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 - 이수네 집 와글와글 행복 탐험기
김나윤 지음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p 17

처음부터 어른이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지 않다. 욕심내지 말라고, 나누라고, 싸우지 말라고, 해결책을 찾으라고, 어질러놓은 것을 정리하고, 인사 똑바로 하고, 소리 지르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p 41

"이수야 아까 친구들이 너 한글도 모른다고 얘기할 때 어떤 기분이었어?"

'나 모르는 거 맞는데?'

p 65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바깥세상에 나왔을 때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에 들어오는 호기심들을 어른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싹둑 무지하고 싶지가 않다. 아직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못 하게 하는 게 많은 것 같다. 나쁜 행위가 아니면 조금은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도 이런 공동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p 115

유정이는 자기 전에 늘 똑같은 이 말을 한다. 우리 집에 처음 온 날 잘 때 내가 했던 말이다. 똥꿈을 꾸면 좋다고 그게 얼마나 좋은 말인지 아냐고 장난스럽게 한말인데, 지금껏 3년째 똑같은 밤인사를 내게 하고 있다. "엄마, 잘자. 똥꿈 꿔. 사랑해."

p 220

유정이가 우태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오빠 생일 축하해" 우태는 갸우뚱거린다. '생일이 아닌데 왜 생일 축하를 해?' 옆에서 유담이도 말한다. '그러게' "엄마 생일 축하해" '그래 근데 엄마 생일 아닌데?' 그렇게 말하는 나에게 유정이는 또다시 "엄마 생일 축하해" 하고 답한다. 지나가던 이수가 내 귀에다 대고 얘기해주었다. 유정이는 '생일 축하해'가 '기분 좋게 지내'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한 달에 한 번 생일파티를 하면 기분이 무척 좋아져서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얘기하면 그 뜻을 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p230

"엄마, 난 엄청 기대를 했어. 그래서 밥도 엄청 많이 펐다고. 머릿속에서는 나도 알아. 맛있다고 잘 먹겠다고 말하는 거. 하지만 가끔은 마음이 이기는 경우가 있어. 그땐 내 마음 그대로 뱉고 나면 참는 게 없어져. 그건 이런 내 마음을 다 얘기해도 괜찮은 이모, 삼촌이기 때문이야. 엄마가 그랬잖아. 다른 사람 생각하고 너무 참지 말라고. 아까가 그랬어. 가끔 그냥 있는 그대로 뱉어도 봐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난 좋아. 이미 나를 안다면, 믿어주면 좋겠어."

출처 : 김영사

이수야, 고마워 고모 상어는 오늘 위로가 되었어.

[책방 가는 여자]

comment *

며칠 전 고모 상어는 sns에서 노키즈존에 대한 이수의 일기를 만나고 생각이 많았던 밤이 있었지요! 일전에 영재발굴단이라는 프로그램에 천재화가로 소개되었던 이수가 인상 깊어 종종 그 가족들의 행보가 궁금했던 찰나, 이수의 엄마 김나윤 님의 책이 신간 코너에 나와 반가운 마음에 덥석 데려온 삼월의 밤입니다.

방송 이후 이수가 그리는 그림, 쓰는 글들로 그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동생들이 참 궁금했었답니다. 사실 '이수는 어떻게 이수가 되었을까-' 하는 게 제일 궁금했죠. 종종 리보를 만나는 귀한 시간을 갖기 전 고모 상어는 육아 서적 코너 앞에서 많은 시간을 서성이다 보니 어쩌면 이 책으로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내심 기대가 되었답니다.

김나윤 님의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를 집어 들은 저녁,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나윤 님의 물빛 같은 차분한 음성과 이수의 발랄한 목소리가 함께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동화책 같다고 하면 완벽할까요?

네 아이의 엄마이자 한 사람으로서의 일대기가 꼭 일기처럼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그날의 이수, 그날의 나윤씨. 왠지 고모 상어는 이수와 나윤씨는 함께 자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은 물질이 아니라 감시의 눈초리가 아니라 더 많이 안아주는 것,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 오늘 또 한 번 느끼는 밤입니다.

