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신호 단비어린이 문학
김명선 지음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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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덕에 3주간 아이들과 지내면서 자기 전에 손에 들기 시작한 소설책을 이제사 정리한다.

하얀백발에 번개 맞은듯한 머리로 한 아이를 잡고 있는 할머니와 담벼락에 알아볼 수 없는 기호들로 표지를 장식한 단비어린이출판사의 책이다.

글과 그림을 모두 한 김명선 작기의 말을 보면 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한자 한자 읽어가며 가슴 속에 먹먹함과 따뜻함과 미안함을 전해주는 책이라 9살된 꼬맹이에게 내년에 다시 한번 읽어줘야겠다는 생각을 만들었다.

특히 읽는 엄마에게는 첫번째 이야기[담벼락 신호]와 네 번째 이야기인 [침묵게임]에 가슴한쪽이 스르르 하다.

지금 시대에 또다른 시선으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인것 같다.

과연 내가 바로 이게 사랑이고 진짜 정답이라고 아이에게 나 스스로에게 말한 것이 사랑이였는가?
혹 편견은 사랑이라는 말로 가장해서 무의식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있지 않는지 말이다.

-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조금 이상한 할머니래."
친구가 제 머리 옆에서 손가락을 뱅글뱅글 돌렸다~~~~

할머니는 구부정한 어깨를 웅크리며 은행나무가 있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담벼락에 그려진 화살표들은 모두 은행나무 집 쪽을 향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크레용을 꼭 쥐었다. 그리고 아빠와 함께 은행나무 집을 향한 화살표를 담벼락에 하나둘 그렸다.

-첫번째 이야기 담벼락 신호 중-

"한동우!넌 원래 말 못 하잖아. 그럼 네가 당연히 1등이네!"
"동우가 유리하네.불공평해."
친구들이 동우에게 뾰족하게 말했다. 몇몇 애들은 동우에게 욕을 퍼부었다.
동우는 몸을 잔뜩 움츠렸다. 찬바람이라도 부는 것처럼 몸을 웅크렸다.

"너희들. 친구 입장을 생각하는 시간이라고 했는데도...너희 모두 탈락이야."

드디어 집에 돌아갈 시간이다. 스디커를 뗄 시간이었다. 정말 힘든 
하루였다. 모두 후다닥 스티커를 떼어 선생님한테 냈다.현수가 가장 먼저 냈다. 내가 가장 늦게 냈다. 아니었다. 동우 얼굴에 아직 스티커가 남아 있었다.~~~

난 다른 때보다 좋았어. 너희랑 똑같아서.

- 네번째 이야기 [침묵 게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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