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다면, 저도 좋습니다

당신이 좋다면, 저도 좋습니다 - 코로나 시대, 다시 읽어볼 36편의 영화
윤여수 지음 / 드림디자인 / 2020년 9월

이 책을 처음 받아 본 순간 검은색 바탕에 흰 글자들로 이루어진 책 표지가 너무 이쁘게 느껴졌다. 그리고 책 제목도 가슴뭉클하게 다가와 책을 읽기도 전에 온갖 기대를 갖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영화를 취재영역으로 담당하는 기자로 적지 않은 영화를 보아왔고, 영화만큼 다양한 개성을 지닌 영화판 사람들을 만나왔다고 한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취재하고 그 안에서 배우, 감독 등 연출자들과 교감하면서 영화의 이야기가 향하는 끝의 직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현미경과 망원경 삼아 실제 세상을, 현실의 사람들을, 넓고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는 한 편의 영화가 관객에게 안겨주는 진한 여운이 발원하는 또 하나의 지점은 마지막 장면,

즉 '라스트 씬'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라스트 씬'은 어쩌면 한 편의 영화가 드러내려는 모든 것이 담긴, 단 하나의 장면일지도 모른다면서 '에필로그'로서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경우도 많아서 '라스트 씬'의 여운은 더욱 깊고 커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책은 기생충, 부산행, 건축학 개론, 광해 등 36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가 담고 있는 인간들의 내면성을 책 속에 잘 웅축시켜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데 그 당시 영화를 볼 때는 단순히 재미만 느끼고 영화가 전달하고자하는 깊이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그때 본 영화를 다시한번 되새겨보니 진한 여운이 느껴지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책 속에는 내가 평소에 재미있게 본 영화들도 다수 있었지만 그와 반대로 전혀 모르는 제목의 영화들도 꽤 눈에 띄었는데 이 책을 통해 이번 기회에 모르고 지나쳤던 영화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감상해보고자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즉, 영화매니아라면 이 책을 통해 영화의 또 다른 여운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