번외로 어젯밤 리보는 끊기 전 고모 상어에게 '아프지 마 고모오-' 라고 전해왔습니다. 그 말에 어찌나 저릿했는지 모릅니다. 옳고 그른 것을 가르치는 것도 분명 중요하겠죠. 하지만 오늘 밤은 가까이 있는 아이를 꼭 한번 안아주세요. 다른 일을 하다가도 엄마를 꺼내어 생각할 때면 마음이 따듯해진다는 이수의 편지처럼 말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세계에 관한 이야기이고,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왜 서커스로 시작하는가?

왜 반짝이 조끼를 자랑하며

강연을 마무리하는가?

우물 안에 계속 갇혀 살기보다

올바르게 사는 데 관심이 있다면

세계관을 흔쾌히 바꿀 마음이 있다면,

본능적 반응 대신 비판적 사고를 할 준비가 되었다면

김영사, 팩트풀리스 머리말에서

 

고마운 출판사 김영사를 통해 곧 출간될

따끈따끈한 책, <팩트풀니스>를 받았다.

출판을 앞두고, 마지막 교정에 쓰이는 가제본을

얻는 날이면, 꼭 나도 편집자가 된 것처럼

마음이 무겁고, 초조하고, 떨린다.

그이와

저녁 뉴스를 보았고,

뉴스를 보고 나면 한마음이 되어버리는

이상한 기분에, 팩트풀니스를 집어 들었다.

지금 이 딱, 그 순간이라 생각하며

p 52

"전 세계 인구 중 몇 퍼센트가 저소득 국가에 살까?"

그러자 다수가 50% 이상이라고 대답했고, 그 추정치 평균은 59%였다.

정답은 9%이다.

전 세계에서 겨우 9%가 저소득 국가에 산다.

둘로 나뉜 세계에서 다수가 비참하고

결핍된 상태로 살아간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착각이자,

전적으로 오해이다.

한마디로 엉터리인 것이다.

p 62

우리는 이분법을 좋아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영웅과 악인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

세상을 뚜렷이 구별되는 양측으로 나누는 것은

간단하고 직관적일 뿐 아니라,

충돌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극적이다.

우리는 별다른 생각 없이 항상 그런 구분을 한다.

p204

밖은 위험해

사람들은 '밖에' 있는 온갖 위험을 걱정한다.

자연재해로 많은 사람이 죽고,

질병이 퍼지고, 비행기가 추락한다.

이 모든 일이 밖에서,

수평선 저 너머에서 늘 일어난다.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그런 끔찍한 사건은 우리가 사는 안전한 장소인 '여기'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 밖에서는 날마다 일어나는 것만 같다.

비교하라,

큰 수치는 항상 커 보인다.

의심하라,

그리고 다시 비교하라.

p212

사람은 끊임없이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는 성향이 있다.

무의식중에 나오는 성향이지,

편견이 있다거나 깨우치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사고가 제 기능을 하려면

범주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범주화는 생각의 틀을 잡는 작업이다.

우리가 모든 주제, 모든 시나리오

하나하나를 정말로 유일하다고

본다면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무슨 말로 묘사하겠는가

p257

남편 상상하기

"가족을 꾸릴 계획이신가요?" 내가 물었다.

무례하게 행동할 뜻은 없었다. 우리 스웨덴 사람은(요즘) 그런 주제를 즐겨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여성도 내 솔직한 질문을

문제 삼지 않았다. 여성은 웃음 띤 채 내 어깨너머로 바닷가의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이가 있으면 어떨까 날마다 생각해요." 그리고 내 눈을 똑바로 보더니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남편을 상상하면 참을 수가 없어요."

p271

내가 좋아하는 생각에

허점은 없는지 꾸준히 점검해보라.

내 전문성의 한계를 늘 의식하라.

내 생각과 맞지 않는 새로운 정보,

다른 분야의 새로운 정보에 호기심을 가져라.

그리고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하고만 이야기하거나,

내 생각과 일치하는 사례만 수집하기보다

내가 반박하는 사람이나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나와 다른 그들의 생각을 오히려 세상을 이해하는 훌륭한 자원으로 생각하라.

p329

하지만 침착하라.

그건 대게 사실이 아니다.

