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사에서 10년간 배운 100가지 지혜
김현정 지음 / 싱긋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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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은 그런 책. 수많은 명언과 자기계발서에 나온 다양한 문장보다도 더 많이 와닿는 문장이 많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그런 책을 나는 드디어 만났다.]

나는 어쩌다 한 번씩 에세이를 즐겨보는 걸 좋아한다. 나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새롭고 그들을 통해 배울 점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게 뭔가, 내가 생각하는 자기계발서와는 차별점을 두고 있는 게 바로 에세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만큼 말이다.

내게 있어서 이번 <점>이라는 책은, 어떤 명언집이나 에세이, 혹은 자기계발서 중에서 죽을 때까지 수시로 챙겨 보면서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읽는 내내 공감도 되지만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사에서의 지혜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크게 와닿았던 지혜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지혜를 통해 나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처음에 나는, 책을 읽기 전에 막연하게 이런 생각을 했었다. 평소에 종종 다양한 명언을 많이 봐왔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이 책에서도 그저 진부하고 좋은 문장들이 많을 것이라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 내가 했던 생각대로, 한 가지만 추려서 가장 와닿았던 지혜가 무엇인지 꼽기란 정말 어려울 정도로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내 나름대로 인덱스로 표시한 구절들을 전부 소개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다른 분들의 호기심을 줄이는 꼴이 될 테니 몇 가지만 추려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 상사는 “네가 실수를 했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뜻이고, 네 실수를 옆에서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면서 “빨리 달리는 말은 천천히 달리는 말보다 더 큰 저항을 받기 때문에 넘어질 일도 많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상사의 이 한마디는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던 나를 다시 걷게 하고, 달리게 하고,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게 해주었다. (19p)

실수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과연 존재하기나 할까. 우리는 끊임없는 실수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실수하는 그 순간에 느끼는 부끄러움,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끼칠까 봐 하는 미안함 등 그러한 감정들로 인해 실수를 저질러도 모른 척하거나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 걸 하는 생각을 품기도 한다. 그렇지만 <점>이란 책에서 소개되는 한 상사의 한 마디는 내 마음에도 울림을 주었다. 최대한 실수하지 않고 완벽하게 해내려는 성향을 지닌 내게도 마치 바로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것처럼 느낄 정도였다. 한편으로는 내게도 이런 상사가 가까이에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저 내가 실수를 저질러서 부끄러워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을 때, 계속해서 실수하면서 배우라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상사말이다.

- “네 자신의 과거가 네 역사야. 실수한 과거를 돌아보면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알 수 있어. 그 역사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 안에서 배우면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거야.” (23p)

이는 내가 평소에 품고 있는 생각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래서 매일같이 일기를 쓰고 틈틈이 드는 잡생각이라 할지라도 메모를 하거나 따로 글을 써두기도 할 정도이니 말이다. 이 모든 게 나만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실수를 줄이기 위한 글쓰기’는 하지 않았다. 그저 휘발성이 높은 생각을 잡아두려 어떻게든 글이나 그림으로 남겨두려고 애썼을 뿐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결국에는 남겨두면 나의 역사가 되고 기록은 또 내가 인위적으로 지우는 게 아닌 이상 계속 남을 테니 나는 수시로 돌아보며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실천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 “솔직하게 마음을 열고 도움을 청하면, 세상이 밝아지고, 세상은 너의 친구가 될 것이며, 세상이 너를 도울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부모님의 명언이다. (64-65p)

어쩌면, 내가 지금 가장 깊게 고민하고 있던 것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얻을 수 있는 문장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지금 나에 대해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 꽤 오랜 시간 동안 고민을 해왔다. 혹시 나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혹은 괜히 이런 얘기를 자처해서 해가지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의 단점을 알리는 게 발목 잡히는 일이 돼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나는 이 문장을 보고는 이마를 탁, 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짐하게 됐다. 어차피 다 만족하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는 걸 알고, 또 분명히 내 생각과 경험에 공감해 주고 응원해 줄 사람도 분명히 많을 거란 생각에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 “커다란 꿈을 꾸고 있다면, 결코 당장에 무엇인가 일어날 거라 기대하지 마라. 꿈의 크기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일이니 계속해서 고민하고 즐겨라. 그리고 인내해라.” (79p)

나는 항상 ‘성공’이란 것을 빠르게 ‘쟁취’하고 싶은 욕망이 큰 편이다. 뭘 하든 빠르게 성공하고 싶고 빠르게 성장하며 빠르게 성취하고 싶었다. 뭘 하든 ‘빠르게’ 말이다. 하지만 <점>이란 이 책 구절 속에서, 커다란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당장 무엇인가 일어나거나 당장 성공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내가 꾸는 꿈의 크기 자체가 큰데 어떻게 그 큰 꿈을 빠르게 이룰 수 있겠는가. 다시 생각해 봐도 큰 꿈을 빠르게 이룬다는 건 모순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천천히 가기로 했다. 물론 살다 보면 또 내 마음은 내 머리와는 다르게, 빠르게 가고 싶어하고 그만큼 괜히 안절부절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 문장을 되새기며 천천히 가는 게 맞다고, 계속해서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고민하며 나아가는 게 맞다며 컨트롤하면서 나아갈 것이다.

- 결국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바로 성품이다. 상대를 존중하는 좋은 성품을 지닌 사람만이 진정한 내 팀을 만들 수 있다. (162p)

개인적으로는 누군가와 함께 가기보다 혼자 해내기를 선호하는 편이었다. 막상 팀을 꾸려 무언가를 할 때는 흥미를 가지고 하는 편이면서도 굳이 고르라면 혼자 어떻게든 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다.

하지만 그런 나도 알고 있다. 길게 보고 길게 성공하고 싶다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걸 말이다. 그 과정이 있어야 나 자신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늘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나와 비슷하거나 혹은 뜻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 오래 함께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도서협찬

- 점, 나사에서 10년간 배운 100가지 지혜
- 김현정 저자
- 2021년 09월 24일 출간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싱긋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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