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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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박찬욱감독님의 영화를 한편 보고 온 듯한 기분입니다. 

처음 읽어내려갔을때는 파스칼 키냐르만의 글에 홀려들어갔습니다. 

이 책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었습니다. 기꺼이 방황에 나서보면 어떨까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독서는 방황이다. 



"예술은 존재 속에 녹아들고, 산물은 여건 속에 녹아든다. " 이 글을 쓴 사람이 세르주 모스코비치 인지 아니면 코르넬리우스 프론토인지 아니면 롱기누스인지 또는 에크하르트인지, 또는 쿠자누스인지 비코인지는 모르겠다.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썼다. "자연을 모방하는 예술은 자연을 만드는 예술에 속한다."

언어가 갖지 않은 것을 제공하는 언어, 그것이 수사학이다. 쿠자누스는 그것을 "추정 conjectura" 이라고 명명한다. 그것은 jactura, jaculatio, 즉 분출이기도 하다. Jactura는 고유의 의미로 희생을 뜻한다. 추정은 어떤 신도 권능에 내포하고 있지도 않고, 결과로 창조하지도 않는 재능을 창출해 낸다.

그리스어로 심연은 무슨 뜻일까? 충동의 자존성, 그리고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 앞에서 그것을 언어로 환원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점은 틈을, 바닥없이 열린 입구를, 심연을 판다. 바닥 모를 심연은 또 하나의 그리스어를 규정하는데, 바로 ‘카오스’ 이다. 카오스가 존재와 세상 사이에 심연을 파고, 그 심연을 시간이 끊임없이 더 깊게 판다. 계통발생학의 흐름에서는 이 심연을 뭐라고 부를가? 히스토리아 Historia. 인간의 역사다.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이 변신의 무게를 계산할 수 있을까? 이 변신은 2백9십만 년 가운데 1만 천 년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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