절대 그렇게 다급하지 않고,

절대 이것 아니면 저것이 아니다.

이 책을 덮고 다른 것을 해도 좋다.

출처 : 김영사

실은 생각보다 세상이 꽤 괜찮다고 한다면, 당신은 무슨 뭐라고 할까요?

[책방 가는 여자]

comment *

세계관, 나의 인생에 가치, 의미-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단어이다.

그동안 무지와 싸우고자 했던 적이 없는 나는

그저 삶이 유쾌하기만 했지,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본다는 것은 상상조차도 어려웠다.

물론 <팩트풀니스>를 단 한 번 정독했다고 하루아침에 그러한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생긴 세계'와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머리말에서 만난 13문제 중 맞힌 6개도 심지어 몇 개는 우연했던 게 자극이 된 것도 있다.

늘 극적인 것들만 보여주는 뉴스는 8시에 시작한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함보다는 그런대로 들을 만하기에 시청하는 편이다.

매체를 비난할 생각은 아니지만, 책에서도 이야기하듯

전문가는 자기들만의 관심과 해당 분야에만 과도한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브라운관을 통해 나를 겨냥한다.

여태껏 그런대로 들을 만했던 뉴스가 <팩트풀니스>의 8장 정도 읽었을 즈음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이 책에 나오는 엄청난 데이터들은

어쩌면 당신이 결코 본 적 없는 것들로

세계는 우리의 생각보다 평화로우면,

꽤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의 퍼센트를 확인하고 내심 안도했으니 말이다.

더는 세계를 가지고 둘로 나누지 않으려고 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네 단계의 구분 방식이 새롭기도 하지만

오해를 추적하고 이면의 현실에 대해 명확히 봐라 볼 수 있게 하는

제대로 된 눈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가 10살이 되면 부모는 토론을 준비하라 - 예측불허 십대의 마음을 여는 토론 양육법
이현수 지음 / 김영사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10살이 되면

부모는 토론을 준비하라

김영사

내 딸이 중학교 1학년 크리스마스에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바비 인형을 선물로 받고 활짝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보다가

대뜸 '엄마, 엄마는 왜 나한테 저런 선물을 안 해줬어?' 라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

얘가 어렸을 때 사주었던

바비 인형들을 정말 기억 못 하는 건가?

'엄마가 안 사줬다고?

이사 오면서 다 버렸잖아.

너한테 버려도 되냐고 물어도 보았고,

머리가 엉켜 있던 것 한 개,

고질꼬질 묻었던 것 두개,

그것 말고도 한두 개 더 있었던거 같은데?

4학년 이후로 한 번도 갖고 놀지 않아서 버렸잖아.'

딸은 허공을 노려보며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애를 쓰는 것 같더니, 기억해내기는커녕 아예 자신의 인생 전체를 망각하는 말을 했다. ’엄마가 그렇게 말하니까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왜 난 기억이 안나지? 난 저렇게 행복했던 시절이 없었던거 같아.'

딸은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13년의 삶을 '난 행복하지 않았다'는 말로 박살을 냈다.



p 14

사실은 대화를 하자는 것


아이가 어느 날 미간을 찌푸린 채 나를 째려본 날, 째려보았는지는 확실하지않지만 그런 느낌이 든 날,

무언가 서늘한 눈빛이 나온다는 것은 아이가 이제 세상과 거대한 싸움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단순히 부모와 대치하려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초입에 마침 부모가 제일 먼저 있어서 그 눈빛을 부모가 가장 먼저 받을 뿐이다.


눈빛으로, 미로소, 손길로,

때로는 맛있는 음식 한 조각으로도

'너와 늘 함께한다'는 마음을 전달해야한다


p 32

다만, 한 방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열 살이 넘으면, 앞에서 말했듰이 사고력이 본격적으로 발달할 수 있을 정도로 뇌가 커지면,

이제 매일 3시간 있어주지 않아도 된다. 열 살이 넘으면 경력사원이기 때문이다.

경력사원에게는 결정적인 피드백 한 방이면 충분하듯이 애들도 그렇다.

다만, 한 방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p34

교복 왕따론까지 주장했을 때는

멈칫할수밖에 없었다.








