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딱 걸렸어! 단비어린이 문학
이상권 지음, 박영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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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숙제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일기이다.

오늘은 무슨일을 했고, 어떤 기분이였으며, 오늘 있었던 것을 정리하는 시간을 일기쓰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것은 어른이 되고 나서...

어린시절의 일기란 어른들이 오늘 무슨일을 했는지 알아보기 위한 도구?

이해 안되는 숙제라고만 생각을 했던것 같다.

그래서, 무슨 내용으로 일기를 쓰고 정리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혹, 일기쓰기를 이해 못하는 자녀가 있거나, 지금도 하루의 정리를 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는 이가 있다면, 이책을 추천하고 싶다.

 

"너 딱 걸렸어!"는 초등학교 3학년인 다솔이가 효진이와 같은반이 되고

몸이 불편한 효진이를 도와주는 과정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구성이 되었다.

일기라 하면, 정해진 날짜와 날씨 등을 기본으로 되어 있지만, 다솔이의 심리적 변화와 사건의 변화로 하루에 있었던 이야기가 어울어져 진행이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어떻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으며,

한 아이의 감정변화와 주변 어른들의 반응이 어울어져 두 아이를 둔 엄마인 나는 어떠했는가를 생각하는 책이다.

 

특히, 짠하면서도 가슴이 아픈, 그러면서 어른이 되어버린 나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부분을

적는다면 아래와 같다.

 

"그런 꿈만 꿔도 좋아. 그때 친구들이랑 뛰어 놀던 꿈. 영원히 그런 꿈만 나왔으면 좋겠어.

꿈에서 깨어나지 않아도 상관없어."

 

- P.59 나는 변명하기 싫었다. 中

 

" 나 혼자 있을 때는 그 누구의 눈치도 안봐. 내가 느려도, 무엇을 들고 오다가 떨어트려도

비웃는 사람이 없어. 근데 누군가랑 같이 있으면 달라져. 너도 느릿느릿하면 우습잖아?

젓가락 하나 챙겨 오는데 느릿느릿, 배달 온 피자를 받고 오는데도 느릿느릿,

그것을 먹을 수 있게 꺼내고 상자를 벗겨 내는 일도 느리고 힘겹게...

그걸 보는 사람들마다 혀를 차기도 하고, 병신이라고 중얼 거리기도 하고,

안됐다고 하기도 하고... 다들 그렇잖아?

나도 첨에는 이러지 않았어. 근데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되었어.

남이 도와주니까 편하기도 하고,

누가 불쌍하다고 하지도 않고,

그래도 지지는 혼자 돌 볼 거야. 지지가 그걸 원하니까."

 

- p. 65 나는 효진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中

 

처음에는 장애아이를 도와주는 것이 쉬운 일을 아닌데 고생하는 다솔이를 보고 짠했고,

다솔이와 달리 효진이는 아픈 자신의 모습에 안주하고 있는 모습에 답답했다.

그런데,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효진이의 모습에서 잘나가던? 과거의 삶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은 없는가? 내가 만들어 놓은 틀안에서

"그때는 참 좋았는데... 지금의 난 무엇인가?" 하고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 과거의 꿈만

꾸고 있는 사람은 누구 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효진이가 과거의 꿈속에만 있으려는 아이인가? 하고 낙심하고 있을때

강아지 지지를 혼자서 씻어 주면서 다솔이에게 말하는 대화글에서

이렇게 효진이를 만들어 버린것은 효진이 자신이 아니라

주변 어른들과 주변 사람, 환경이 이렇게 만들어 놓고

그 틀에 가두어 버린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더더욱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고,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를 할 것인가에

의문이 생기고 집중하게 되었다.

특히, 왜? 제목이 " 너 딱 걸렸어!" 라는 것이라는 의문이 생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역시 글을 쓰는 작가는 일반인 나와는 남다르다는 것을 배운 책이다.

이야기의 끝과 다솔이와 효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책을 통해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아이와 대화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기를 바란다.

나의 한마디 한마디가, 나의 생각이

어린 아이의 눈과 생각에 그리고, 삶의 모습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이 책을 추천한다면,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님께 기본적으로 읽었으면 한다.

 

그리고,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읽기를 권장한다.

예전에 보육원에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수녀님이 오시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짧고 긴 여운을 주는 교육을 하신 적이 있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여러분들

보육원 아이들에게 생각과 말과 행동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간혹 아이들을 보며 이쁘다는 말과 함께

어쩌다 이곳에 왔니? 하며 지나가는 말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어린 아이들이 이곳에 오고 싶어서 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니, 생각과 말과 행동을 조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짧지만, 이 당시의 나에게 이 말씀은 큰 충격이자, 가슴을 시리게 한 말이였다.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삶이 과연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를

생각하며 읽는 것도 재미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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