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고바야시 미키 지음, 박재영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살벌한 책을 읽었습니다.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정말 이 책을 읽으며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주부들... 사실 저도 결혼은 안했지만 저렇게 일 끝나면 집에 와서 TV 보며 웃는 오빠라는 놈을 집에 두고 있는데... 주부들의 저 분노를 저도 체험중입니다. 하하하하.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기승전-육아로 연결되는 엄마들의 이야기입니다. 육아의 굴레에서 남편은 배려도 없고 눈치도 없고, 관심도 없다. 임신한 아내를 두고 술마시러 가는 남편, 아픈 아이를 두고 잠만 자는 남편, 집안일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남편, 아픈 아내를 두고 밥 걱정 하는 남편, 등등. 그런 남편을 향한 살의. 솔직히 엄마들, 아내들은 한 번쯤 느껴봤지 않았을까? "남편이 얼른 죽으면..."하고 생각해 본 내 미래에 조금이라도 흐뭇해하지 않았을까. 아이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그 외 여러 문제로 이혼하지 못하고 남편이 얼른 죽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조금은 무서운 이야기,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아내들이 이런 살의를 품는 이유가 그저 남편들 때문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많은 여자들이 출산 시 퇴직하는 이유, 재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 남편과 아내의 가사 분담률 등 정확한 자료와 함께 보여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말한다. "가정은 물론이고, 회사 내에서도 여성과 남성은 차별당하고 있다." 여자는 결혼을 하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남자는 가장의 부담과 승진에 대한 부담으로 계속 일을 해야하는 사람으로 우리는 치부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사, 아이 가진 여직원을 골칫거리라 여기는 회사 분위기.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남녀 임금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다.

같이 일해도 남편이 훨씬 더 많이 벌기에 아내들은 육아를 선택하고, 남편은 돈을 벌기를 선택한다. 또한 남편에게 훨씬 각박한 육아휴직이 아내는 물론 남편에게도 무거운 짐만 안겨줄 뿐이다. 이렇게 남녀의 미래는 풀릴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남아야만 하는가. 아내는 남편이 얼른 죽길 바라는 것 외에는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인가?




사실 남편들도 육아에 참여하고 싶고, 가사도 분담해 하고 싶을 것이다. 속으로는 숨은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걸 아내가 느끼냐가 문제다. 남편과 아내 서로가 바쁠 때는 서로 배려하며, 둘 중 한 명이 여유가 나면 가사나 육아에 더 집중해주는 것이다. 주말이 되면 잠만 자는 게 아니라, 그 주의 식단을 만들어 미리 음식을 준비해놓거나, 아내의 바쁜 아침에, 아이 밥을 먹이는 등 조금만 배려로도 가능하다. 육아휴직을 쓸 수 없다면 아내가 잠이라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아이와 같이 자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말을 듣고, '나도 그러고 싶지만 피곤해서...'라고 말하는 남편들! 아내도 똑같이 피곤하단 걸, 시간이 없단 걸 알아라. 그리고 그럼에도 노력하는 남편, 노력하는 아빠가 되자.

아내가 원하는 건 완벽한 남편, 완벽한 아빠가 아니라, 노력하는 남편, 노력하는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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