교복은 치맛단이 무릎을 덮는 것이 가장 예쁘다는 구닥다리 미적 감각을 갖고 있던 나는 학교 규정에 어긋난다는 가장 큰 이유와

수선 후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다시 살 수는 없다는 등의 작은 이유를 들어 몇 번 실랑이를 벌였다.

딸은 디자인이 이상해서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교복하자론'에서부터 우리 학교만 교복이 후지다는 '교복음모론',

이렇게 불편한 옷을 비싸게 사게 하다니 나라가 이상한 게 아니냐는 '교복망국론'까지 장황한 설명을 이어갔는데

여기까지는 나도 선방이 가능했지만 학교에서 교복을 줄이지 않은 애는 자기밖에 없어서 친구들이 따돌릴 거라는 '교복왕따론'까지

주장했을 때는 멈칫할수밖에 없었다.






p 43

우리는 이런 점을 우려한단다.



허락하고 싶지 않다면 그 이유에 대해 말해준다.

또한 아이의 말에서 잘못 알고 있는 점.

모순되는 부분에 대해 먼저 알려줄 것




흔히 우리가 아는 윈윈이라면 50대50을 생각한다.

나와 네가 똑같이 이득을 봐야 하고,

정 안 되면 나도 손해 보는 것이 없고 너도 손해 보는 것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와의 토론에서는 단 1퍼센트라도 아이가 가져가는 것이 많아야 한다.

50대50이 아니라 60대40,

혹은 70대30이 되도록 하고 정 안되면 51대 49라도 되어야 한다.



p 50

여전히 너를 사랑해




토론을 하다 보면 감정이 상하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절대 불가침의 감정, 즉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는 마음은

고스란히 전달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와의 토론은 하루벌이 장사처럼 해야 한다.

장사가 잘될 수도 있고

손해 볼 수도 있지만 하루가 지나갔으면

그날 장사는 끝난 것이다.


'그냥 모른 척해줘.

하지만 내가 필요할 때는 도와줘'


"오케이, 언제든지 콜해

우리는 늘 여기에 있을게"

p101

우상이 무너지다





세상에 대한 인식력이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부모에게서 삶의 부조리를 가장 먼저 경험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자신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 잔소리하던 아빠가 할아버지에게 함부로 굴 때,

그렇게 자신에게 물건을 제자리에 놓으라고 호통치던 엄가가 마트에서 장을 본 후 카트를 아무 데나 버려놓고 가려 할 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인성이라고 누누이 말했던 부모님이 자신의 성적표를 보고 냉랭한 눈빛을 보일 때,

일일이 말할 수도 없는 사건들이 매일,

그것도 어떤 날은 하루에도 여러 번 발생한다.



p222

너의 미소 하나면 돼




내 아이가 언제 함박웃음을 짓는 지 아는가?

그걸 많이, 자주, 그것도 안 되면 주기적으로라도 하게 하라.

혹시라도 아이가 게임을 할 때만 활짝 웃는가?

그렇다면 매일 30분씩은 하게 하자.




아이가 즐겁게 지내는 것을 허락하고

흔쾌히 멍석을 깔아주는 마음 말이다.

주말에 실컷 자고 나온 아이들에게 아침을 차려주며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던지면 피식대며 밥을 먹은 후

자기 방으로 가면서 음악이 없는데도 춤을 출 때가 있다.

그 몸짓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출처 : 김영사

올해 여섯 살이 된 하리보에 폭풍성장으로

미리 공부하는 10살입니다.

[책방 가는 여자]

comment *

사실 나는 아이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분명치는 않지만 아닌 쪽인 삼십대이다.

하지만 나의 단호박같은 인생관은 올해 여섯살이 된 권한올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궤도로 넘어갔다.

하나 아래 남동생도 아마 그럴 것이, 한올이가 4살즈음 동생 준이가 태어났다.



블로그에도 자주 등장하는 한올이는 태어난 이래로 6년동안 쭉 최애캐를 담당 중이다.

먹고 자고 싸기만 했던 두살 때도 그랬고, 말이 트여 종일 이야기하던 네살도 그랬고,

세상 모든 핑크를 껴안은 여섯 살 지금도 그랬다.



