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 킴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실컷 울어도 되는 밤>
이 책이 그리 끌렸던 이유는 왜일까.
처음은 제목 때문이었다. '실컷 울어도 되는 밤'. 먹먹해지는 제목. 어느 날은 유난히 실컷 눈물을 흘리고 싶은 날이 모두 한 번쯤 있기에. 그래서 손을 댔다. 내가 실컷 울고 싶어서...


책을 읽다가 이 작가가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하다는 걸 알았다.

어둡고 아름답게 뒤틀린 환상을 그리는 작가. 그의 그 그림 한 장으로 위로를 받고, 한 문장으로 마음을 울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크리에이티브를 중요시 회사와 창작진들에게도 러브콜을 받는다고 한다. 과연 그의 그림이 어떻길래...





온 몸이 지쳐버린 날. 침대 위로, 소파 위로 쓰러지는 누워버리는 날. 그냥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어딘가에 기대어 실컷 울어버리고 싶은 그런 밤. 그런 밤이 찾아왔다. 어쩜 흑백으로 이런 마음을 불러일으키나.

굳이 장황하게, 많은 말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한 장의 그림, 짧은 단어 몇 개로 지친 하루를 보여준다.





눈물로 가득 찬 침대에 눕고, 복잡한 머릿속을 다리미로 펴고 싶은 그런 밤. 그런 밤엔 그냥 울어도 된다는 걸 말하고 있습니다.

"침대가 수영장이 되어도 돼. 울어도 돼. 실컷."

그리고 내가 남들보다 못하거나 약한 것이 아니라 그냥 우울한 것. 그냥 그날은 조금 더 힘든 것 뿐이라고 말해줍니다. 이겨내야 하거나, 계속 부딪혀야 한다기 보다 그냥 온 힘을 다해 나를 힘들게 한 것에서 벗어나 그냥 울어버리는 것. 그렇게 위로를 건네줍니다.





일주일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히 느껴지는 그림.
주말이 아니라 휴가가 필요하다라는 위트있는 한 마디.
지독한 일상의 굴레를 위트있게, 씁쓸하게 담아내는 작가라 생각됩니다.





나의 고통을 마주보자 보이는 여러 문제들. 관계의 무너짐에 무서운 내면, 내 마음의 진심에 허우적거리는 나 자신.
강하게 나갈수록 다쳐버리는 내 마음. 이제는 익숙해질법도 했건만 왜 아직도 그 상처는 아픈건지.





고래가 있기에 너무나 작은 곳, 나의 겉모습은 마트로슈카.

그림으로도 읽히는 감정이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더 마음이 아프게 느껴집니다. 위로는 때론 한 마디의 말보다 그저 옆에 있어주는 거라는데, 실컷 혼자 울고 싶을 때는 그림이 그 역할을 하는 것 같네요.





실컷 울며 드는 생각들. 과연 내 이야기의 끝은 무엇일까.
너무나 힘들고 지친 하루를 보낸 나에게 끝은 과연 해피엔딩일까?
그림자에 갇힌 것 같은 내 이야기의 끝.




"넌 약한 사람이 아냐. 그냥 지금 좀 우울한 거야."




헨 킴 작가의 그림에세이. 그냥 그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예술적인 그림. 나를 위로하고, 치유하며 용기까지 주는 그의 그림을 보며 다친 내 마음을 토닥거려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실컷 울어도 됩니다.



P.S. 책을 읽다가 헨 킴을 찾아봤다. 지금 서울 한남동 대림미술관에서 헨 킴 작가의 개인전을 한다고 한다. 10/1일까지니 이번 여름이 지나가기 전 내 뜨겁고 힘든 여름을 위로하는 겸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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