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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락 UNLOCK - 내 안의 가능성을 깨우는 6가지 법칙
조 볼러 지음, 이경식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얼마 전, 내가 재직하고 있는 곳의 최고관리자님과 대화를 해 볼 기회가 있었다. 대화 중간에 관리자님은 내게, 너는 이 자리에 오르는 꿈, 꾸어보았냐고 물으셨고, 나는 겸손이 아니라 솔직함으로 아니요, 저 같은게 당연히 꿈꿔본 적 없습니다. 라고 선선히 대답했다. 그 날 저녁, 나는 그 날의 일을 곱씹어보며 왜 그렇게밖에 대답할 수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나는 공부하는 것, 개인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것을 즐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재는 미래를 예측하게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앞으로의 나도 지금과 같게 혹은 이와 비슷하게 살고있지 않을까라는 끔찍히도 평범한 생각을 하곤한다.
끔찍히도 평범한, 정말 끔찍히도 평범한.
나는 요즘 자기계발서를 자주 읽는다. 끔찍히도 평범한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생활에 매몰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는 수포자, 영포자 등의 용어를 학생들에게만 갖다 붙이기 좋아하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그들보다 다 큰 어른이 된 '나'야말로 포기해버리고 사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포기하지 않으면 자꾸 꿈꾸게 되니까, 먹지 못할 떡, 바라볼 수록 배만 더 고프니까. 그래서 소확행이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당장 이루기 쉬운 작은 일상적 행위 등을 해가며 나를 만족시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일주일 전, 언락을 만났다. 그리고 평범하게 살지 않아야 할, 평범함에 나를 가두지 않아야 할 이유를 여럿 발견했다. 나를 설득할만한 근거를 꽤 많이 찾아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우리 팀은 62명을 인터뷰했다... 우리가 인터뷰한 많은 사람은 마음가짐이 변하기 전만 해도 자기 능력에 한계가 있고 자기가 특정한 어떤 것은 결코 해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내 연구 분야와 트위터 팔로워들 때문에 인터뷰에서는 주로 수학 학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들은 실로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맛보았다. 자신이 수학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곧 다른 과목도 그렇게 공부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P.252)
마음가짐으로 시작된 변화를 마음으로 부터 뇌로, 뇌로부터 성과로, 성과로부터 다시 마음가짐으로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한다. 나는 지난주부터 당장 한계제로의 마인드를 품고 공부와 일을 시작하고 있는데, 현재 가장 내 마음을 울리는 것은 바로 이 사실이다. - 내가 스스로 너무나 확실한 나의 한계점을 그어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무언가를 실행할 능력이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믿으며, 이런 태도는 일상에서 행하는 많은 의사 결정을 바꾸어놓을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믿는 사람은 실제로도 적은 일에 도전한다. (P.259)
작가가 끊임없이 던져주는 위와 같은 문장은, 책을 열어볼때마다 나의 한계를 무너뜨리게 했다. 그리고 아침달리기의 횟수를 늘렸으며, 회사에서는 일에 애착을 가지려고 노력해나가고 있으며, 칸 아카데미를 통해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사실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가방에 항상 들어있는 이 책을 열어보고 밑줄을 긋고, 책모서리를 접고, 좋은 문장을 외우려고 노력한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내가 나에게 주입하던 나의 한계를 드러내는 생각일 뿐이라고 나를 다독인다.
언락은, 무엇보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고, 신뢰가 된다. 무려 주석만 11페이지이며, 작가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관련 연구를 주도했으며, 주도하고 있고, 오늘도 이어나가고 있다. 다른 사람의 삶- 크게는 인간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와 마음가짐이 참 고맙다. 나도 조볼러 연구팀의 연구결과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싶다. 한계란 없으니까, 내 한계는 내가 이미 삭제했으니까 말이다.
** 책 제목은 조금 잘 못 정한 것 같다. Limitless 혹은 Zero 등의 단어가 사용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언락..?! 의미는 알겠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어딘가 부족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