나는 한올이를 만나면서 방과후지도사, 아동독서지도사, 아동미술놀이등의 민간자격증을 공부하게 되었다.

아마 내가 한올이에 엄마었다면 미처 하지 못했을 공부다.(옆에서 한올이를 돌본 결과 아이보기와 공부는 동시에 불가하므로)

아이들에게는 발달과정이 있고, 그 과정안에서 함께 하면 좋은 놀이들이 따로 있었던 것이다.

아이와의 의사소통도 그렇고, 훈육도 그렇고,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걸 싶은 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 그냥 온통이었다.



처음엔 제일 좋은 것만을 주고 싶었다.

뭐든지 제일 좋은 것, 제일 예쁜 것, 제일 재밌는 놀이

누가 그러지 않겠느냐만, 이러한 물질적인 것들 이외에 것들을 생각하기에는 내가 무지했다.

다행이도 나는 읽는 것을 좋아하니까, 읽는 것으로 열심히 찾아보기로 했던 거다.



그러다 읽게 된 것이 <하루 3시간 엄마 냄새>라는 책이었다.

사람을 기다리느냐 잠시 들어왔던 알라딘에서 이 책을 만나 한참을 빠져 읽었었다.

추리소설이나, 좋아하는 동화같은 단편이 아닌데도 빠져 읽었었던 기억이 난다.



아주 모르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또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

그래서 기억에 남았던 저자 이현수 박사님,

최근에 신간이 나왔길래 망설임없이 주문한 책이 바로

오늘의 책, <아이가 10살이 되면 부모는 토론을 준비하라>이다.

도착은 월요일에 했는데

이만저만 일이 많아 오늘에서야 읽게 되었다.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었는지 모르는 낯선 방법도 있었는데,

양육이라는 빅 픽처에 실제로 적용되는 사례들로 단번에 이해가 가기도 했다.


책이 거의 끝나갈 때 즈음

박사님은 이런 말을 하셨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의 전체 프레임을 완결했을 때는 둘째가 세 살도 한참 넘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본인 역시 보통의 부모들처럼 양육의 전체 그림은 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을 즐거워하고, 본능적으로 그래야 한다는 느낌으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본인에 마음도 반성하고 살피는 시간이 있었다며 위로하는 것 같았다.




<아이가 10살이 되면 부모는 토론을 준비하라>를 읽는 동안 나는 밑줄을 긋지 않았다. 대신 작은 메모지를 몇 장 채워놓았다. 한올이가 우리 집에 놀러오면 장난감을 정리해 두는 곳 위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자주 쳐다 볼 요량으로.




뭐든 단박에 되는 비결은 없지만

각별하게 하는 것을 잊지말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왜 사랑을 반복하는가
가메야마 사나에 외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
페미니즘은 바위처럼 굳건한 것이 아닙니다. 올바른 페미니즘이란 건 없어요. 페미니즘은 이데올로기가 아니거든요.
"나의 페미니즘"만이 있을 뿐이죠. 

-
무심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것인지 피임하지 않고 연인과 섹스한 기혼 여성이 그날 서둘러 남편과도 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누구 자식이든 상관없다. 내 자식임에는 변함이 없으니까"라고 대담하게 말했지만 자신의 체내에서 그야말로 정자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임신하지는 않았지만 약간 황홀한 듯 그런 말을 했던 그녀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
결혼을 존속시킨 것은 '종교적 마음'이나 '세간의 평판'이었을 테지만 이제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혼 방지에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 


-
완벽한 건강이 없듯이 완벽한 성장도 없다. 무엇이 "보통"인지 모르겠지만 늘 연애가 잘 안 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신과 부모의 관계, 그리고 자라온 환경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완벽히 복구 할 수는 없겠지만 과거 경험을 복기해볼 수는 있을 테고, 그 과정에서 왜곡된 기억을 수정하거나 괴로웠던 기억과 약간 거리를 두는 것 정도는 가능할지 모르겠다. 


