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
바바라 포어자머 지음, 박은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평점 :
우울증을 경험해 보기 전, 행복은 긍정적인 것이고 우울은 부정적이기만 하다는 사고를 갖고 살아왔습니다.
우울은 정신이 나약한 사람들이 하는 자기 연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우울증을 인정하기까지 약 3년이 걸렸습니다.그저 나이가 들어가며 눈물이 많아졌다고 생각했으며, 사회 초년생으로서 겪는 심경 변화라고 넘겨짚었습니다.
하지만 고민들이 해결되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도, 제 마음은 여전히 잠겨있었습니다.
'어디까지가 정상인가?' or '회사에 보고해야 하나' 두 가지생각을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대학 졸업 직후 대기업에서 배웠던 조직문화는 좋았지만 내면의 우울은 격해졌고, 결국 정신과 진료실에 앉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우울은 하고 싶어서 깊은 심연으로 다가가는 다이빙이 아니라 파도라고 말씀하셨던 표현이 기억에 남습니다.잘 지내다가도 무언가 쓸려오면 파도에 쓸려갈 수밖에 없어요. 자연재해를 예방할 수 없듯 그 감정을 느끼라고 하셨습니다.
기분(氣分) 이란?
대상ㆍ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내 기분에는 유쾌함만 존재할 수 없으며 불쾌함이 공존할 수 있습니다.
'우울'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면 자신을 짓누르는 무기력과 공허함 속에서 느껴지는 공기의 차이를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우울증은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질병의 요소로 생각하는 사고를 이겨낼 수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여전히 종종 우울에 잠식되지만, 주기가 짧아졌고 그 사이에서 공존하는 다른 마음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우리 모두는 행복할 자격이 있듯, 우울할 자격도 있습니다.
마음의 무게가 버겁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이 그 블루스 또한 포용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