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피터왓슨의 생각의 역사라는 제법 두툼한(베개로 쓰기에 적당한...)책을 이억만리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며 비록 하루에 한페이지도 못읽는 날도 있었지만 밤잠을 아껴가며 1년만에 읽어냈다. 구석기 깬돌멩이와 불의 기원에서 산업혁명과 프로이드의 정신분석까지 그림은 커녕 도포하나 없이 오로지 글의 힘으로만 이어가는 그때 그 느낌을 나는 오늘 저자 곽수종님의 글에서 느꼈다. 오랫만에 거대한 그의 스토리에 빠져 책장을 넘기다보면 스케일에 압도되어 일상의 고민이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나는 주저없이 별5개를 주고싶다.
내 안에 무언가를 건드린 책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 한재우
1. [딱 여기까지구나_나의 이야기]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선배들을 제치고 1순위로 해외연수 그것도 두차례나 다녀올 때만해도 첫 직장이 영원할 줄 알았다. 아니 적어도 일하기 싫을 때까지 일할 수 있을 줄 알았다.IMF로 많은 직원을 내보낼 때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는 기회가 되어 사세를 확장할 때 조직의 장이 되면서 회사에서도 중책을 맡아 일하는 보람을 느꼈고 급여도 많이 올라 소위 말하는 대한민국 중산층이 산다는 신도시에서 내 집 마련의 꿈도 이루었다아이들은 잘 커주었고 종종 아내와 함께 멋진 노후를 즐기는 꿈도 꾸었다. 모든 게 장밋빛이었고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안주하고 있었다.리먼사태 이후 회사는 점점 어려워져갔고 마치 서서히 기우는 타이타닉호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직을 결심했고 다행히 더 규모가 큰 회사로 이직을 할 수 있었다. 처음 경험하는 해외근무였지만, 여기서 기회를 잡지 못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하루 14시간을 근무하면서도 가지고간 두툼한 영문법책을 10번을 완독할 정도로 독하게 버텼다. 2년 정도 지나자 이번엔 유가하락으로 해외 프로젝트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더 이상 있기가 힘들어졌다. 줄줄이 귀국하는 통에 앉을 자리도 없을 지경이 되었다.퇴사하면서 진골이니 성골이니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보이지 않는 유리천정에 배신감만 느껴졌다. 학교 졸업장은 딱 여기까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대기업에 다니며 중산층으로 살다가 멋지게 은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퇴사와 동시에 깨졌다.간간이 후배가 불러줘 일은 할 수 있었지만 다리 뻗고 누울 곳은 못되었다.아이들은 아직도 어렸고 은퇴는 까마득히 멀어져만 갔다.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당장 생활비는 퇴직금으로 버틴다고 하지만 실업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어 아내와 상의 끝에 그간 들어놓았던 각종 적금, 보험을 모두 깨서 대출금을 갚고 지출을 최대한 줄이기로 하고 외식도 일체 하지 않았다. 2. [더 이상 공부가 안돼요_위기]고3인 막내아들과 함께 동네 도서관에서 하루 13시간씩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학교를 졸업한지 무려 25년만이라니...(그간 무던히도 공부안하고 잘버텼군^^)도서관과 집만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의 시작이었다.공신닷컴에서 18시간 공부에 도전보라는 이야기에 18시간 20분간 연속공부도 해보았다.그즈음 팟캐스트 [서울대는 어떻게 공부하는가]를 만났다.늦은 밤 잠자리에서 반복해서 들으며 잠이 들곤 했다.집중이 잘 안될 때는 팟케스트에서 소개한 책을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소개된 내용 중 맘에 와 닿던 부분을 찾아 노트에 필사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내가 공부 이유는 재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 딱 그것 한가지였다.인천에 사는 박OO님도 그 즈음 알게 되었고 공부 파트너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차례로 자격증을 취득하면서도 계속 공부만하고 있을 수 없었다. 가뭄에 콩나듯 하는 목표한 기업의 채용에 지원하였으나 나까지 순서가 오지 않았다. 좀 더 눈높이를 낮춰 지방공기업에도 한군데 지원했다. 다행히 취업이 되었다.문제는 여기서 부터였다.기사자격증 취득을 하며 공부가 생각보다 잘되어 내친김에 기술사에 도전해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취업을 하고나니 도무지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3. [할 수 있는데, 왜 거기 머무르려 하는가_나의 길]회사 다니면서 공부에 그렇게 몰입하지 않은 이유 중에 학교 다니면서도 공부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탓에 “지금와서 공부한다고 될까?”, “괜히 시간만 낭비하는 건 아닐까?”하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도조차 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지금 잘 나가고 있는데 굳이...”하는 생각과 함께 현실 안주에 대한 자기합리화도 있었던 것 같다.비록 취업을 위한 자격증 공부였지만, 실제 공부를 해보니 하니까 되더라는 생각과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맛본 작은 성취감에 실패의 두려움으로 시도조차 못했던 공부에 약간의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어렴풋하게나마 나만의 어떤 공부방법이 생기게 되면서 기술사를 염두해두고 공부를 시작할 때, 해야 할 공부량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은 태산이라도 옮길 듯 한 각오가 어느 날엔 우수에 얼음 녹듯 사라지는 의지로 반복되는, 매일 매일이 롤러코스터와 같은 공부패턴에서 괴로워 할 즈음 작가 한재우님의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을 만났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답을 찾았다...공부하기 싫을 때(p306) [365공부비타민], [365혼공캘린더] 그리고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까지 진정한 공부를 하고자하는 모든 이에게 도움 되는 생활습관, 마음에 와 닿는 깨달음과 용기를 주는 주옥같은 글로 가득하다.그리고 저처럼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진정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만약 이 책의 내용이 이해할 수 없거나 무의미하게 여겨진다면 그 경험은 아직 당신에게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 안에서 무엇인가가 이 책의 내용에 반응한다면, 만약 이 안에서 어떤 진리를 알아본다면, 깨어남의 과정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 책을 읽는 것으로 깨어남의 과정이 시작될 것이다.(p327)]piriboy.ss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