-
연애에는 절대적 애정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동물 학 적으로는 당연한 것이며, 사회학적으로 보아도 어쩔 수 없는 일





[책방 가는 여자]
comment *

사랑하고 있나요-라는 노래가 있다. 간지러운 말들은 음악 안에 많은데, 이러다 정말 그런 말들은 음악 안에서만 가능한 건 아닐까 하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로맨스는 시대를 넘어 고전하지만 실제 현대 연애사에서는 가정을 만드느냐, 연애를 계속하는냐의 결정에 놓여 있으니까. 연애, 사랑 두 단어 모두 명사이지만 도무지 명쾌하지 않다. 늘 어렵고 난해하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연애 서라 말하는 책들을 읽게 될 때, 해답을 기대한다기보다는 뇌의 구조상, 호르몬의 영향이나 동물적 본능이니 하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위로 삼아 "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에 위로 아닌 위로를 받는가 싶다. 그래, 이 연애가 망한 건 딱히 나 때문만은 아냐,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하는 말들을 기대하면서-
사실 이 책을 읽기로 한 것도 다 그 때문이었다. 내가 이 모양인데는 적당한 이유가 있을 거야 하는 마음으로- 
내로남불이란 말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과 동시에 종교도 결혼도 불륜도 없어져가는 이 세상에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얼마나 편한가 모른다. 세간의 평판이야 어떻게 되던지 말던지. 
어찌되었든, 책은 많은 질문을 남긴다. 

좋은 연애, 좋은 헤어짐에서 좋음이라는 것은 누구의 것 일까? 
연애와 결혼은 확실히 별개가 되었는데, 법으로 구속이 가능했다한들 삶이 조금 더 쉬워졌을까?
사랑이 우리를 반복하는동안 과연 우리는 그저 모든 것은 뇌 안의 화학반응에 불과했다는 말로 자신할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방 가는 여자 ]
comment *

시나 그림은 음악과 비슷해서 종종 '가'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어디로'라고 묻는다. 
그래서 나는 그것들이 통째로 좋다. 추측이 무의미하고 서사가 중요하지 않다. 

소설에 빠져 있던 시월에는 정신을 팔리고 싶었다. 다른 생각, 다른 생각을 하고 싶었다. 뭐, 그렇게 여러 가지 의미로 매섭게 읽었다. 
그리고 다시 시를 읽기 위해 그림책을 찾았다. 나름대로 장르 쉬어가는 의미로 

그림책이라는 말은 가뿐한데 그림에 대한 감상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는 것, 그래서 내게 보여는 것이 감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작가의 시대성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림에서 얻은 마음의 움직임 즉 감동 같은 것에는 작가의 프로필이 필요 없지 않을까-
작가에 대해 더 궁금해지면 그때 찾아보아도 충분하지 싶다. 

에드워드 호퍼, 이름부터 낯선 이 사람은 미국의 화가이다.
호퍼의 그림에 대한 해석에는 소외나 절망, 고독이라는 단어를 많았는데 그러한 이유는 당시 미국의 산업화와 1차 세계대전, 경제 대공황과 같은 시대적인 배경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신도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일상에서 미술에 관한 것을 책으로 접한다는 건 힘들었지 않았나 싶다. 
그림들의 저작권료니 뭐니 하는 것으로 출간하는 출판사에서도 부담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독자인 우리가 아직까지는 예술 작품에 대한 감상이 낯설어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책은 읽혀야 한다! 더 많이- 
지나치게 감상적이어도
그래서 요점을 벗어나더라도- 


연예인 김나영, 패션 키워드로 더 많이 알려진 그녀가 어느 잡지에서 한 인터뷰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애착을 가지는 물건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그녀는 아이를 임신했을 때 구입한 프랑크 보봇의 수영장 사진 작품이라고 말하고
그 작품을 볼 때마다 수영장이라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향기를 말했다. 
그녀의 감상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없다. 그림을 볼 때 필요한 것은 없다. 미술사적인 지식으로 먼저 등을 돌릴 필요가 없다. 

호퍼의 그림 읽기로 장르 전환하고자 했던 나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지만 덕분에 미술가들을 소개한 책들을 몇 권 더 찾아보게 되었다. 덧붙여 막연하게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기보다는 음. 4.0시대에 맞게 같이 좀 갔으면 하는 바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