 들고만 다녀도
문학소녀가 된 기분~~^^)
출판 기념으로 작가님의 친필 싸인도 받고!!
시인이자 산문가 윤병무 작가님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스마트폰의 메모 앱과 양손 엄지 펜을 이용해 153편의 산문을 매주 연재했다고 한다. 그중 '장소'에 관한 30편의 글들만 모아
우리에게 '동행'해보기를 권한다.
연필화에 매력을 느낀 이철형 작가님의 그림은 눈속말에
따뜻한 옷을 입혔다.
마음을 보탠 눈길이 닿았던 서른 '곳'의 이야기를
곳,
곳곳,
곡곡...
세파트로 나누었다.
"얼룩말이 누워 불행을 경고하는 곳, 횡단보도
밤하늘에 눈을 씻는 곳, 펜션
거울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곳, 산책 공원..."
어쩜~ 이것이 시인의 표현력인가! 하며 한편씩
읽어내려갔다.
마을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아이 주머니 속 색구슬로 표현한 글이며,
반세기 만에 재회한
김판수씨 이야기...
많은 이야기들 중에 "고향보다 더 그리운 곳" <외가>
는 개인적으로 많은 공감이 되었다.
당시 자가용이 흔치않아 자주 가지 못했던
외가.
많아야 일년에 한 번에서 두 번 갔었는데 가는 길이 쉽지 않다.
버스를 타고 고속버스터미널까지 나와서, 고속버스를 타고 몇시간을 달려가면, 또 시외버스를 타고
시골길로 한참을 더 가야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행정구역이름 " oo리 oo부락"
버스에서도 내려서 한참을 논과 밭 옆을 지나가야 보이는 외갓집.
이름도 모르는 마당에 열린 까만 열매를 따서 먹기도 하고~
텃밭에서 고추, 가지, 토마토를 따기도 했던 기억들...
화장실은 아래가 뚫려있는 재래식 화장실이라 밤에는 엄마를 깨워 같이가야했다. 그래서 등장한 요강!
나는 요강을 사용한 세대다. ㅎㅎㅎ
시집을 오고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나의 외가를 찾은적이 있다. 깨끗한 곳에만 산다는 손가락
한마디만한 작은 청개구리들을 마당에서 실컷 보고 왔다.
커서도 찾게 된 고향보다 더 그리운
외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녀딸(나) 쌀까지 도정해서 보내주시던 외할아버지... 지금은
요양병원에 계신다. 시골이 아닌, 내가 사는 곳 근처에...
하지만 자주 찾아뵐 수가 없다.
갈 때마다 주책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단돈 몇십 원으로 언어 예절을 배웠던 곳" <공중전화 부스>
이 부분도 참 고개가 심하게 끄덕끄덕 요동친다.
요즘은 개인 전화기를 가지고 있어서 전화를 받으면 다짜고자 "oo아!" 라고 한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이 한마디가 쉽지 않다.
발신번호로 인해 편해졌지만, 예절은 사라졌다.
삐삐 호출에 전화기를 찾으러 다니고, 전화카드를 모으던 나의 모습...
내 기억속에만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른나라 여행 중에 공중전화 부스를 보면 나도 모르게 반갑다.
아이들은 이런 느낌이 들진 않겠지?
아이들에겐 그냥 숨바꼭질하기 좋은 곳일 수도 있다.
공감형성이 안되는걸 보면... 이런걸 세대차이라고 하는거겠지 ㅜㅜ
귓속말이 아닌 눈속말...
실제 언어는 아니지만 자기 마음을 누군가와 눈으로 주고받는다는
것. 어찌보면 우리는 수많은 눈속말을 하고 있었는데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익숙하지만 낯선 곳곳을 내딛는 사각사각한
마음 여행!
그 짠한 곳으로 마음
길 따라 동행하시겠어요?"
바코드 옆! 젓가락 센스!!
과하지 않은
정감있는 연필화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넥스트의 '도시인'
가사처럼,
회색빛의 하늘을 보며 회색빛의 외로운 사람이 아닌,
떨어지는 예쁜 단풍잎들 주워다 책 사이에 끼워 말리고 코팅하고, 예쁜 글귀 적던 그 때 그 시절을
기억하며...
나는 예전처럼 단풍잎을 책 사이에 끼워본다.
늦가을 아니 초겨울, 따뜻한 군고구마에 김치 한점 올려먹으며~^^
감성을 건드리는 눈속말을 읽으며 미소짓는 여유를 가질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