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비 - 홀로코스트의 역경을 뛰어 넘은 기적의 이야기
McQuaid, Elwood 지음, 권성달 옮김 / 그리심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쯔비』: ‘선택받은 백성’ 중에서 선택받은 한 유대 기독교인 이야기



2002년 여름 어느 날 신문에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구내식당 테러사건 기사를 보았다. 무심코 읽어 내려가다가 한국인 부상자 명단에서 익숙한 이름 하나와 마주쳤다. 권성달. 순간, 10여 년 전에 만난, 이스라엘 유학 준비 중이던 그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나는 대학원 시절 관악구의 어느 산비탈 하숙집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유학 준비 중이었다. 항상 겸손하고 맑은 인상을 풍기는 그는 온 동네 초등학생들을 몰고 다녔다. 그가 밖에 나가면 아이들은 금방 그의 주변에 모여들었다. 신기했다. 그는 나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얼마 후 나는 그곳을 떠났고 그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테러 기사를 보고나서 8,9년 후 『성서식물』 저자가 운영하는 홈피의 자유게시판에서 같은 이름을 발견하였다. 왠지 내가 아는 그일 것 같았다. 홈피 관리자에게 연락을 부탁했다. 역시 그였다. 그는 테러 당시 중상을 입어 27일 후 깨어났고 3년 간 재활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 후 히브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돌아와 총신대 등에서 강의 중이었다.


2주쯤 전에 그(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로부터 『쯔비: 홀로코스트의 역경을 뛰어넘은 기적의 이야기』(도서출판 그리심, 2011)라는 책이 배달되었다. 그것은 “쯔비”라는 유대 기독교인의 일대기였다. 강렬한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일이 끝난 후 한밤중에 읽기 시작하였는데,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다음날 오후 다 읽을 때까지 거의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이 책이 미국 기독교출판협회가 수여하는 골드 메달리언 상 수상도서라고 하는데 수긍이 간다.)


나는 배낭여행 형식으로 혼자서 이스라엘을 두 번 방문하였다. 한 번(2000/7)은 예수 믿기 전의 여행이고 두 번째(2011/1)는 다른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두 번 다 일반적인 ‘성지여행’은 아니었다. 다만 “홀리 랜드”의 그 느낌을 만끽하려는 의지는 상당했다. 또한 현대 이스라엘인들의 구체적인 내면과 생활도 알고 싶었다. 그러나 일반 이스라엘인의 일상적 삶에 대한 접근은 그런 짧은 여행으로 이룰 수 없었고, 책을 통한 접근도 쉽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 1월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의 서점에서 현대 이스라엘 보통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사회생활, 학교생활, 종교생활, 결혼생활 등―에 대해 소개하는 책, 『현대 이스라엘인: 특별한 땅의 보통 사람들』(The Israelis: Ordinary People in an Extraordinary Land)을 구입하였다. 이 책은 현대 이스라엘 시민들의 종교적, 사회적 고민/균열/해체 등 여러 가지 내부 정보들을 담고 있다.


그런데 권 교수가 번역한 『쯔비』는, 이 책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감동적이며 흥미롭고 드라마틱한 이스라엘인의 일대기, 그것도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없는 유대 기독교인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주인공 쯔비는 이스라엘 사회의 엘리트가 아닌, 교육도 별로 받지 못한 보통사람이었다. 그는 군복무도 사병으로 하였으며, 수십 년 동안 정규군/동원예비군으로 전장에 투입되었다.


가족을 모두 잃은 쯔비는 홀로코스트의 마수를 벗어나 “약속의 땅”에 오게 되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여러 차례의 중동전쟁에서 살아남아 좋은 아내, 좋은 자녀들과 아름다운 가족을 회복한다. 그는 유대인들에게 주님을 증거하고 전도하는 자신의 복된 삶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본다. 그리고 나는 그 ‘선택된 민족’ 속에서 다시 선택받은 쯔비를 통해서 경이로운 희망의 싹을 본다.


사실 나는『현대 이스라엘 사람들』에서 상당수 이스라엘인들의 종교적 경건성이 증발하는 현상을 읽으면서, 그들 대부분이 앞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기보다는 단순히 ‘세속화’할 것만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쯔비』는 이런 염려하는 나의 마음에 큰 위안을 주었다.


나는 전에 박순애 전도사님이나 정태기 목사님의 간증을 들으면서 ‘저 일에는 딱 저분이 아니면 안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분들의 삶이 그 목적에 너무나도 잘 맞춰 제작된 것 같아 하나님의 완벽한 준비에 전율하였다. 그리고 감탄하였다. “정말 세상은 넓고 인물은 많다!”


이제 『쯔비』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완벽한 준비에 전율하고 감탄한다. “세상은 넓고 하나님의 인물은 많다!” 쯔비가 출석하는, 쯔비의 아들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에서 찬양단원(키보드)으로 봉사하였고 테러를 몸소 겪은 권 교수 역시 하나님이 준비하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